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기술의 정점에 오른 소비재다. 뭐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지만 자동차 특허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특허들은 실제 적용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최근 공개된 4가지의 자동차 특허들이다.
범퍼 안쪽에 숨겨진 윈치
도심과 멀리 떨어진 오프로드일수록 필요한 것들이 많아진다. 그중에는 차량이 탈출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도움이 되는 윈치(Winch)도 있다. 나무에 와이어를 묶은 후 모터의 힘으로 와이어를 감아주면 탈출이 가능하다. 당연히 다른 차량을 구난할 때도 필수적인 장비다. 다만 차량 앞 부분에 부착되기 때문에 공기 저항이 생기고 미약하지만 연비 저하 상황이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한 특허가 등장했다.
얼마 전 R2와 R3, R3X의 세 차량을 동시에 공개한 리비안이 낸 특허로 최초 등록은 2022년 8월 말이었다. 범퍼 안쪽에 윈치를 수납하고, 와이어는 범퍼의 구멍 사이로 빠져나오는 구조다. 이에 더해 윈치는 원격 제어(스마트폰 등을 이용한)와 차량 내 장치나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할 수 있다. 혼자서 구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차량 앞 부분에 구동 관련 장치가 없는 전기차가 아니라면 적용되기 어려울 것 같다.
차체 오염을 막아주는 머드 플랩
요즘 차량에서는 볼 수 없지만 오래된 차량에는 세단에도 머드 플랩이 달려 있었다.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튀어 오르는 진흙이나 돌이 다른 차량에게 방해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용도였다. 물론 최근에는 SUV에도 머드 플랩이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포드는 이 머드 플랩과 비슷한 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 도로를 달릴 때는 뒤쪽 휠 하우스 안쪽에 수납되어 있다가 진흙이나 돌이 튀는 험로를 달리는 경우 이 머드 플랩이 활성화된다. 다만 과거의 머드 플랩처럼 뒤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차체에 진흙이 튀는 것을 막아주는 용도다. 그래서 휠 하우스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차체 밖으로 움직인다.
차량 속 워크스테이션
이번 자동차 특허 역시 포드의 것이다. 자동차 운전석 혹은 동승석에서 노트북을 펼쳐 본 사람은 한 번쯤 겪었겠지만 의외로 불편하다. 2열 좌석으로 이동해도 마찬가지. 잠깐 쓰는 것은 괜찮겠지만 긴 시간 작업을 이어 나가는 것은 무리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일을 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티어링 휠에 고정시킬 수 있는 작은 트레이 제품도 있다.
특허 이미지 만으로 포드가 만들고 싶은 것이 뭔지 쉽게 알 수 있다. 트렁크 리드가 열린 공간 안쪽에 트레이를 설치하고 이 부분을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서서 일을 하게 되는 셈인데, 이미 스탠딩 데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 서서 일하는 것이 마냥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게다가 포드의 이 특허는 전면 프렁크 부분에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쪽이라면 앉아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픽업트럭 카고 베드 확장 시스템
픽업트럭은 많은 짐이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짐이나 화물을 싣는 것이 차량의 주된 용도라면 공간이 더 필요한 경우가 자주 생길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GM의 특허다. 후방의 적재 공간에 추가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적재 공간이 필요하면 적재함 안쪽 공간에 수납되어 있는 트레이를 꺼내면 된다. 특허의 내용을 보면 트레이는 전동으로 움직이며, 최대 8피트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8피트면 대략 2.43m나 된다. 이 정도의 트레이가 나온다면 공간이 꽤 많이 확장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4가지 자동차 특허 중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것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템도 있고, 적용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자동차 특허도 있다. 무엇보다 가능할까 싶은, 소위 뜬구름을 잡거나 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가능할 것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 반갑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US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