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 구역의 승자는 나, 장르별 2018 국산 신차 성적표

외부의 적이 있을 때 내부가 더 단단해지는 법이라 했던가. 매년 수입차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도 올 한 해 신차종을 대거 쏟아내며 반격을 가했다. 물론 이런 경쟁 덕분에 국산 차종의 상품성과 완성도도 개선되는 추세다. 그 중 올 한해,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차종들은 무엇이 있을까?

왕의 자리를 노리는 싼타페,
한국GM의 아픈 손가락 이쿼녹스

2018년에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존재감은 엄청났다. 또한 국산 SUV들은 수입차들의 거센 도전을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으로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희비는 엇갈린다.
 
올해 2월에 출시된 싼타페TM 11월 말까지 총 98,559대를 판매하며 국내에서 그랜저IG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랜저보다 판매 기간이 조금 짧았지만 3월부터 8월 사이에는 싼타페가 그랜저보다 더 많이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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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 TM

반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한국GM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였던 이쿼녹스는 출시 초기 가격 논란에 휩싸이며 6개월 간 1,292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북미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여줬던 이쿼녹스에겐 부끄러운 성적인 셈이다. 이에 한국 GM은 지난 11, 연식변경 차량의 세부 트림을 추가하는 등 절치부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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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쿼녹스

2019년 싼타페를 위협할 만한 SUV는 한식구이자 한 체급 위의 팰리세이드가 될 전망이다. 경쟁자인 G4 렉스턴과 모하비에 비해 다양한 옵션으로 무장했을 뿐만 아니라 대배기량의 가솔린 모델까지 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사전계약 시작부터 지금까지 누적 계약 대수는 12월 하순 들어 25,000대를 넘어섰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수입 SUV가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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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큰 차는 현대, 기아, 작은 차는 한국GM

아무리 SUV의 인기가 드높다고 하지만 세단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전통적 경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로망E 세그먼트 이상 세단의 인기는 굳건하다. 또한 자동차 생활의 첫 관문을 넘어서는 이들을 위해 진입 장벽이 낮은 준중형 이하의 차종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먼저 대형 세단으로 올해 4월에 출시한 2세대 더(THE) K9은 이전세대의 K9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버렸다. 2018년 총 1761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7.5%나 성장했다. K9이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던 비결은 기존의 쇼퍼드리븐 지향에서 젊고 역동적인 오너드리븐 세단을 지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실제 구매자들의 연령도 조금 젊어졌다는 것이 기아자동차 측의 전언이다.
 
30~40대의 드림카라 할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세단으로는 제네시스 G70이 그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G70은 올해 총 12,826대를 판매했다. 스팅어의 국내 판매량은 5,319대 수준이다. 그러나 스팅어는 미국 판매량(수출 포함)만으로 G70의 국내 및 미주 판매량을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라 실패라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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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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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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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사회 초년생의 발이 되는 준중형차부터 경차에 이르기까지는 기아차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해 초에 출시한 2세대 올 뉴 K3는 올해 41,317대를 판매했다. 대담하고 감각적인 볼륨감을 내세운 전후면 디자인과 500리터가 넘는 트렁크 공간, 그리고 각종 ADAS 장비, 무엇보다도 가솔린 차량이면서도 최대 15.2km/L에 달하는 연비가 인기를 끌었다고 할 수 있다. 하반기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디자인 논란 속에도 10월 이후부터 7,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2세대 K3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만큼 연비도 거의 비슷한데다 차종 자체의 인지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달리 말하면 준중형 차량에 있어 국산차의 선택지가 그만큼 넓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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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올 뉴 K3

경차 부문에서 오랫동안 강자 자리를 지키던 쉐보레는 복잡한 안팎의 사정이 모두 안정화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 까닭에 부정적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 물론 한국 GM 측은 하반기에 스파크의 스페셜 트림인 마이핏을 선보였고, 한국 GM 전체 내수판매의 약 41.8%를 담당했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싼 차를 많이 팔아야 잔고가 든든해지는 법이다. 1.35리터 터보 엔진으로 라이트사이징을 표방한 말리부의 페이스리프트 차량이 공개되었고, 카마로 역시 페이스리프트 차량이 국내 시장에 투입된 만큼 한국 GM은 전체적으로 2019년의 성적을 기약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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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스파크

위기를 겪은 한국 GM과 달리, 르노는 특별한 위기는 없었지만 2018년 상반기 전략의 부재가 우려를 낳았다. 승용부문에서 출시한 클리오는 유럽시장에서 끝물이라 평가 받는 4세대 모델인데다 20174월 서울모터쇼에서의 공개 후 무려 1년 후에야 출시한 까닭에 흥행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총 3,406대를 판매했다. 이는 경쟁 차종으로 불리는 현대차의 엑센트(3,144), i30(1,492)보다 선전한 수치다. 그러나 현대차가 고성능을 지향하는 i30 N라인을, 기아차가 i30 N라인과 1.6 T-GDI 엔진7DCT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K3 GT(5도어 포함)를 새롭게 선보이며 반격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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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클리오

전기차 시장 전쟁, 먼저 치고 나가는 현대기아차?

2010년대 이전 전기차들은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소 인프라의 부족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중심으로 주행거리가 200km에 근접한 실용형 전기차들의 등장으로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행 가능거리 400km에 육박하는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되고, 충전소 인프라가 확장되며 전기차 구매자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수입 제조사에서도 주행거리가 길고 스타일이 우수한 전기차가 두루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라는 면까지 더하면 현대기아차가 단연 돋보인다. 지난 5월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까지 7개월 만에 총 1 106대를 판매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넥쏘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넥쏘의 프랑스 수출과 관련한 MOU가 체결되기도 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유럽의 수소차와 인프라에 관해서는 메르세데스 벤츠도 가속도를 내기 시작해 독보적인 입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어찌 됐든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두 종류의 전기 파워트레인은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적어도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었던 엔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큰 기회를 맞이한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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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와 코나 일렉트릭

지난 7월 출시된 니로 EV는 올해 3,427대를 판매했지만, 최근 몇 달간의 성적으로만 보면 월 판매량에서 코나 일렉트릭 다음으로 니로 EV가 팔렸다. 니로 EV의 최대 주행거리는 385km로 코나 일렉트릭보다 조금 짧지만, 코나 일렉트릭보다 조금 더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니로 EV의 휠베이스는 2,700㎜로 코나 일렉트릭보다 100㎜가 길고 전폭은 1,805㎜로 5㎜ 넓다. 기아차는 2019년 하반기 쏘울 EV까지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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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2018년 한 해의 국산 신차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여전히 식지 않는 SUV 열기갈수록 커져가는 전기차 시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리고 곧 다가올 2019 시즌 새로운 경쟁구도 역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평가 속에서 그 결과도 판가름 날 것이다.


양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