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소비가 주목받는 시기다. 그 결과 출시 3년 이하 국산 중형 세단이 인기몰이 중이다.
엔카닷컴이 분석한 이유는 이렇다. 국산 중형 세단은 경제성과 함께 심리적 만족감까지 충족시키는 가심비가 높은 중고차다. 또한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시대에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가격과 상품성, 하차감까지 모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높아진 신차가격 대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풍부한 옵션, 짧은 주행거리 등 우수한 조건을 갖춘 차를 거래할 수 있어 국산 중형 세단 중고차를 고려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해당 매물이 많이 집중되어 있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 대의 차량도 늘어났다. 엔카닷컴 거래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20년 대비 2023년 3천만 원 이상 4천만 원 미만 국산 중고차 등록대수는 50.72% 늘었다. 4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은 무려 115.77% 증가했다. 반면 2천만 원 미만 중고차 등록대수는 28.98% 감소했다.
고객 수요가 특히 높은 모델은 출시 3년 이하 국산 중형 세단이다. 그 중 기아 K8, K9과 제네시스 G70, G80은 중고차 시장 대표 가심비 국산 중형 세단 모델로 꼽힌다. 실제 인기 옵션을 포함한 신차가와 엔카를 통해 중고차로 거래되고 있는 매물들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헤드업 디스프레이(HUD) 패키지, 실내외 디자인 패키지, 파노라마 선루프 등 소비자 선호가 높은 옵션이 다양하게 탑재된 차량의 경우, 신차 보다 많게는 2천만 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보증 기한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중고차 구매 시점 기준으로 1~2년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풀옵션에 가까운 2021년식 K8 3.5 가솔린 2WD 시그니처는 3천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나 디자인 패키지 등을 포함한 풀옵션급 매물은 신차 가격 보다 1천2백~1천3백만 원가량 낮다. 다양한 옵션들이 장착된 2021년식 더 뉴 K9 2세대 3.8 GDI AWD 베스트Ⅰ는 4천만 원 중반부터 5천만 원 초반대로 신차 대비 약 2천만 원 낮은 수준이다.
2021년식 더 뉴 G70 가솔린 2.0T 4WD의 경우 전동식 트렁크,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의 옵션을 두루 갖춘 매물이 3천 후반에서 4천 중반 사이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G70 또한 유사한 옵션을 포함한 신차 대비 최대 2천 5백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양으로 구성된 파퓰러 패키지 등 인기 옵션을 탑재한 G80 (RG3) 가솔린 2.5 터보 AWD는 4천만 원 후반대부터 5천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신차 대비 약 2천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주행거리 5만 km 이상의 매물인 경우 4천 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도 구매 가능하다.
이 외에도 최근 수요 증가로 인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진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CN7)를 비롯해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GN7), 기아 더 뉴 쏘렌토 4세대, 기아 더 뉴 카니발 4세대 등 현재 판매되고 있는 최신 모델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대기 기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중고차 구매 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면서도 상품성과 차량 이미지를 모두 고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최근 경기 불황 속 원하는 중고차 조건을 꼼꼼히 체크해 개인의 기준에 부합하는 중고차를 탐색해 보는 것도 현명한 소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엔카닷컴, 현대자동차그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