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와 싼타페는 꽤 오랜 라이벌이다. 싼타페는 2000년 6월, 쏘렌토는 2002년 2월에 1세대 모델이 출시되었다. 현행 싼타페는 5세대, 쏘렌토는 4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행 모델은 모두 작년 8월 출시되었다. 출시 초기 싼타페의 압승을 점쳤거나, 압승까지는 아니어도 쏘렌토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계약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된 2023년 10월에는 쏘렌토가 2,900여 대 더 팔렸다. 11월과 12월에는 싼타페가 600여 대 더 팔렸다. 반면 올해 1월에는 쏘렌토가 1000여 대 많이 판매되었다. 부분 변경 모델로 완전 변경 모델에 맞서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숫자다. 2월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쏘렌토와 싼타페의 출고 대기 기간에 차이가 있을까? 2024년 2월 기준 싼타페 가솔린은 1.5개월, 하이브리드는 8개월이다. 쏘렌토는 가솔린과 디젤 모두 2~3개월, 하이브리드 역시 7~8개월로 두 모델이 비슷하다.
어떤 차가 더 클까?
쏘렌토와 싼타페는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전장> 싼타페 : 4,830mm / 쏘렌토 : 4,815mm(-15mm)
<전고> 싼타페 : 1,720mm, / 쏘렌토 : 1,695mm(-25mm)
<전폭> 싼타페 : 1,900mm / 쏘렌토 : 1,900mm(동일)
<휠베이스> 싼타페 : 2,815mm / 쏘렌토 : 2,815mm(동일)
쏘렌토와 싼타페의 외관을 비교하면 전장과 전고는 싼타페가 조금 더 길고 높다. 반면 전폭은 두 차량이 동일하며,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기에 휠베이스도 똑같다. 다만 싼타페는 테라스 콘셉트의 큰 테일게이트가 적용되어 트렁크 적재 용량은 싼타페가 쏘렌토보다 20리터 크다. 참고로 싼타페의 적재 용량은 차급 최고 수준인 725리터(VDA 기준)다.
# 디자인 차이는?
쏘렌토와 싼타페는 디자인이 완전히 다르다. 제조사별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싼타페의 디자인에 대해 각진 형상을 바탕으로 강인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는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고 했다. 반면 기아는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에 기반한 세련되고 강인한 외관과 함께 개방감과 편의성을 겸비한 실내를 갖췄다고 했다.
강인함을 풀어내는 방법이 조금 달랐던 것처럼 소비자 반응도 그렇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쏘렌토에 비해 싼타페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물론 디자인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다.
실내의 경우 이전 모델에서 몇 가지 부분만 변경된 쏘렌토에 비해 풀체인지 모델인 싼타페가 앞선다. 싼타페는 하이테크한 디자인을 가미했다고 설명했으며, 쏘렌토는 경계가 없는 이어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싼타페는 전자식 변속 컬럼에 2대의 스마트폰 고속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반면 쏘렌토는 전작과 동일한 전자식 변속 다이얼에 1대의 스마트폰만 충전된다.
공조 제어기의 경우 두 차량 모두 터치 방식이지만 쏘렌토의 경우 공조와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 버튼을 한데 묶어 놓고 상황에 따라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전환형 조작계가 적용되었다.
시트 구성 차이
쏘렌토와 싼타페 모두 5~7인승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6인승의 경우 차이가 있다. 싼타페 6인승은 2열 전동 독립 시트로 원터치 릴렉스와 3열도 리클라이닝이 가능하다. 물론 쏘렌토 6인승도 2열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은 가능하지만 전동이 아닌 수동이며 릴렉션 기능은 없다. 3열 리클라이닝도 지원하지 않는다.
성능과 연비 차이는?
싼타페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2종인 반면, 쏘렌토는 가솔린과 디젤에 하이브리드까지 총 3가지로 운영된다. 먼저 가솔린 모델은 2.5 터보 가솔린을 기준으로,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동일하다. 최고출력은 281마력에 최대토크는 43kgf∙m다.
차이는 복합연비다. 싼타페는 11.0km/L, 쏘렌토는 10.8km/L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18인치 2WD 모델 기준으로 싼타페는 15.5km/L(도심 16.3km/L, 고속도로 14.6km/L)다. 만약 빌트인 캠 사양을 추가할 경우 연비는 복합 15km/L(도심 15.7km/L, 고속도로 14.2km/L)로 소폭 낮아진다. 반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7km/L(도심 16.6km/L, 고속도로 14.6km/L)다. 마찬가지로 빌트인 캠 사양을 추가하면 연비는 복합 15.3km/L(도심 15.8km/L, 고속도로 14.7km/L)로 소폭 낮아진다. 자세히 보면 가솔린과 달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싼타페의 연비가 조금 떨어진다.
운전자 보조(ADAS)의 차이?
이 부분은 완전 변경 모델인 싼타페가 월등하다. 두 차량 모두 전방 카메라로 차로를 인식해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돕는 차로 유지 보조가 적용되어 있다. 반면 싼타페는 기존 대비 작동 영역이 넓어졌고, 조향각 제어도 적용되어 차로 중앙 유지 성능이 향상된 차로 유지 보조 2가 적용되었다.
또한 싼타페는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가 적용되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지를 더욱 정밀하게 판단한다. 반면 쏘렌토는 물리적으로 스티어링 휠에 일정 이상의 토크(힘을 주어 돌리는 과정)가 전달되어야만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다. 굳이 스티어링 휠을 돌리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도 움직여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두 차량 중 어떤 차가 더 좋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매력과 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진 디자인과 편의성이 중요하다면 싼타페, 차분한 도심형 SUV 디자인인이 더 끌린다면 쏘렌토를 추천할 수 있을 정도다. 쏘렌토와 싼타페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만족할 수 있는 차량들이다. 다만 디젤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면 쏘렌토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현대자동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