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모터쇼 한눈에 보기] 애스턴마틴, 고성능 디비전 론칭

그간 애스턴마틴은 럭셔리 GT카를 표방하며, 레이스와는 점점 거리를 두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87회 제네바 모터쇼에서 보여주는 애스턴마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고성능 디비전인 AMR을 런칭해, 과거 레이스에서의 모습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AMR 라피드, 애스턴마틴이 만든 슈퍼 세단

AMR은 애스턴마틴의 새로운 고성능 디비전으로, 애스턴마틴 레이싱(Aston Martin Racing)의 약자다. 애스턴마틴의 레이싱 팀은 WEC(세계 내구 레이스 선수권)에서 얻은 노하우를 AMR 브랜드에 적용한다.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AMR 라피드와 AMR 밴티지 프로는 AMR 브랜드의 첫 기종들이다.

 

AMR은 애스턴마틴의 4도어 세단인 라피드를 튜닝해,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AMR 라피드는 기존 라피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메쉬타입으로 교체했다. 또한, 프론트 스플리터와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및 스포일러를 장착하고, 라임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인테리어에는 알칸타라 가죽 시트와 카본 인테리어 트림을 적용했으며, 실내 역시 라임 그린 컬러를 적용했다. 휠 사이즈는 무려 21인치에 달한다.

라피드 AMR의 자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고 출력 600hp를 뿜어내는 V12 6.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 속력은 338km/h에 달한다는 사실은 알려졌다. 또한, 새로운 배기 시스템을 적용한 까닭에, 기존의 애스턴마틴 시리즈보다도 큰 배기음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스턴마틴 측은 AMR 라피드를 가장 빠르고, 가장 스릴 넘치는 4도어라고 정의했다.

AMR 밴티지 프로, GT4 레이스 카의 혈통

AMR 밴티지 프로는 레이스 카에 가깝다. AMR 밴티지 프로는 WEC에서 우승한 V8 밴티지 GTE와 유사한 컬러를 적용하고, 동일한 보닛과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했다. 또한 메쉬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스플리터, 사이드 스커트, 오버펜더를 적용한 바디킷 등을 장착해 레이스 카 혈통의 면모를 과시했다. AMR 밴티지 프로 역시 알칸타라와 카본으로 실내를 구성하고, 라임 그린 컬러로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 여기에 실내에는 레이스 카에 장착될법한 롤케이지까지 장착했다.

AMR 밴티지 프로는 최고 출력 507hp를 발휘한다. 파워트레인의 상세한 제원 및 동력 성능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AMR은 레이스 카인 애스턴마틴 밴티지 GT4의 것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2011년식 애스턴마틴 밴티지 GT4 V8 4.7리터 엔진을 탑재했다. 한편, AMR은 라피드를 210, 밴티지 프로는 7대만 한정 판매한다.

애스턴마틴 발키리, F1 머신을 벤치마킹하다

사전공개 단계에서 코드네임 AM-RB 001로 불리던 애스턴마틴의 슈퍼카는 그 이름이 발키리(Valkyrie)로 확정되었다. 발키리는 개발 초기부터 최고 출력대비 공차중량을 1:1로 설정하고, F1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레드불 F1 레이싱 팀과, F1 머신의 엔진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스워스(Cosworth), 라페라리와의 드래그에서 승리하며 유명해진 리막(Rimac), 128년 역사를 가진 타이어 제조사 미쉐린 등 드림팀이라 불릴만한 제조사들과 협업하며 화제를 모았다.

발키리는 전쟁의 여신을 뜻하는 이름답게 최고 출력 900hp를 뿜어내는 V12 6.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미드십 구조로 탑재했다. 또한, 레드불 F1 레이싱팀의 기술 파트너인 리카르도(Ricardo)가 제작한 7단 변속기를 결합해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 발키리는 차체를 경량 탄소섬유로 제작했고, F1 머신의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애스턴마틴 측은 르망 LMP1 클래스의 머신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성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스턴마틴은 25대의 트랙 전용 기종과 125대의 일반 기종 등 총 150대의 발키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고객 인도는 2018년부터다.

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