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모터쇼]닛산, ‘보기보다 착한’ 친환경 콘셉트카 그립즈 공개

닛산이 3월 30일 프레스데이로 시작된 서울모터쇼에서 실용성과 스포티한 주행을 강조한 크로스 오버 SUV 콘셉트카인 그립즈(Gripz)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그립즈는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를 테마로 한 콘셉트카로, 친환경 및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다. 닛산은 부스의 구성과 컴패니언 모델을 통한 이미지 구현에서도 그립즈가 표현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전략을 반영했다.

닛산의 그립즈는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당시에도 화제를 모았던 이 자동차의 기이한 인상은 ‘감정적 기하학(Emotional Geometry)’라는 테마에 기반한다. 이 테마는 지난 1월 초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선보인 V모션 콘셉트카에도 적용된 가치이기도 하다. 이 자동차는 랠리카와 레이싱 자전거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 넓은 면적에 근육질의 인상을 갖춘 보닛에는 상당 부분 카본 소재를 적용하여 강인한 인상을 제시했다. 또한 닛산 특유의 V모션 그릴 역시 압도적인 인상을 준다. 여기에 휠은 22인치의 대구경으로, 통상 서브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사이즈다. 여기에 문은 버터플라이 방식으로 열린다.

생김새는 기이하지만 의외로 ‘착한’(?)것이 이 자동차의 성격이다. 닛산의 디자인 분야 디렉터인 마모루 아오키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당시 감정적 기하학이라는 테마에 대해, “날렵함과 신선함을 강조하되, 승차공간의 가치에 집중하는 디자인”이라 정의한 바 있다. 그립즈의 전장이 4,100㎜인 데 비해 휠베이스가 2,580㎜에 달한다는 점, 또한 전고는1,500㎜로 매우 낮지만, 전폭은 1,890㎜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립즈의 착한 성격은 거주성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동차는 제너레이터로 엔진을 깨우는 종래의 상식을 뒤집고, 가솔린 엔진으로 모터를 작동시킨 후 이 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는 시리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닛산이 ‘퓨어 드라이브 e-파워’라 정의한 이 시스템은 베출가스 제로(0 Emission) 지향한다. 또한 이 자동차는 극도의 경량화를 지향하고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도 그렇지만, 전면 보닛의 카본 소재는 단순히 강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경량화를 통해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닛산의 친환경 전략은 그립즈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로봇인 ‘에포로’를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에포로는 충돌 없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물고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는데,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완성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주변과 충돌없이 진행방향을 바꾸는 것, 일정한 거리와 속도를 유지하며 주행하는 것, 앞, 뒤와 간격을 유지한 채 주행하는 능력 역시 물고기떼의 습성을 연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에포로라는 이름도 ‘에피소드 제로(Eisode 0)’에서 나온 이름으로, 이 삽화(episode)는 이산화탄소와 충돌을 의미한다.

닛산은 서울모터쇼에서 그립즈 콘셉트카와 에포로 외에도 무라노, 알티마, 맥시마 등 현재 잘 알려져 있는 주력 기종도 대거 전시했다. 최첨단의 신기술을 소개하면서도 결국 그것이 현재의 서소비자들과 심리적으로 동떨어지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전략적 계산이 반영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닛산의 부스는 스포츠카인 370Z의 강렬한 레드 컬러와 블랙을 중심으로 한 모델들의 의상이 대비를 이루며 이미지 자체로도 젊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미국 유명 패션 매거진 <모드>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0인에 꼽힌 모델 문가경이 그립즈의 컴패니언 모델을 맡아 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2017 서울모터쇼]닛산, ‘보기보다 착한’ 친환경 콘셉트카 그립즈 공개
닛산 그립즈의 컴패니언 모델 문가경


김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