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센슈어스, 다운사이징의 한계를 넘는 존재감

지난 9월 출시된 쏘나타 센슈어스는 새로운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차종이다. 기존의 쏘나타 1.6T-GDI와 달리 엔트리라는 이미지를 벗고 활력 넘치는 운동 성능과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려는 모델이기도 하다. 과연 이 쏘나타 센슈어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시승을 통해 살펴보았다.

연비∙정숙성은 OK
CVVD 스마트스트림 G1.6 터보

쏘나타 센슈어스에 적용된  CVVD(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 기술의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의 제원상 동력 성능 수치는 이전의 1.6T와 다르지 않다. 최고 출력은 180ps(5,500rpm), 최대 토크는 27kgm(1,500~4,500rpm)이다. 디테일한 배기량이 1,591cc에서 1,598cc로 증가했는데 미미한 차이다

그러나 작동 구조 면에서 CVVD는 크게 다르다. 2018현대기아차 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 소개됐던 이 엔진은, 연구원들에 따르면 캠 축의 중심을 바꾸는 편심 구동을 이용해 밸브 개방 시간을 가변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동작에는 별도의 브러시리스 모터를 활용한다. 2년 이상의 연구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엔진을 개발한 목적은 연비와 퍼포먼스 모두를 잡기 위한 것이다.

우선 연비 측면에서는 성공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의 기존 1.6T-GDi 엔진의 연비가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정차와 재가속이 반복될 때 연비 하락이 눈에 띄는 편이었다. 그러나 쏘나타 센슈어스는 극심한 정체구간이 이어지는 정체 구간에서도 10.8~11.3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18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 도심연비인 11.8km/L 대비 1km/L 정도 모자란 수준이다. 정체가 적은 야간에는 도심 연비도 13~14km/L대에 달한다. 고속도로 중심으로는 16~17km/L가 측정되는데 공인 연비는 15.2km/L 수준이다. 에코 모드와 컴포트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기존 1.6T-GDi7DCT를 결합한 2세대 벨로스터보다도 연료소모량이 적다.

정숙성도 기존 1.6T-GDi 대비 개선됐다. 개발 단계에서는 캠 축 제어 모터 때문에 NVH(소음, 진동, 거슬림) 제어에 곤욕을 치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조용한 편이었다. 8단 자동변속기의 공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시승 당시 거의 신차나 다름없는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NVH에 대해서는 어떤 오너 리포트가 올라오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2.0리터 및 그 미만 배기량 엔진에서 구동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가 많다. 닛산의 VC 터보는 부가 크랭크축을 이용한 가변 압축비를, 마쯔다의 스카이액티브는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특성을 결합한 압축 점화 개념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의 CVVD 역시 의미 있는 기술적 업적이다. 전에 없는 방식의 엔진인만큼 내구도가 걱정될 수도 있으나 엔진의 사이즈가 컴팩트해 보닛 공간이 여유로워 방열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센슈어스다운 외관,
튜닝 생각 나는 인테리어

화제가 되고 있는 그랜저 IG의 페이스리프트처럼 센슈어스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파라메트릭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란 스케치를 통해 얻은 디자인을 시작으로, 매개변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하학적 패턴에 비율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확장, 변화 등을 통해 유기적이고 생동감 있는 형태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PSA 그룹의 DS 등이 이런 방식의 디자인을 활용한다.

파라메트릭 라디에이터 그릴의 매력은 각 컬러와 조화를 이뤄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키 컬러인 플레임 레드와 화이트는 강렬한 콘트라스트 차이를 통해 그릴 자체뿐만 아니라 차량 전면 이미지를 상당히 도전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에 비해 글로잉 옐로우는 빛 퍼짐이 온화해 전체적으로 볼륨감 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쏘나 센슈어스의 파라메트릭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마트스트림 G2.0의 라디에이터 그릴

쏘나타 센슈어스의 전후면 범퍼 디자인은 스마트스트림 G2.0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입체감을 선보인다. 긴 크롬 테두리 덕분에 수평적이고 단정한 이미지를 보이는 2.0과 달리 센슈어스는 헤드램프 아래라든가 범퍼 좌우 스플리터 윤곽면에 깊고 강한 음각적 디자인이 적용됐다. 차체 컬러와 후면 범퍼에서도 입체감이 강하게 드러난다.


쏘나타 센슈어스, 다운사이징의 한계를 넘는 존재감
서울모터쇼에 공개됐던 쏘나타 센슈어스. 당시에는 ‘센슈어스’라는 명칭이 정해지지 않았다

측면 하단 도어 스커프는 차체와 컬러를 달리 했다. 이는 센슈어스 전용 휠과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멀티 스포크 디자인을 변주한 센슈어스 전용 휠은 디자인과 측면 공력 성능 향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절충적으로 해결한 모양새다.

전반적으로 센슈어스라는 모델의 특성과 파워트레인 성격에 부합하는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는 다소 아쉽다. 향후 이 파워트레인이 쏘나타의 엔트리가 아니라 중형 펀카라는 독보적 위치를 점하려면, 튜익스 버전으로라도 다양한 인테리어 옵션이 필요할 듯하다. 송풍구가 있는 크래쉬패드는 수평성이 강조되어 있긴 하지만 대시보드와 동일한 컬러 때문에 밋밋하다. 옵션을 통해서라도 센터 콘솔에 있는 고광택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할 수 있다면 더욱 스포티한 분위기가 구현될 것이다.

컵홀더 부분은 더 심각하다. 카본파이버 패턴인가 하고 살펴봤는데 가는 체크무늬가 촘촘한 플라스틱 내장재다. 물론 가격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긴 하겠지만 이 부분도 최소한 조금 더 고급스럽게 마감할 필요가 있었다. 선택은 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밝기만 한 시트 컬러 역시 다소 아쉽다.

도어측 스피커 겉면 역시 저렴함을 벗지 못했다. 거기다 일체형이다. 최소한 탈착식으로 만들어 애프터마켓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게끔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무손실 음원 등은 보유하고 있지 않아 보스 오디오 시스템의 가치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아보기 어려웠는데 차후 기회가 있다면 살펴보도록 하겠다. 

주행 만족도는 B+ 이상
스포티한 경험 요소 강화됐으면

쏘나타의 다른 엔진 등급 모델보다는 역동성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주행 성능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은 차량은 아니다. 따라서 이 차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차량 이용 만족도라고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앞서 파워트레인에 대해 잠깐 언급했지만, 연비와 정숙성은 우수하다. 가속 페달의 반응성은 모드별 차이가 현격하진 않아도 분명히 구분된다. 그러나 급가속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에코 모드만 사용하더라도 간선도로나 고속도로 진입 직후 다른 차량들과 페이스를 금방 맞출 수 있다. 물론 가속 시 1.6T-GDI와 맞물렸던 7DCT만큼의 기민함은 부족하다. 쏘나타 유저들 중에는 7DCT의 변속감을 직관성이라기보다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므로, 8단 자동변속기의 감각이 장점이 될지언정 흠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