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 MAN TGS 510 덤프트럭 시승

화물차를 운전하는 직업이 아니라면 살면서 대형 화물차를 운전할 기회가 몇 번이나 될까? 기자도 7년전 대형 면허를 취득하고 지금까지 대형차를 운전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트럭버스에서 신형 유로 6D 엔진을 탑재한 덤프트럭을 출시했고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이제는 트럭도 유로 6D 엔진 시대

유럽 배출가스 기준, 유로는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 연합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제 기준이다. 2018년에 유로6D가 시행됐으며, 2021 1월부터는 우리나라도 유로6D로 강화됐다. 물론 2021년 이전에 인증 받은 차량은 괜찮지만 이후 인증 차량은 필히 기 규정을 지켜야 한다. 이는 상용차도 마찬가지다.

만트럭도 2020 11월부터 유로6D 규제를 충족하는 중소형 및 중형 카고 트럭 라인업들을 선보였으며, 2021년에는 유로6D 엔진을 탑재한 대형 카고 및 트랙터 그리고 덤프트럭을 공개했다. 이로서 현재 판매중인 모든 만트럭 라인업은 유로6D를 충족한다. 이 중 이번에 시승 행사 주인공은 TGS 덤프트럭이다.

TGS 덤프트럭에 탑재된 엔진은 12.4리터 직렬 6기통 D26 엔진으로 기존 유로6C 규격을 충족하는 엔진 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0ps, 10kg·m증가해 510ps, 265kg·m에 달한다. 또한 SCR 기능을 강화하고 엔진 구조를 단순화해 내구성을 확보 했으며 에너지 절감형 기능을 채택해 연비도 4%이상 향상됐다.

보기 보다 운전 하기 쉽고 편안한 덤프트럭

이번 행사는 포천 레이스웨이에서 진행했다. 시승 코스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코스 두가지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오프로드의 경우 서킷 내부에 있는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행해 대형면허가 없어도 운전하며 경험할 수 있지만 온로드 코스는 실제 공도를 주행해야 하므로 대형면허가 있어야 직접 시승이 가능했다.

승용차 전문으로 다루던 기자였기에 화물차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인 정보가 중심이었다. 그리고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처음으로 운전하는 대형 화물차여서 그 어느 시승보다 더 긴장됐다. 그러나 막상 행사가 시작되고 높은 캐빈에 올라가서 앉으니 트인 시야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TGS 510 덤프트럭의 전고가 무려 3,470여서 차량이 아니라 사다리나 건물 테라스에서 서있는 듯한 착각마저 준다. 그리고 반신용 거울만큼 거대한 사이드미러는 생각보다 사각지대 투사 범위가 넓었다.
 

시승차량은 12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사양이었다. 따라서 출발 시 클러치를 밟고 시동이 꺼질까봐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공조장치 조절 다이얼과 흡사한 기어 셀렉트 레버를 돌려 D에 넣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된다. 출발하자 12.4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의 덜덜거리는 소음이 실내로 들어왔다. 그렇다고 거슬릴 정도가 아니며 오히려 조용한 편이다.

공도로 진입하기 전까지 천천히 서행 하면서 주행했다. 특히 포천 레이스웨이 진입로는 다른 서킷 진입로와 달리 도로 폭이 좁은 편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며 운전해야 했다. 다행히 높은 전고와 트인 시야 덕분에 전폭 2,495, 전장 8,610㎜이라는 거대한 차체를 수족처럼 움직일 수 있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무사히 공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공도에 올라와서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대형화물차이기 때문에 90km/h로 속도가 제한되어 있지만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도로의 규정 속도 내에서는 달리는 데 무리가 없었다. 물론 정차 후 초반 가속은 살짝 답답함이 느껴 질 정도로 더뎠다. 무거운 차체에 적재된 짐의 무게를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차량의 무게와 뒤에 적재된 짐 때문에 제동 성능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풋브레이크만으로 제동하면 베이퍼록(브레이크액 비등으로 인한 답력 전달 불가)현상으로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조제동장치인 리타더 브레이크가 탑재되어 있다. 시승했던 트럭에는 최대 제동력이 3,500N.m에 달하며 여기에 EVBec(전자제어식 엔진브레이크)와 결합해 최대 1,200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보조 제동력을 갖췄다. 그래서 정차 또는 방지턱을 넘기 위해 제동을 할 때 리타더를 이용한 감속을 하는데 이러한 조작 방식이 몸에 익숙해지면 일반 승용차 수준의 제동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코너링 성능도 기대하면 안된다. 화물차를 그렇게 운전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정확하게는 변속하는 재미다. 우리나라에는 자동변속기 사양만 들어오며 시승차량 역시 전진 12, 후진 2단 자동변속기다. 그런데 변속 할 때는 마치 수동변속처럼 클러치를 밟아 동력을 끊었다가 다시 연결하는 바로 그 느낌을 준다. 승용차에서 경험할 수 없는 정말 특별한 느낌이다. 실제로도 만 TipMatic 변속기는 동급 최고 수준으로 동력 손실을 최소화 했다.

오프로드 실력은 최고 하지만 아쉬움은 가득

온로드 시승이 끝나고 바로 오프로드 시승하기 위해 오프로드 코스로 향했다. 오프로드 코스는 비포장 도로와 가파른 오르막길 및 내리막길 코스가 전부였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도 만 TGS 덤프트럭은 눈부신 성능을 발휘했다. 실제 덤프트럭을 활용하는 환경은 건설, 토목 공사 현장이며 자연스럽 온로드 보다 오프로드 주행이 잦다. 때문에 오프로드 주행 성능의 우수성이 요구된다. .

오프로드 코스에 도착하고 다이얼식 기어 레버를 돌려 D에서 Dx로 바꾸자 기존 4단 출발에서 2단 출발로 바뀌면서 확실히 힘을 더 발휘 할 수 있도록 파워트레인 세팅이 바뀌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D모드 일 때 보다 가속력은 느리지만 확실히 265kg·m라는 강력한 토크가 직접 몸으로 전달 됐다. 이정도 힘이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마저 준다.

하지만 이토록 강력한 토크도 접지력을 잃으면 차를 앞으로 전진시키지 못한다. 이날 오프로드 코스에 있는 급경사 코스에서는 올라가던 도중 접지력이 부족해 난관을 맞이했다. 이 때 디퍼렌셜 락을 걸어 모든 바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셋팅하자 너무나도 가뿐하게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내리막길에서는 운전자가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고 브레이크 패달 위에 발만 살짝 올려도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오프로드 코스는 이게 전부다. 사실 온로드 주행 역시 보통의 승용차 시승 시간 보다 짧은 편이었으며 이날 행사 전체 일정도 매우 빨리 끝났다. 차종이나 파워트레인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서 환경적 문제로 정보 전달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등이 아쉬웠고 프로그램 역시 자사 제품의 디테일한 면모를 더 체험할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대형면허를 취득 후 처음으로 대형 화물차를 운전했으며, 화물차 운전 하시는 분들의 고증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