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이 시급한 기술” 고라니 차량 추돌도 막아주지 않을까?

고라니 차량 추돌
잘만 응용한다면 고라니 차량 추돌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기술이 개발 중이다.

정확히는 폭스바겐이 개발 중인 루배지(RooBadge)다. 캥거루를 뜻하는 ‘루’와 배지가 합쳐진 용어로 차량 엠블럼 부분에 붙어 있는 장치가 캥거루의 접근을 막아 로드킬을 방지하는 장치다. 관련된 아이디어는 신박하고 기능은 참신하다.

 

고라니 차량 추돌

루배지는 차량 엠블럼 부분에 장착된다. 전면에 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으로 소리가 방사되며, 이 소리가 캥거루의 접근을 막아주는 원리다. 호주에서는 캥거루가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다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직 양산 단계는 아니지만 구조는 결정되었고, 최적의 소리를 찾기 위한 추가적인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고라니 차량 추돌

갤로퍼나 스포티지의 1세대 모델을 보면 소위 전투 범퍼라 불리는 구조물이 붙어 있었다. 이 구조물의 다른 이름은 캥거루 범퍼였다. 말 그대로 캥거루와 차량 충돌 시 차량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용도였다. 실제로 캥거루는 무게가 100kg가 넘는데,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 충격량이 4톤을 넘어가기에 차량에 심각한 손상을 줬기 때문이다. 이제 기술 발전으로 캥거루의 죽음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라면 고라니 차량 추돌의 안타까운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고라니 차량 추돌

개발 초기에는 호주 동부에 서식 중인 그레이 캥거루 대상으로 개발됐지만 향후 다른 지역에 서식하는 레드 캥거루 등 다른 캥거루 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다른 야생동물 충돌 위험 저감을 위한 추가 연구도 계획 중이다. 폭스바겐은 골프장에서 캥거루 반응을 관찰한 뒤 자연 소리와 합성음을 섞어 최종 사운드를 완성했다. 이후 6개월간 전방위 카메라, 모션센서, 지향성 스피커가 달린 아마록을 캥거루 이동 경로에 배치하고 반응을 모니터링했다.

 

고라니 차량 추돌

3년에 걸쳐 개발된 루배지는 차내 전용 앱과 연동되어 GPS와 원격 측정 데이터를 활용해 충돌 위험 지역에서 자동으로 소리를 내보낸다. 아마록은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기존 엠블럼을 고성능 루배지로 교체하면 된다. 폭스바겐은 이미 유럽과 미국 파트너사와 루배지를 다른 동물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빨리 도입되어야 할 것 같다. 도로 위에서 고라니 차량 추돌 상황을 겪는 차들이 꽤 많으니까.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폭스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