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번째 전기차 감전 사고 발생 “감전 안된다고 했잖아요!”

전기차 감전사고
최근 사고가 난 전기차를 수습하던 견인차량 기사가 전기차 감전 사고를 당했다.

전기차 감전 사고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사고다. 지난 5일 오후 5시 반쯤 경기 고양시에서 전기차가 인도에 있는 가로수와 자전거 거치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사고의 원인으로 40대의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다.

 

전기차 감전사고
이미지 : MBC 유튜브 화면 캡처

사고 차량은 흰색 SUV로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 사고 주변에는 출입통제선이 처져 있고, ‘감전 위험’이라는 경고문도 붙어 있다. 사고가 난지 2시간 반 뒤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 도착한 견인기사는 사고차량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는데 갑자기 마비 증상을 보였다. 견인기사는 전기에 감전됐다고 119에 신고 후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보통 견인기사가 사고차량에 앉아 시동을 거는 이유는 기어를 중립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다.

사고가 난 전기차의 수습과정에서 전기차 감전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행히 소방당국에는 전기차 감전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자체 매뉴얼이 존재하며,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을 할 때는 절연 성능이 있는 안전장비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이 아닌 사고 차량 견인 등에서 감전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경찰은 사고 차량의 급발진 여부와 함께 감전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차량 제조사도 원인규명에 협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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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제조사는 다양한 홍보물과 실험 영상 등을 통해 비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감전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다양한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감전과 관련된 게시물에는 어김없이 ‘비가와도 감전은 되지 않는다’라는 답글이 달린다. 물론 이런 상황은 차량이 정상적인 상태란 것이 전제조건이며, 고전압 배터리는 차체와 전기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량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충격으로 고전압 배터리 배선이 차체에 닿는 등 여러 이유로 높은 전압이 차량 내부에 흐를 가능성이 있어 전기차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사들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전기차 고전압 차단 장치를 만들어두었다. 고전압 배터리와 고전압 시스템 등을 점검하거나 수리할 경우 고전압 배터리에 설치된 서비스 플러그(Service Plug) 또는 MSD(Manual Service Disconnect, 수동 전원 차단장치)를 제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뒷좌석 시트 아래나 2열 시트 아래쪽 바닥, 또는 차체 하부의 고전압 배터리 등에 자리 잡고 있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견인차 기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관련 조치를 시행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전기차 감전 사고

그렇다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탑승자가 감전되는 일은 없을까? 전기차 사고로 에어백이 작동하는 등 충돌 신호가 발생하면 인터록이 자동으로 고전압 시스템의 전원을 차단한다. 배터리를 충전할 경우에도 충전커넥터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거나 충전기에 이상이 감지되면 인터록이 전원을 차단한다.

 

글 / 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