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독일 본사에서 주관하는 시승 이벤트, 포르쉐 월드 로드쇼(Porsche World Road Show) 2022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국내에 새롭게 출시한 타이칸 GTS를 비롯해 포르쉐의 거의 모든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짧게나마 경험한 포르쉐의 스포츠카들을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타이칸 GTS 출시
우선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이 날 새롭게 등장한 타이칸 GTS의 프리젠테이션 시간이 있었는데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포르쉐의 GTS는 S와 터보 사이에 위치한 라인업으로 가격, 스타일, 퍼포먼스의 밸런스가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타이칸 GTS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우선 타이칸 GTS의 최고출력은 517마력으로 매우 강력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또한, 런치 컨트롤을 사용하려고 하면 오버부스트 기능이 더해져 최고출력을 598마력까지 높이는데요. 최대토크 역시 86.7kg·m에 달해 강력하기 그지없죠. 덕분에 제로백은 3.7초가 소요되고, 최고속도는 250km/h를 마크합니다.
포르쉐의 성능이야 두말할 거 없고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선샤인 컨트롤이라고 부르는 전자식 액정 필름 기술이 그것이었습니다. 실내 밝기는 유지해주면서 눈부심을 줄여주는 게 특징인데요. 9개 영역으로 구분돼 개별 전환이 가능합니다. 또, 일반 글래스 루프보다 열 차단 기능도 좋다고 하는데, 투명, 중간, 진함, 불투명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해놔서 상황에 맞는 농도를 설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타이칸 GTS의 가격은 1억8,030만원입니다.
문짝 네 개도 스포츠카
이제 본격적으로 트랙에 나가 시승을 시작했는데요. 우선 만나볼 그룹은 4도어 세단 및 SUV 그룹이었습니다. 마칸과 카이엔, 파나메라 등 승용 목적이 강조된 라인업이었지만 각 모델들의 퍼포먼스는 스포츠카 그 자체였는데요.
카이엔 터보 GT의 8기통 감성과 SUV라고는 믿기 어려운 안정적인 거동 등이 특히 그랬습니다. 또, 파나메라 GTS의 경우 가변 리어 스포일러를 접었다 펴면서 공기 흐름을 컨트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래 스포츠카의 기준, 타이칸
이어진 전기차 섹션에서는 타이칸의 여러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성능의 터보 S를 비롯해 실용적인 크로스 투리스모까지 타볼 수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낮은 무게중심, 롤이나 피칭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차체, 쉬지 않고 뒤통수를 때리는 엄청난 가속성능 등이 감명 깊었습니다.
특히나 터보 S의 경우는 모터 최대토크가 무려 107.1kg·m에 달해 좀 과장하자면 순간이동 하듯 차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 가고 싶은 위치를 정함과 동시에 그곳에 도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결같은 퍼포먼스와 미친 제동력
이후에는 앞서 프리젠테이션으로 봤던 타이칸 GTS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런치 컨트롤 체험이었는데요. 각 그룹별, 인원별로 쉬지 않고 극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지치지 않고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가속성능도 성능이지만 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PCCB) 옵션을 넣은 만큼 제동성능도 놀라웠는데요. “제동에 사용되는 구간이 이렇게 짧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과 “풀 브레이킹을 쉬지 않고 수십 차례 계속하는데 어떻게 밀리지 않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포르쉐의 정신, 포르쉐의 아이콘
다음 세션은 2도어 라인업. ‘911 타르가 4 GTS’를 시작으로 ‘718 박스터 GTS 4.0’, ‘911 터보 S’, ‘911 GT3’까지 순차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세션은 다른 의미로 인상적이었는데요. 내연기관의 한계를 확인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기차 세션 다음 순서였기 때문에 그 차이가 더 명확하게 느껴졌는데요. 가속과 코너링을 포함한 전반적인 거동에서 타이칸이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가열차게 끓어오르는 엔진 및 배기 사운드는 여전히 내연기관만의 영역입니다만 그럼에도 타이칸, 특히 터보 S의 퍼포먼스는 넘사벽처럼 느껴졌기에 미래는 전기차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물론 박스터와 911모델들 고유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GT3 수준이 아니라면, 또는 배기음이나 디자인 아이콘으로서의 상징적 의미가 아니라면, 스포츠주행을 염두에 둔 퍼포먼스만큼은 타이칸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 생각합니다. 특히 전륜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을 사용한 GT3를 제외하고 911 모델들이 코너링에서 겪게 되는 프론트 접지 문제만 봐도 비전은 타이칸에 있다는 결론입니다.
트랙 밖에서도 계속된 PWRS 2022
마지막은 트랙을 벗어나 진행됐는데요. 911 터보 S로 런치 컨트롤을, 박스터로는 짐카나를 진행했습니다. 터보 S의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박스터의 팽이 같은 움직임 모두 포르쉐에서 의도한대로 참가자들의 혼을 쏙 빼놨으며, 덕분에 스포츠카란 이런 것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르쉐=스포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