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유령정체의 모든 것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정체되는 경우가 있고, 옆 차선 차들은 잘 달리는데 유독 내가 있는 차선만 정체되는 상황을 겪어 봤을 것이다.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정체가 생기는 현상을 유령정체라고 한다. 하지만 유령정체에도 이유는 있다. 유령정체의 원인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교통정체의 나비효과, 유령정체

유령정체란 고속도로에서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를 마치 유령의 존재와 같다고 하여 생긴 신조어이다. 이와 같은 유령정체는 원인 모를 정체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정체가 해소되기도 한다. 이는 하나의 차량이 일으키는 연쇄반응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작은 사건이 엄청난 결과를 불러오는 나비효과와 비슷한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유령정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유령정체의 가장 큰 이유는 대략 이렇다. 어떤 이유에서든 앞차가 속도를 줄이게 되면 뒤따르던 차량도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이에 뒤에 있던 차들은 속도를 더 줄이게 되고 결국 뒤로 갈수록 차량은 거의 멈추게 된다. 이런 현상을 반응 시간 지체 현상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유령정체는 끼어드는 맨 앞차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며 교통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1km에 차량 20대 이하, 즉 차량 간격이 50m 이상이면 충격은 금세 해소되지만, 차가 많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1km 안에 있는 차량 대수가 70~80대로 아주 많다면 약간의 교란이라도 점점 증폭돼 정체가 갑자기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나 혼자 빨리 가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끼어들기를 서슴지 않는다. 끼어들기는 물론 차선을 이리저리 변경하는 등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운전자들 때문에 주변 운전자들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게 되거나 속도를 줄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차량에 의해 추월 당할 때의 시간이 내가 다른 차를 추월할 때의 시간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차선이 더 막힌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도 끼어들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교통체증에 대한 정체학을 연구한 도쿄대학교의 니시나리 가쓰히로 교수는 차량이 많지 않을 때는 추월 차선을 달리는 것이 빠르지만, 많은 차량이 몰려 정체현상이 올 경우에는 주행차선이 약간 더 빠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도로에 차량이 적을 때는 대부분의 차가 교통법규를 지켜 주행차선을 달린다. 하지만 차량이 늘어나면 주행차선을 달리는 차량이 줄고 추월차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차량 간 거리가 줄면 운전자는 추월 차선으로 달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차량이 늘어날 경우 추월차선으로 차량이 몰리게 되며 결국 차량정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KBS 뉴스


유령 정체를 유발하지 않는 방법

첫째, 제한속도를 잘 지키며 도로의 흐름을 파악하자. 제한속도보다 느리게 주행할 경우, 뒤따르는 차량들이 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둘째, 고속도로 1차선은 추월차량을 위해 비워 두어야 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유령정체는 보통 고속도로 4차선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차선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편도 4차로의 경우, 1차로는 2차로가 주행 차로인 자동차의 추월 차로, 2차로는 승용차, 중소형 승합차의 주행 차로, 3차로는 대형승합차, 적재중량이 1.5t 초과인 화물차, 특수자동차 및 건설기계의 주행 차로가 된다. 따라서 1차선은 추월을 할 경우에만 이용해야 한다. 1차선에서 다른 차선과 동일한 속도로 주행할 경우, 고속도로 지정 차로 위반으로 벌점 10점과 4만원(승용차 기준)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고속도로 유령정체의 모든 것
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던 유령정체도 결국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선두차량의 움직임에서 시작된 것이다. 모든 차량이 똑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이런 문제도 생기지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나만 먼저 가면 되지라는 마음보다는 나는 지켜야지라는 마음으로 주행한다면 많은 차량들이 다니더라도 답답함이 없는 도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은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