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와 K3는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이다. 서로 꽤 많이 비교되는 차량이기도 하다.
아반떼와 K3는 꾸준히 완전 변경 모델과 연식 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두 모델의 최신 차량은 아반떼가 올해 3월, K3는 작년 7월 출시되었으며 모두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나름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반떼와 K3는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넉넉한 공간과 함께 다양한 편의 사양과 안전사양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플랫폼 : 아반떼 > K3
아반떼와 K3의 가장 큰 차이는 플랫폼. 아반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다양한 차량에 사용되고 있는 3세대 플랫폼이지만 K3는 2세대 플랫폼을 유지하고 있다. 2세대와 3세대 플랫폼의 가장 큰 차이는 저중심 설계다. 3세대가 무게 중심이 더 낮은 만큼 움직임이 더 민첩하게 느껴진다. 아울러 실내 공간의 여유에도 차이가 난다.
아반떼의 전장은 4,650mm, K3의 전장은 4,645mm로 아반떼가 조금 더 길다. 전폭 또한 아반떼는 1,825mm, K3는 1,800mm로 아반떼가 25mm 넓다. 반면 전고는 아반떼가 1,420mm, K3가 1,440mm로 아반떼가 20mm 더 낮다. 주행 안정성과 민첩성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앞축과 뒤축의 거리)는 아반떼가 2,720mm로 K3 대비 20mm 더 길다. 휠베이스가 조금이나마 긴 만큼 2열의 무릎 공간도 아반떼가 더 넓다.
3세대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은 충돌 안정성 향상이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다중 골격 엔진룸 구조 및 서브 프레임 변형 제어와 로워암 강도 및 이탈 시점 제어, A필러 변형 모드 최적화 등이 적용되어 있고 2차 사고를 줄이는데 목표를 두었다.
공간활용과 승차감 : 아반떼 = K3
앞서 이야기한 대로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된 아반떼는 2열 무릎 공간이 넓어졌다. 반면 전고는 20mm 낮다. 2cm 차이지만 이 때문에 머리 공간이 그만큼 낮아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열 시트 등받이가 미세하게 누워 있다. 탑승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군가에는 불편할 수 있다.
아반떼와 K3를 비교하면서 흔히 할 수 있는 착각 중 하나는 플랫폼 변경이 만능이라는 것이다. 특히 승차감 측면에서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승차감은 사실 세팅의 영역에 가깝다. K3는 2세대 플랫폼이지만 못 탈 정도의 승차감은 아니며 대중적인 준중형 모델에 맞는 승차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반떼는 조금 더 달리는데 좋은 세팅이며 K3는 조금 더 묵직한 세팅에 가깝다. 차를 타고 빠르게 달릴 것이냐 편하게 달릴 것이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공간적인 부분과 승차감은 직접 타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에 두 차량을 놓고 고민 중이라면 시승이 필수다.
인테리어 : 아반떼 > K3
아반떼는 화려한 외관의 느낌을 실내까지 확장시켰다. 두 개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64가지 색상이 구현되는 앰비언트 무드램프도 들어 있다. 또한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만들려는 의도는 명확하지만 실제로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는, 운전석과 동승석을 분리해 주는 바(bar)가 있다는 것은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반면 K3의 인테리어는 좌우 대칭 형태로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아반떼처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지는 않았고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최하위 트림에서는 8인치, 중간 트림 이상은 아반떼와 동일한 10.25인치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풀체인지에 페이스리프트까지 거친 아반떼가 낫다. 반면 여러 번의 페이스리프트만 거친 K3는 최신 인테리어에 비하면 한 세대 이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보는 것과 실제 사용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며 인테리어 역시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디자인이다.
시작가격과 옵션 : 아반떼 = K3
시작 가격만으로는 K3의 승리다. 하위 트림 기준으로 K3가 150만 원 저렴하다. 중대형 차량이라면 모르겠지만, 준중형 세단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가격 차이다. 또한 최상위 트림 기준으로는 아반떼가 184만 원 비싸다.
가격은 아반떼가 더 비싸지만 기본으로 적용된 사양들을 보면 수긍이 간다. 아반떼는 최하위 트림부터 MFR 방식의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었고 주간 주행등도 LED 방식이다. 또한 트림에 상관없이 6개였던 에어백은 2열 사이드 에어백이 추가되며 8개가 됐다. 반면 최하위 트림의 K3는 프로젝션 헤드램프지만 벌브 방식이다. 최상위 트림의 K3는 헤드램프와 후미등이 LED 방식이지만, 하위 트림에서는 스타일 옵션(각각 54만 원, 99만 원)을 선택해야 한다. 이 옵션을 선택하면 휠도 17인치 전면가공 휠이 되지만 기본은 15인치 스틸 휠이다. 반면 아반떼는 15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이다.
거의 비슷한 옵션으로 아반떼와 K3를 선택하면 K3가 대략 1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또한 패키지 구성도 K3 쪽이 더 낫다. 최하위 트림 기준으로 아반떼는 1열 열선 시트를 추가할 수 없고, 2열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할 수 없다. 사실 열선 시트는 거의 기본 사양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기본 트림에서는 아예 선택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
지금까지 아반떼와 K3를 비교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알려 드렸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두 차량은 직접 타봐야 알 수 있는 부분들이 꽤 많기 때문에 시승은 필수다. 모쪼록 좋은 선택이 되기 바란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현대자동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