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유종에 따른 고성능 자동차의 퍼포먼스의 상관 관계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고급유가 권장사항 정도인 최고 출력 200~400hp대의 차량들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다. 오너들의 상당수가 일반적인 무연휘발유를 주유해도 이상이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어떤 오너들은 반드시 고급유 주유가 필요하다고 맞선다. 제네시스 G70 역시 이러한 논란이 펼쳐지는 차종 중 하나다. 그렇다면 G70은 어떤 유종을 주유해야 할까? 온갖차가 직접 실험을 통해 일반유와 고급유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제네시스 G70 3.3T
HTRAC의 제원표 체크

실험 차종은 최고 출력 370ps, 최대 토크 52kg·m를 발휘하는 G70 3.3T였다. 구동방식으로는 현대자동차의 4륜 구동 시스템인 H 트랙이 적용됐다. 제원상 G70 3.3T는 스팅어 3.3T보다 약 105kg 가벼우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불과 4.7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참고로 해당 차량의 공차중량은 1,775kg이며 전륜 225/40R19, 후륜 255/35R19 크기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때문에 복합연비는 8.6km/L(도심 7.4km/L, 고속 10.5km/L)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비슷한 배기량과 실린더 수, 동력 성능을 가진 다른 차종들과 비교해봤을 때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국도를 이용한 여행 시 주유소 위치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수준이다.

잠깐! 옥탄가란?

참고로 여기서 옥탄 및 옥탄가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옥탄은 옥테인으로도 읽으며, 휘발유 내에 C8H18의 분자 구조를 가진 탄화수소를 일컫는다. 옥탄가는 노킹 성향이 적은 이소옥탄과 그 반대 성향을 갖는 노멀 헵탄을 섞은 표준 연료 중 옥탄의 백분율값이다. 가솔린 엔진은 실린더 내 혼합기가 압축되고 스파크 플러그가 불꽃을 일으켜 폭발력을 얻는 방식이다.

그런데 옥탄가가 낮으면 정상적인 혼합기의 압축과 점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폭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금속성의 충격음을 발생시킨다. 이것이 노킹이다. 물론 피스톤의 행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정상적인 토크와 출력의 구현도 어렵다. 따라서 G70와 같은 고성능 엔진 차량의 사용설명서에는 가솔린 엔진의 경우, 최적의 엔진 성능을 위해서는 고급 휘발유(RON 96 이상) 사용을 추천하며 일반 휘발유 사용 시 문제는 없으나, 출력이 다소 저하될 수 있고 연료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최근 차량에는 노킹 방지 센서가 적용돼, 옥탄가가 낮은 연료가 주입될 경우 압축비 및 과급압력 등을 조절해 노킹을 방지하고 있다.

고급휘발유란 이 옥탄가가 일반 휘발유에 비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현재 고급휘발유의 옥탄가의 수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중 23 2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시하며, 94RON(Research On Number)부터이다. 옥탄부스터의 경우는 약 3~4RON 정도의 옥탄가 상승이 가능하므로, 만약 일반유 기준 91RON의 옥탄가라면 옥탄부스터 사용 시에는 고급유의 기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러분,
모든 조건은 동일합니다!

실험에 사용된 G70는 한 대였으며 여기에 일반유, 일반유와 옥탄부스터의 조합, 고급유를 차례대로 주유해 각종 퍼포먼스와 관련된 수치를 측정했다. 정확도의 향상을 위해 유종 이외의 모든 조건을 통일했다. 우선 자동차가 의도치 않은 가·감속을 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 차량 통행량이 제로에 가까운 곳을 찾아야 했다. 또한 운전자와 차량에 적재된 짐의 무게도 동일하게 설정했으며 외기온도까지 비슷할 시간을 택했다.

장소는 파주 출판단지휴게소에서 임진각 IC까지 26km 거리의 공도였다. 80km/h로 주행 시 정확히 20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특히 자정에 출발하면 임진각 IC에 도착할 때까지 마주치는 자동차가 3~5대에 불과해 단 한번도 가·감속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외에도 시작부터 도착지점까지 운전자의 발 대신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하여 80km/h만으로 주행하는 등 설정 조건 이외의 요인을 최대한 배제하였다. 고급유 주유소를 제외하고는 일반유 주유 시 주유소도 동일한 곳을 이용했다.

유종별 비교 실험 항목으로 총 3가지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가·감속 없이 26km의 거리를 80km/h로 크루징 한 후 5분 단위로 연비를 측정하는 것, 두 번째는 런치컨트롤을 이용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 시간, 마지막 실험은 계기반에 표기되는 최대토크 게이지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하는지를 지켜봤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1] 80km/h 정속 주행 실험,
#연비상승 #성공적

G70의 기존 누적 주행거리가 1,500km에 달하는 만큼 일반유부터 실험해보기로 했다. 파주 출판단지휴게소를 빠져 나오자마자 속력을 80km/h로 고정하고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다. 연비는 14km/L 초반을 오갔고, 5분이 경과하자 14.2km/L를 가리켰다. 연비는 도로의 고저차에 따라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15분이 지나자 14.3km/L로 소폭 상승했다. 20분이 흘러 임진각 IC에 다다랐을 때 트립 모니터는 다시 14.2km/L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일반유 주유 후 10분 주행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일반유 주유 후 완주

이틀 후, 같은 주유소에서 일반유를 주유하고 L사의 옥탄부스터 150ml를 첨가했다. 참고로 일반유 주유량은 옥탄부스터 제조사가 권장한 비율로 맞췄다. 동일하게 파주 출판단지 휴게소에서 출발, 속력을 80km/h를 맞추고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다. 트립모니터에는 15.6km/L라는 숫자가 표기됐는데, 10분이 지났을 때에는 15.7km/L까지 상승했다. 또한 15분 후에는 다시 15.6km/L를 가리켰다. 최종 목적지인 임진각 IC에 도착했을 때는 15.6km/L의 연비가 기록됐다.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일반유에 옥탄부스터 첨가 후 10분 주행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일반유에 옥탄부스터 첨가 후 완주

고급유 실험을 진행하기 이전, 정확도 향상을 위해 파주 출판단지휴게소에서 임진각 IC까지 3번을 왕복해 일반유와 옥탄부스터의 조합을 가능한 한 소진했다. 그리고 주행가능거리가 30km 정도 남은 시점에 고급유 16L를 주유했다. 이후 다시 자유로로 나가 주유한 고급유 16L를 소진하고, 다시 한번 동일한 주유소에 들러 고급유 16L를 주유했다.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일반유+옥탄부스터 소진 -> 고급유 주유 -> 고급유 1차 소진 -> 고급유 2차 주유

이후 파주 출판단지휴게소로 이동해 실험을 재개했다. 5분이 지나고 측정된 연비는 15.5km/L, 10분이 지났을 때도 15.5km/L였다. 이후 15분에는 15.4km/L, 20분에는 15.3km/L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옥탄부스터를 주입했을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소폭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다른 조건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해당 고급유의 옥탄가가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고급유 주유 후 10분 경과

제네시스 G70 3.3T,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할까?
고급우 주유 후 완주

제로백 4.7초를 향해!

플라시보 효과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유에 옥탄부스터를 주입한 후 자유로를 주행해봤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느낀 부분은 가속력이었다. 분명 습관적인 답력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었는데, 일반유만을 주유했을 때보다 높은 속력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주행 중 발진 가속력에 대한 시험도 여러 차례 시도했는데, 여전히 경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반복적인 실험으로 이 같은 현상이 증명된다면 일반유+옥탄부스터의 조합이 최고 출력의 구현에 유리하다 할 수 있을 터였다. 가속력 실험 결과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일반유 가속 성능

우선 일반유를 주유했을 때 가속력을 측정했다.  3번의 실험을 진행했고 가장 우수한 기록으로 정확히 5초가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