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숨겨진 답을 찾는 것, 그것이 튜닝이다

서울오토살롱 2016이 호평 속에 관객몰이 중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튜닝 쇼 세마(SEMA, 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 출품업체가 한국을 직접 찾는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배기시스템, , 서스펜션 등 퍼포먼스 튜닝으로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름 높은 아크 퍼포먼스(Ark Performance)가 그 소문의 주인공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재미교포인 테드 H. . 서울오토살롱 2016 아크 퍼포먼스 부스에서 직접 만난 그를 통해 아크 퍼포먼스의 실제와 서울오토살롱에 출연한 인연 그리고 한국 튜닝산업의 발전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들어보았다.



자동차의 숨겨진 답을 찾는 것, 그것이 튜닝이다
테드 H 리 아크 퍼포먼스 CEO(우)와 스탭 마이클 정
한국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이 아크를 불렀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네시스 쿠페는 현대자동차를 재평가하게 만들었던 기종이었다. 그리고 국내에 출시되진 않았지만, 자동차 전문 매체나 블로그를 통해 1,000마력에 가까운 제네시스 쿠페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그것은 뜬소문이 아니라, 미국의 튜너인 아크 퍼포먼스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바로 그 아크 퍼포먼스가 한국의 서울오토살롱 2016을 찾았다.
 
테드 H. 리 아크 퍼포먼스 CEO에게 인터뷰에 응해 준 데 대한 감사를 전하자 매체 관계자들이 더 바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CEO와 아크 퍼포먼스의 일정은 매우 빠듯하다. 서울오토살롱 이후에 바로 미국에서도 튜닝 및 애프터마켓 쇼가 바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한국을 찾은 것은 결국 한국 자동차 튜닝 마니아들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크 퍼포먼스의 제품들을 한국에 선보인 것은 2년 전부터다.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던 리 CEO. 시장에서의 반응은 예상 외라는 표현마저 넘어설만큼 뜨거웠다. “결국 그것이 서울오토살롱 2016에 출품한 계기라고 전했다.

리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튜닝을 일생의 사업으로 삼은 경우다. “원래 전공은 경영과 심리학으로, 내 일은 엔지니어들이 최적의 업무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규정했다. 그런 그가 아크 퍼포먼스를 설립한 것은 2004. 그 이전에도 개인적으로 몇 명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주로 북미에서 생산되는 현대자동차를 튜닝하며 키워 온 역량이 하나의 튜너로 구현된 것이다.


자동차의 숨겨진 답을 찾는 것, 그것이 튜닝이다
아크 퍼포먼스 버전 제네시스 쿠페

배기 시스템의 강자, 드리프트 레이스로 우뚝 서다

튜너가 이름을 알리게 되는 부분은 역시 레이스다. 아크 퍼포먼스 역시 후륜구동 자동차들의 드리프트 레이스인 포뮬러 D에서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팀이다. 북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를 기반으로 튜닝한 모델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국내 마니아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도 바로 포뮬러 D에서의 활약상이 계기가 됐다. 또한 국내 팀으로는 지난 5월에 열린 2라운드 우승자 권수환 선수가 소속된 GP 드리프트를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북미에서도 현대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많았고,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나선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는 리 CEO. 미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가 많을 텐데 왜 북미 현대자동차였을까? “출시 당시 제네시스는 자사 최초의 FR(프론트십 엔진, 후륜구동) 방식의 쿠페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완벽한 자동차는 아니었다. 하지만 튜너로서는 욕심이 날 만한 자동차라 할 수 있다. 튜닝이란 게 바로 그런 거 아닐까. 완벽하지 않은 이유를 찾아 그 문제점을 개선하고 답을 찾는 것.”
 
아크 퍼포먼스가 미국 드리프트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게 된 것은 역시 배기 시스템 덕분이다. 실제 배기는 퍼포먼스 튜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00hp에 달하는 최고 출력은 물론이고 배기음까지, 고성능 튜닝 자동차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배기 시스템의 튜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튜너의 성취욕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퍼포먼스 튜닝을 바라는 고객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CEO배기음의 경우에는 밸브의 조절이 중요하다. 그것을 통해 소리를 조화롭게 섞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며 영업 비밀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아크 퍼포먼스의 배기 레이아웃이 적용된 BMW M3(F80)

아크 퍼포먼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배기 시스템이지만 휠과 서스펜션 역시 마니아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아크 퍼포먼스의 휠은 단조 방식을 주로 적용하고 있다. CEO단조 휠은 다소 무겁긴 하지만, 1,000hp가 넘는 고성능으로 드리프트를 하다 보면 결국 안정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양산 차량이든 튜닝 자동차든 안정성과 안전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크의 자동차 기대하라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내에 메르세데스-AMG 브랜드가 신설되는 등, 고성능 튜너들이 거대 자동차 회사와 협업을 넘어 공식 사업부로 편입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이는 장인적 튜닝 공방으로 계속 명맥을 이어나가는 방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를 물었다. “거대 자동차 회사는 시스템 면이나 연구 규모 면에서 쉽게 대적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세세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튜닝이고, 또한 튜너 개인의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개별 퍼포먼스 튜너가 매력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리 CEO메르세데스-AMG 등 기존 튜너가 거대 회사의 사업부로 들어가는 방식은 아크 퍼포먼스의 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의 꿈은 따로 있었다. “현재 디자인 중인 자동차가 있다. 즉 아크 퍼포먼스만의 자동차를 만들 계획이다.” 이런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도 좋은가 하는 질문에 그는 미국 테슬라만 해도 정보는 오픈되어 있다며 결국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내연기관을 그대로 가져갈 것인지, 전기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것인지가 남은 고민이라며 속내를 전했다.

서울오토살롱의 롱런을 기대하며

아크 퍼포먼스는 반 세기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최고의 튜닝 및 애프터마켓 쇼인 세마(SEMA) 출품 업체로도 유명하며, 그런 업체가 서울오토살롱을 찾는다는 것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화제였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튜닝을 주관하는 협회도 단일화되어 있으며 그 회원 자격을 얻는 기준도 매우 엄격하고, 또 그 중에서도 출품사로 진입하는 것은 한 단계 더 난이도가 있는 일이다. 선진 시장의 경험자인 리 CEO는 이번 서울오토살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우선 아직까지는 다소 열악한 한국 튜닝 시장의 조건 속에서 분투해 온 모든 업체의 건투를 기원한다. 미국과 한국의 튜닝 시장이나 쇼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국은 변화가 빠른 만큼 IT 분야에서 독보적인 면이 있으며, 쇼의 엔터테인먼트적 성격도 낯설지만 매우 흥미롭다. 여기에 출품 업체들의 전문성이 담보되고, 자격과 기준이 정교하고 엄격해진다면 장기적으로 서울오토살롱이 최고 권위의 자동차 튜닝 및 애프터마켓 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크 퍼포먼스 부스는 코엑스 3층 전시관 C홀 내에 만하트, 스톨츠, 핸즈 코퍼레이션 등 퍼포먼스 관련 튜너들이 모인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설치미술이라고 해도 어울릴 것 같은 배기 구조물들과, 시동만 걸면 금방이라도 굉음을 뿜어낼 것 같은 아크 퍼포먼스 튜닝 자동차들이, 그야말로 퍼포먼스를 위한 튜닝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을 유혹하는 중이다. 아크 퍼포먼스의 멋진 배기 부품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직 하루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