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8월 18일, 페라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럭셔리카 전시회 ‘페블비치 콩쿠르 델리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에서 자사 최초의 하이브리드 V6 미드십 스포츠카인 296 GTB를 공개했다. 지난 6월 공개 이후 북미 권역에서는 최초 데뷔다. 이번 행사에서는 296 GTB와 함께 이미 수집가 및 팬들 사이에서 드림카의 반열에 오른 페라리 몬자 SP1과 SP2도 함께 전시됐다.
콩쿠르 델리강스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하는 최고의 럭셔리카 전시회다. 이탈리아 코모 호수 근처 빌라 데스테에서 열리는 콩쿠르 델리강스가 원조이고 미국에서 열리기 시작한 것이 1950년이다. 행사가 열리는 페블비치 링크스 코스는 미국인들은 물론 전세계 골프 팬들이 가장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링크스코스(해변가 골프 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의 무대이기도 했다.
콩쿠르 델리강스는 몬테레이 오토위크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으며 자선 경매 행사도 진행된다. 과거에는 이 경매 행사 쪽에 무게가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희귀한 자동차들이 출품되며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번 페라리의 콩쿠르 델리강스 전시에 몬자 시리즈와 함께, 클레시케 인증을 받은 명차들이 포함돼 있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특히 296 GTB 디자인의 영감이 된 1964년형 페라리 250 LM은 현대적이고 영적인 선례로 무대 중심에 전시됐다.
특별한 소유주의 차도 이 전시의 볼거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계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소유했던 1954년형 페라리 375 MM가 선보였다. 로베르토 로셀리니는 1946년, 영화 <무방비도시>를 통해 핸드헬드 촬영 기법 등 네오리얼리즘 영화 기법을 선보인 거장으로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결혼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참고로 잉그리드 버그만도 페라리를 무척 좋아해 1951년형 페라리 212 인테르 등을 소유하기도 했다.
참고로 MM 쿠페가 콩쿠르 델리강스에 선보인 것은 2014년의 377 MM 쿠페다. 당시 그 차량은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를 수상했다. ‘골동품’을 선호하는 이 상의 특성상 2차 세계대전 이후 출시된 차종이 상을 받은 드문 사례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전략적으로 신차를 내놓는 프리미엄 모터쇼의 성격을 갖고 있다. 포르토피노 M, 로마, SF90 스트라달레, F8 스파이더와 더불어 한정판 시리즈인 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도 등 페라리의 첨단 기술력과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지향하는 차종들도 대중에 최초로 공개됐다.
행사는 유관중으로 진행된다. 행사 관중들은 트랙과 잔디밭 위에 현대식 V12 아이코나 바르케타(Barchetta, ‘작은 보트’라는 뜻) 40대가 함께 모여 있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화려하면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페라리 몬자 시리즈의 이번 전시는 페라리 콩쿠르 사상 최대 규모다. 행사 관중들과 페라리 팬들을 위한 라이브스트리밍에는 올해 본 행사의 명예 심사위원을 맡은, 페라리 최고 디자인 책임자 플라비오 만조니가 해설자로 함께 참여했다.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홈페이지(https://pebblebeachconcours.net/)에서 라이브스트리밍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