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초 컴팩트 SUV UX 250h, 새로운 경험의 제안

서울모터쇼마다 렉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차 혹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렉서스의 주력 차종은 UX. 그리고 42, 렉서스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차량을 모아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 아직은 다소 낯설고 성패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고급 소형 SUV라는 위치를 감안한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행보이다. 렉서스가 UX 250h를 통해 구현하고 또 전달하고자 하는 SUV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UX)는 어떤 것일까? 온갖차는 UX 250h의 미디어 시승을 통해 살펴보았다.

‘처음’과 ‘독자’의 가치를 담다

한국 시장으로만 생각하면 B 세그먼트 SUV,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동차는 존재감이 다소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세그먼트이기도 하다. 이런 차급에서도 스포티한 주행 감각과 감각적인 외관, 고급 인테리어 소재가 적용된 자동차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렉서스 UX는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차종이다.

렉서스 UX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등장했다. 콘셉트카는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 자동차는 렉서스에서 최초수식어가 붙는 요소가 많다. 우선 해당 세그먼트로서는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차량이다. 소형 전륜구동 플랫폼인 GA-C도 처음 사용했다. 또한 다운사이징된 2.0리터 엔진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역시 렉서스 라인업으로는 최초 적용되었다.

디자인 면에서는 UX만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브랜드의 패밀리룩인 스핀들 그릴을 적용하되 내부를 채우는 패턴은 UX 고유의 디자인이다. 또한 다른 차종에서 헤드램프 하단에 위치한 화살형 LED DRL(주간주행등)이 헤드램프의 상단에 적용되어 있는 것도 다르다. 또한 보닛 후드 위의 캐릭터라인, 전륜과 후륜 펜더에서 후미로 이어지는 입체적 캐릭터라인이 돋보인다. 선회 시 최적의 공력 성능을 위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테일게이트 중앙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리어 컴비이션 램프 역시 렉서스에서는 최초 적용된 디자인이다.

중∙고속에서의 도약이 장기

시승 행사에 동원된 렉서스 UX 250h 차량은 2.0리터(1,987cc)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구동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동차이다. 엔진으로는 144hp(146ps, 6,000rpm)의 최고 출력과 19.2kg∙m(4,400~5,2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구동 모터 최고 출력은 80kw(107hp)이며 시스템 합산 출력은 181hp(183ps)이다. 최대 토크는 참고로 EV 모드로는 시속 40~50km/h까지 달릴 수 있다.

토요타 렉서스는 아직 중량이 무거운 니켈메탈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미디어 시승차량은 렉서스의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인 ‘E-Four’가 적용되었다. 이 경우 공차중량이 1,660kg에 달한다. 정지상태에서 60km/h 정도까지의 거동에는 그러한 영향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60~80km/h 구간부터는 가뿐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엔진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직전 모터의 어시스트도 경쾌하다. 80km/h 이후부터는 기민한 회전계 반응이 인상적이다. 개선된 e-CVT는 출력 지연 현상도 크게 줄였다. 차로를 변경하거나 합류구간에 불안감 없이 진입할 수 있다.


렉서스의 초 컴팩트 SUV UX 250h,
새로운 경험의 제안
렉서스 UX 250h 미디어 시승 주행 장면(사진 제공, 토요타 코리아)

다만 100km/h에서 그 이상으로의 고속 가속 시에는 다소 힘이 부친다.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영역일텐데도 구동음에 비해 속도계의 오름은 더디다. 스티어링휠 뒤 대시보드 우측의 레버를 위로 돌려 스포츠모드로 돌리면 보다 강한 가속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F 스포츠처럼 쉬프트 패들을 적용했더라면 더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속 레버를 왼쪽으로 당긴 후 아래위로 조절해 상하향 변속을 구현하면 되지만, 활용도는 제한적이다.


렉서스의 초 컴팩트 SUV UX 250h,
새로운 경험의 제안
2018년 파리모터쇼에 전시되었던 UX F 스포츠. 쉬프트 패들이 적용된다

UX, 도시 탐험가들의 동반자

2018UX가 첫 선을 보일 당시, 렉서스 인터내셔널의 수석부사장인 치카 카코는 이 차의 타깃을 신선하고 역동적인 현대 도시 탐험가로 정의한 바 있다. 도심 도로 주행의 본질이 이어지는 선회와 차로 변경으로 매번 자신의 경로를 개척해야 하는 공간이라고 했을 때, 이 정의는 유효하다. 이번 미디어 시승회를 위해 일본에서 온 개발 담당의 타카하시 준 ACE(Assistant Chief Engineer)도 낮은 무게 중심과 시트포지션을 통한 역동성을 강조했다. 그런만큼 시야 감각도 상위 SUV NX보다 하이브리드 해치백인 CT200h에 가까웠다. 실제 1열 시트포지션의 위치는 플로어 기준 275, 지면 기준 580에 불과하다. 최근 소형 SUV의 트렌드를 감안하더라도 무척 낮다.

시승 구간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가평군 청평면의 한 카페에 이르는 고속도로, 국도, 와인딩 구간으로 구성되었다. 도심과 신도시 중심의 주거지, 유원 시설을 꿰고 이어가는 이 구간의 도로는 경사가 동반된 선회로가 자주 나타난다. 어떤 조건이든 조향은 정확했다. 물론 숙련된 운전자라면 전장 4,495, 휠베이스 2,640, 전폭 1,840으로 컴팩트한 차체를 다루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렉서스의 초 컴팩트 SUV UX 250h,
새로운 경험의 제안
렉서스 UX 250h 미디어 시승 주행 장면(사진 제공, 토요타 코리아)

하지만 국내에서 이 자동차를 구매할 이들은 운전 경력이 오래지 않은 젊은 운전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4륜 구동 기준 5,41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만만치 않다. 경제력을 갖춘 중년의 패션카로도 제격이나, 경제적 지원이 여유롭되 운전에는 미숙한 젊은 운전자들의 생애 첫 차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한 운전자들에게 어쩌면 도시는 탐험의 대상처럼 두려운 곳일 수도 있다. 특히 조향과 속력의 관계를 체득하지 못한 경우 조작 미숙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다. UX 250h에 적용된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과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등이 적용된 LSS+(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의 개입은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건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렛, 후륜 더블 위시본의 세팅은 견고한 섀시를 바탕으로 제 역량을 발휘한다. 비교적 빠른 속력에서 선회해도 차체 후미가 이탈하려는 불안감은 없다. 선회 시 외륜의 가라앉음과 직진으로 돌아올 때의 동작에도 급작스러움이 없다. 쇼크 업소버에 적용된 FCD(Friction Control Device)가 수직 방향의 스트로크를 제어한다는 것이 렉서스 측의 부연이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이 점이었다면 차라리 미디어 시승 행사를 서킷에서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참고로 타이어 단면폭 225㎜, 편평비 50%에 휠 림 직경은 18인치다. 전륜 구동 기종의 경우 단면폭 215㎜, 편평비 60%, 휠 림 직경 17인치가 적용된다. 

‘핀포인트’ 커뮤니케이션 필요한 차

물론 사실 이 정도 크기 자동차의 후륜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배터리까지 두다 보니 상대적으로 2열의 시트 포지션은 높으며 리클라이닝 기능도 없다. 레그룸도 협소하다. 또한 트렁크 공간도 넓지 않다. 트렁크 바닥을 열면 추가적인 공간이 있긴 하지만 실제 이 공간을 쓰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딩크(DINK,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족이나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1인 가구의 운전자 등 주 타깃이 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렉서스는 이 점을 고려해 판매 목표를 매우 현실적으로 정했다. 국내 초도 물량은 1,300대 정도로 알려졌으며 월간 판매 목표도 100대 정도다. 렉서스의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그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상위 기종의 모든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갖추었다는 의미에서의 가장 이기적인 하이브리드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유효하지만 약간의 설명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시승뿐만 아니라 LS, ES 유저 및 타 제조사 고급 차량 유저 직계 가족 등 가장 유망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 등도 최적의 타깃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의 차종들은 유로 세그먼트에 정확히 대응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자동차는 현재 유럽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B세그먼트 SUV의 고급형에서 운전의 재미와 고급스러움을 조화시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적어도 실제 주행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기를 납득할 만한 사유가 충분하다. 거듭 국내 시장 성패의 여부는 역시 좁은 문을 열 마케팅에 있을 것이다.

·사진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