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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태국에서 미리 타 본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픽업트럭이란 단어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기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라면 픽업트럭이 그럴 것이다. 그 차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의미가 부여된다.

어느 곳에서는 무기를 싣고 다니는 전투차량, 다른 곳에서는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스쿨버스,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생계수단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할지 모르기에 픽업 트럭은 견고해야 하고 온로드는 물론 뛰어난 오프로드 주파 성능이 기본이다. 오랜 시간 차를 만들어 온 회사들은 대부분 이런 픽업트럭이 있다. 포드라면 F-150과 레인저(Ranger). 이 레인저의 최신 모델인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를 험로에서 제대로 몰아 붙여 봤다. 작년 여름 태국이었으며 국내에서는 며칠전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의 예약판매가 시작되었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트림에 따라 다른 디자인

포드의 레인저는 F-150보다 작은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으로 1987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에서 가장 잘 팔렸던 콤팩트형 트럭이었다. 잠시 단종 되었다 최근에 부활한 후 현재까지 전 세계 약 180개국에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랩터(Raptor)와 와일드트랙(Wildtrak)의 두 가지 트림으로 런칭했었다. 이번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는 트림에 따라 조금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다.

 

 

왼쪽이 와일드트랙, 오른쪽이 랩터
왼쪽이 와일드트랙, 오른쪽이 랩터

한눈으로도 두 모델의 디자인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황금색 컬러의 차량이 와일드트랙, 빨간색 차량이 랩터다. 와일드트랙의 전면부는 다소 얌전한 반면 랩터는 큰 서체로 박아 넣은 포드 로고가 달려 있다. 랩터 트림은 F-150 시리즈와 패밀리룩에 가까워 글로벌 포드를 지향하고 있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두 모델 공히 전면의 시그니처 C-클램프 헤드라이트를 중심으로 윈도우의 윤곽과 리어 램프 등 알파벳 C형 디자인 요소를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차체 하단에는 타이어를 밟고 올라서지 않아도 되는 별도의 발판이 추가되어 픽업트럭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실내는 국내 출시 사양과 차이가 있다
실내는 국내 출시 사양과 차이가 있다
직관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의 바깥 모습에 비해 안쪽의 인테리어는 폭신하면서 부드러운 소재로 구성되어 안락한 느낌을 준다. 센터 스택에는 가로 길이 12인치의 대형 세로 터치스크린이 달려 있다. 차량의 다양한 상태를 알려주고 조작을 할 수 있는데, 수시로 조절해야 하며 주행 중에 조작이 필요한 부분은 아래쪽에 따로 빼놓았다. 차를 오래 만들어 본 실력이 이렇게 디테일로 표현된다. 아울러 세로로 긴 터치스크린에는 포드의 시그니처 SYNC 4 시스템이 들어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목적에 부합하는 파워트레인과 구성

파워트레인은 와일드트랙 기준으로 2.0리터 디젤 엔진에 두 개의 터보차저를 붙여 205마력을 뽑아 낸다. 조금 약한 느낌이라고? 하지만 토크가 51kg.m이나 된다. 험한 길, 때로는 길이 아닌 곳에 길을 만들며 가기 위한 의도된 설정이다. 와일드트랙의 복합 연비는 10.1 km/l로 큰 차체와 무게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그만큼 효율적인 엔진이란 의미다.

 

포드 넥스트제너레이션 레인저

여기에 10단 기어가 맞물리며 당연히 오프로드 주행 모드도 달려 있다. 아울러 목적에 맞게 조향 기어비 자체는 여유롭게 세팅되어 있다. 당연히 이쪽이 험로를 달리는데 적합하다. 또한 출력에 비해 큰 토크로 견인 하중은 3.5톤으로 캠핑카의 역할도 충분하다. 이런 용도를 이야기하듯 클램프 포켓, 베드라이너, 카고 관리 후크, 존 라이팅 등의 편의사항으로 상업용도는 물론 아웃도어 및 레저활동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개선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성능

재미있는 부분은 분명 오프로드 주파 성능을 염두에 두고 만든 픽업트럭이지만 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SUV 같은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승차감도 대폭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속 주행시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잘 돌아나갔다. 오프로드를 위한 넉넉한 세팅의 조향 기어비지만, 속도를 높이면 은근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설정이다. 험로는 물론 일반도로를 달려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한 폭 넓은 세팅이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10단 변속기도 많이 개선되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한 감속 시에 단수 변화가 매우 기민하고 부드러웠다. 당연히 험로주파 성능은 출중했다. 네 바퀴가 쉴 새 없이 미끄러지는,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깊은 진흙(mud)에서의 탈출도 어렵지 않았다. 우수한 구동력 배분 시스템과 밸런스로 노면 상태를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하기 때문이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여기에 짧은 오버행으로 접근, 이탈 각도가 크다. 태국 현지의 힐 디센트 모드 체험장도 이런 점을 고려해 거의 수직으로 만들어 놓았다. 내려갈 때는 윈드실드가 바닥을 보는 느낌인데도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이미 전세계 5개 대륙, 130개 나라의 다양한 환경과 기후, 지형에서 극강의 테스트를 거친 만큼 국내의 도로와 험로 등 어떤 주행상황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만드는 시승회였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모든 것이 바뀌었다

태국 시승회에서 경험한 와일드트랙 트림 대비 랩터는 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더 높은 출력과 토크를 발휘(그만큼 가격도 비싸지지만)한다. 하지만 와일드트랙으로도 어지간한 험로는 그냥 주파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들었다. 포드가 이야기 하는 넥스트 제네레이션 레인저의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개선은 물론, 오프로드 능력, 승차감 그리고 다양한 기술까지 기존 와일트랙보다 개선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현재 두 차량은 국내 예약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가격은 와일드트랙이 6,350만원, 랩터가 7,990만원이다. 랩터에는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과 오프로드에 특화된 드라이브 모드, 레인저 모델 최초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된다. 이 두 차량이 국내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글 고진우 기자
사진 포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