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2019 서울모터쇼가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전시관은 3,500㎡(약 1,06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기아차는 축구장 절반에 달하는 면의 공간을 크게 8개로 나눠 주력 차종과 전기차, 콘셉트카, 체험관, 키즈존 등을 마련했다. 이 중 단연 볼거리는 콘셉트카들이었다. 이렇다 할 양산 신차가 없는 까닭에 기아차는 양산 이전의 콘셉트카와 먼 미래의 콘셉트카까지 총 3대를 전시했는데, 그 중 하나는 포털사이트 ‘실검’에도 오를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기아차가 공개한 3대의 콘셉트카를 살펴본다.
SUV 라인업의 확장,
기아 SP 시그니처 콘셉트
지난 2018년 1월 기아자동차는 한 SUV의 티저 이미지를 선보였다. ‘SP’라는 명칭을 가진 SUV는 신흥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중인 인도 시장 공략용이라 알려졌다. 콘셉트카의 실물은 2018 델리모터쇼에서 공개되었는데,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2018 델리모터쇼에서 공개된 SP 콘셉트카와 2019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SP 시그니처 콘셉트는 어떤 점이 다를까? 기아자동차는 SP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프리미엄 소형 SUV에 걸맞게 디자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고급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SP 콘셉트카와 SP 시그니처 콘셉트를 비교해보면 세부 디테일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개의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던 헤드램프 하단의 LED 조명은 4줄로 변경되었고, 램프의 형태를 따라 곡선이 가미되었다. 프론트 범퍼의 양끝에는 세로 형태의 기다란 바가 추가되었다. 프론트 범퍼 하단에는 더 뉴 카니발의 그릴과 비슷한 형태의 디자인 요소가 더해졌다. 이외에도 리어 콤비네이션렘프의 LED가 디테일하게 제작되는 등 기존대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SP 시그니처 콘셉트가 양산화될 경우 ‘하이클래스’ 소형 SUV로 제작될 계획이며, 차체 크기는 소형인 스토닉과 준중형인 스포티지 사이에 위치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도 차종 간 등급 및 간격이 촘촘한데 이로 인한 차종 별 수요의 분산을 풀어나가기 위한 마케팅의 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격변신 예고, 모하비 마스터피스
이날, 기아차 전시관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모하비 마스터피스였다. 월드 프리미어 콘셉트카인데다, ‘사골’이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 모하비의 변신을 예고하는 기종이기 때문이다.
모하비 마스터피스의 특징은 ‘수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차폭의 양 끝까지 확대되었으며, 그릴과 램프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내부에는 수직형태의 그릴이 자리잡고 있다. K5와 K7의 인탈리오 그릴을 연상케 하면서도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안개등으로 추정되는 램프 역시 수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면부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램프도 수직형태로 디자인되어 전면부와 통일감을 구현했다.
모하비 마스터피스의 양산형은 올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콘셉트카에서도 볼 수 있듯 디자인은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가 예고되어 있으며, 프리미엄 대형 SUV에 걸맞는 여러 첨단 사양도 탑재된다. 특히 기존 모하비의 바디 온 프레임 형식, V6 3.0리터 디젤 엔진 등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현대 팰리세이드 등 주요 대형 SUV들과의 접전이 예상된다.
실물로 구현된 상상력, 이매진 바이 기아
이매진 바이 기아(KIA)는 아시아 프리미어 콘셉트카로, 지난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이는 단순한 콘셉트카를 넘어 기아자동차 미래 전기차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매진 바이 기아의 외관에는 기아차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우선 전면부에는 헤드램프와 이를 둘러싼 독특한 형태의 라인이 구현되었는데, 자세히 보면 타이거 노즈를 형상화한 것이다. 스포트백에 가까운 측면부와 차체 측면까지 뻗어있는 리어 콤비네이션램프, 볼륨감 있는 후면부는 스팅어를 연상케 한다.
이매진 바이 기아의 특징은 실내에 있다. 21장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중첩시킨 대시보드는 마치 하나의 전시작품처럼 보인다. 이러한 디스플레이가 이어져 하나의 완성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영상 혹은 이미지를 여러 화면으로 분할해 보여주는 디자인 기법 중 하나인 ‘오버레이어드’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최근 자동차의 디스플레이가 천편일률적으로 대형화되어가는 추세에서 벗어나, 디지텉 기술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기아차의 HMI(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디자인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서울모터쇼의 주제이기도 한 ‘지속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혁명’과 가장 부합하는 차량이기도 하다.
서울모터쇼는 양산차 기반의 모터쇼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국내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국산 완성차 제조사들은 안방인 만큼 향후의 전략을 반영하는 신차들을 공개할 이유가 있다. SP 시그니처 콘셉트와 모하비 마스터피스 콘셉트가 가까운 미래에 출시될 양산형 기반의 콘셉트카였다면, 이매진 바이 기아는 앞으로 기아자동차가 추구할 방향을 제시하는 장기적인 관점의 차량이었다. 향후 만나게 될 기아자동차의 비전이 궁금하다면 2019 서울모터쇼 킨텍스 1관에 위치한 기아자동차의 전시관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사진
이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