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출고 상태의 렉서스는 내구성과 안전성의 상징인 대신 재미와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만, 역으로 이런 특성 때문에 튜닝의 베이스카로서 인기가 높습니다. 내구성과 정비성이 우수한 엔진도 인기가 높고 견고한 섀시 역시 애프터마켓 부품들과 궁합이 좋습니다. 디자인도 개성이 강하긴 하지만 드레스업에 대한 관용도가 큽니다. 그래서 북미 최대 튜닝 및 애프터마켓 쇼인 세마(SEMA)에는 렉서스 기반 출품 차종들이 적지 않습니다. 2022 세마 쇼에 나온 렉서스 기반 차종을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DSPORT, IS 350F 스포츠 기반 IS 600+ 프로젝트 빌드

는 퍼포먼스 튜닝 관련 전문 매거진입니다. IS 350 F 기반의 튜닝카이지만 뜯어보면 LS, RC의 부품을 대거 수급한 튜닝카입니다. 엔진은 LS 500에 적용된 V35A 다이내믹 포스 트윈터보 3, 445cc V6 엔진이 기반입니다. 기본으로도 420ps 이상을 쉽게 낼 수 있는 엔진이고, 포트 분사와 직분사를 겸해 저부하, 고부하 영역에 각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방식입니다. 변속기는 샘소 나스 풀 시퀀셜 6단이며 패들 쉬프트로 조작 가능합니다. 클러치는 틸튼의 카본 제품입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최대 600ps를 발휘할 수 있도록 튜닝됐는데, 특히 트윈터보차저의 컴프레스를 경량화해 더 빠른 회전으로 공기를 압축하고 인터쿨러의 냉각 성능도 높였습니다. 터보 자체는 도요타가 자체 생산하는 CT28이지만 부스트 압력을 높여 출력과 토크 커브를 재조정했습니다. 보쉬 인젝션 드라이버와 GTHAUS 모터스포츠 스테인리스 배기 시스템을 적용도 출력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서스펜션은 KW의 높이 조절 가능 코일오버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서킷에 올라갈 때는 스프링 레이트를 단단하게 죌 수도 있고 일상 주행을 위해서는 다소 유연한 상태로 탈 수도 있습니다. 작업성이 좋아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제품입니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이며 전륜 폭 275mm, 편평비 30%, 휠 내경 20인치, 후륜은 편평비 305mm, 30%, 19인치의 사이즈입니다. 휠은 보크(Volk) 사의 레이싱 휠,  브레이크는 퍼포먼스 쿠페인 RC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어반 or 아웃도어
LX 600의 멋진 두 가지 버전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애마로도 잘 알려져 있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SUV LX 시리즈는 미국에서도 튜닝의 베이스차량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부터 아오지까지 편안하게 순시가 가능한 험로 주파 능력과 안락한 승차감, 오사카에서 백두에 달하도록 아무 문제없을 내구성 등이 돋보이죠.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이번 SEMA에서 LX 600은 어반 콘셉트카(Urban Concept Car)와 럭셔리 아웃도어 어드벤처 스타일의 알파인 라이프스타일 콘셉트(Alpine Lifestyle Concept) 두 가지로 선보였습니다. 베이스 트림은 플래그십의 플래그십인 600 F 스포츠입니다. 엔진은 3,445cc의 V45A FTS 트윈터보 엔진입니다. LS 500에 적용된 것과 동일하지만 출력이 410ps(5,200 rpm)로 최고 출력이 약 12ps 낮고, 대신 최대 토크가 66.2kg∙m(2,000~3,600 rpm)으로 5.2kg∙m 정도로 더 큽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뭐니 뭐니 해도 이 차는 ‘먹어주는’ 외관을 더 먹어주게 만들었습니다. 아티잔 스피릿 멀티피스 바디킷을 적용했으며 이 덕분에 강인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로파츠 디자인이 한층 스타일리시해졌습니다. 여기에 HRE사의 540 시리즈 휠이 강렬한 측면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브레이크는 브렘보의 B-M8(8 피스톤 캘리퍼와 412mm의 디스크 로터)가 위압감을 발휘합니다. 뭔가 갱, 도박 영화에서 흰 정장을 입은 두목과 미녀들이 내릴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후미에는 보랏빛으로 잘 구워진 아티잔 스피릿 티타늄 배기구와 고광택의 카본 하단 범퍼가 조화를 이룹니다.  

알파인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는 캠핑 대디들의 로망을 저격할 만한 외양입니다. 새틴 클리어 망간 러스터의 외장은 독특합니다. 원래 무광인데 오랫동안 문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광에 비슷하게 된, 수송대에서 10년은 복무한 부사관의 전투화 같은 느낌이랄까요.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럭셔리 아웃도어 차량답게 랙과 인테리어 역시 명품인 예티(YETI)사의 제품들이 결합됐습니다. 구비된 삽조차 명품입니다. 리지드 인더스트리의 랙 마운트 조명은 해가 일직 지는 겨울철의 시야확보와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한국에서 이를 장착한다면, 차량 검사 시 탈거한 상태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휠은 국내에서도 마니아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보센(Vossen)의 단조 휠이며, 타이어는 BF 굿리치 올 터레인 타이어입니다. 

GX 460 오버랜드 콘셉트

또 하나의 럭셔리 오프로더입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차종이지만 미국에서는 인기 높은 렉서스의 SUV GX 460 기반의 오프로더 콘셉트(Overland Concept)도 이번 SEMA 쇼를 장식했습니다.  

전장 4,853mm, 휠베이스 2,788mm의 이차는 토요타 랜드크루저 프라도와 차대를 공유합니다. 10.2:1의 압축비, 최대 토크 45.52kg∙m의 4.6리터 V8 엔진, 제원만 들어도 스타일 나오죠? 301ps에 불과한 최고 출력은 저효율의 상징이라기보다, 정숙하고 부드럽게, 세밀하게 험로에 대응하는 고품격 오프로더의 특성을 반영하는 수치입니다. 마찰력이 약한 험로에서는 연료만 충분하다면 다실린더 엔진을 통해 섬세하게 토크를 전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니까요.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오버랜드 콘셉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험로 주파에 최적화된 하체 세팅입니다. 서스펜션은 4륜 구동 서스펜션의 명가라 할 수 있는 올드맨 에뮤(Oldman Emu)의 BP-51 서스펜션과 어퍼 암이 적용됐습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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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EMA 출품 차량

범퍼와 루프랙의 라이트 바는 앞서 LX 기반 튜닝카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리지드 사의 제품입니다. 리어 키친 시스템도 도입돼 있는데요. 리어 도어 제품은 2014년에 설립돼 빠르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카온(Kaon)의 제품입니다. 흥미롭게도 카온 창업주의 가족이 탔던 캠핑 베이스 차량이 바로 토요타의 프라도라고 합니다. 

럭셔리 퍼포먼스 SUV,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 AWD

5세대 RX는 아마 2023년 국내 출시될 수입차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차종이 아닐까 합니다. 견고한 내구성과 덩치 대비는 물론 그 아랫급의 차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하이브리드의 연비, 그리고 이번 세대 들어 늘씬해진 비례감, 편의성, 디자인 등등, 어느 하나 빼놓을 것이 없습니다. 크기만 마구잡이로 잡아늘이는 풀 체인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상품성의 개선이 적용된 차죠.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RX는 5세대에 들어서며 드디어 500 트림을 론칭했습니다. 그리고 이 차종을 기반으로 한 드레스업 차종이 SEMA 쇼에 등장했습니다. 아무래도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인데다, 원래 디자인 자체가 멋진 차이다 보니 매트 컬러의 메탈릭 랩핑 필름만 씌우는 정도입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그래도 튜닝카니까 휠은 달라야겠죠? 22인치의 휠이 낮고 길어진 측면 이미지에 적당한 ‘날티’를 더합니다. 어머님, 아버님의 SUV로만 여겨졌던 RX가 조금 더 젊어졌는데 거기에 유쾌한 불량스러움을 조금 더한 모양새입니다.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렉서스답지 않은 렉서스들,
2022 SEMA 출품 차량

렉서스의 차종들의 신기함은, 튜닝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가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순정 상태로는 정숙한 마님인데, 약간의 화장으로도 요부가 되어 버리는 것이죠. SEMA 쇼에는 직접 가지 못했지만 내년 초 진행되는 도쿄오토살롱을 통해 렉서스 기반의 감각적인 튜닝카를 직접 만나보고 올 계획입니다. 국내 렉서스 마니아들은 업무에 참조하시고 비자금을 확보하시거나 가족을 미리 설득하시기 바랍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