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연기관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다시 신설했다. 아울러 새로운 엔진 개발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2022년 말 디젤엔진 신규 개발 전면 중단에 이어 2023년 12월 말 엔진 개발 부서를 폐지했다. 더 이상 신규 엔진은 개발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다. 하지만 몇 개월 만에 다시 엔진 개발 부서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연구개발본부 전동화 성능개발 센터 내 엔진 설계실이다. 150~200명 규모의 조직으로 전동화 부서로 분산된 내연기관 연구개발 인력을 다시 모으고 있다. 아울러 회사 내외부에서 추가 인력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엔진을 꺼내 든 이유는 명확하다. 전기차 성장세의 둔화와 낮아진 환경 규제 등 내연기관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성장세는 2021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60%, 2023년에는 30% 정도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20% 내외가 될 전망이다. 보조금 감소 및 경기 침체와 함께 충전요금 및 인프라 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많은 조사 기관들의 전기차 시장 전망은, 장기적으로는 성장하겠지만 현재는 케즘존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즘존은 초기 시장을 넘어 성숙 시장으로 진입하기 전 시장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엔진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핵심 시장인 EU와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엔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계속되며 자동차 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던 유로 7의 배출가스 기준이 현행 유로 6D 수준으로 완화되었고,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최종 규제 발표에서 업계에 대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부 요건을 완화했다.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 기준 또한 2027∼2029년 사이 점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등록 금지 역시 EU는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되었고, 독일은 기존 2035년에서 e-fuel을 사용하는 차량은 2035년 이후에도 판매와 등록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이유로 내연기관의 수명이 연장되었다.
현대차 엔진 설계실은 향후 유로 7 대응을 위한 새로운 엔진을 개발한다. 배출량은 완화되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해당하는 테스트 조건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네시스 제품군에 하이브리드 도입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련된 연구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생산·판매 비중을 적절히 조정해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