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 마니아들의 로망은 역시 퍼포먼스 튜닝이다. 하지만 이는 많은 리스크를 수반하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특히 유럽 프리미엄 제조사들의 자동차를 튜닝은 자동차 한 대를 새로 제작하는 것만큼이나 해당 차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한다. 즉 우수한 퍼포먼스 튜너는 제조사의 기술 발전 속도와 보조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만하트는 그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BMW 전문 튜너다.
튜너를 가리는 BMW 코드명 F의 ECU
어느 제조사든 개발 코드네임이 있지만 BMW만큼 유명한 경우는 드물다. 하나의 알파벳과 두 자리 숫자로 이루어지는 이 코드는 평범한 차주에서 자동차 마니아로 넘어가는 하나의 관문이기도 하다. 이 코드는 BMW 각 기종들이 시대를 거치며 겪은 변화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자동차 기술과 문화의 변화를 증명하는 하나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BMW 각 기종들의 코드명은 E에서 F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자동차 산업 흐름에 있어 중요한 장면이었다. 고성능 모델들이 자연흡기 중심에서 트윈 터보 방식으로 태세를 전환했고, 배기량도 다운 사이징했다. 하지만 더 큰 변화는, E 시대 자동차와 달리 튜너를 ‘가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ECU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 공유를 제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BMW의 정책이 반영된 결과이다. 자연스럽게 F로 시작하는 코드네임을 가진 자동차들의 ECU를 튜닝할 수 있는 업체도 그만큼 제한된다.
이는 일견 BMW가 튜너들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자체 고성능 디비전인 M의 독보적인 진화를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ECU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 신뢰도를 가진 튜너들만이 BMW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적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튜너를 제조사 기술 발전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셈이다.
전세계 두터운 지지층 가진 만하트
2015년에 이어 서울오토살롱 2016에 참가한 만하트 코리아는 대표적인 BMW 전문 튜너 만하트의 한국 법인이다. 20년 이상의 업력을 갖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견고하고 두터운 지지층을 갖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BMW의 코드명 F 자동차들의 ECU를 튜닝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튜너 중 하나가 바로 만하트다. 만하트 코리아는 지난 2014년 말 국내에 소개된 후, XTM의 자동차 튜닝 프로그램 ‘더 벙커’에도 등장하며 한국에서도 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사업상 독일에 몇 년간 체류했을 때, 고성능이면서도 자동차의 고유한 유전형질을 해치지 않는 만하트의 튜닝에 반했다. 다른 고성능 튜너들이 갖고 있지 못한 매력이었고, 이것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 법인의 강성욱 대표의 전언이다. 자동차 부품 관련 무역 및 유통업으로 업계에서 명망을 쌓은 강 대표 본인이 우선 자동차 튜닝에 큰 애정을 갖고 있기도 하다. 또한 만하트의 튜닝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본인의 BMW 차량 역시 만하트 튜닝을 적용해 운용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오토살롱 만하트 부스를 장식했던 MHX6 800, 미니 존 쿠퍼 웍스 F300도 강 대표 본인의 자동차일만큼 만하트에 대한 애정이 깊다.
특히 MHX6 800의 베이스가 되는 BMW X6 M은 4.4리터(4,395cc) V8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그 자체로도 최고 출력 575hp(6,000~6,500rpm) 최대 토크 76.5kg·m를 발휘하는 차량이다. MHX6 800라는 명칭은 말 그대로 최고 출력이 800hp까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최대 토크는 무려 102.1kg·m에 이른다. 적용된 튜닝 키트는 만하트의 ECU 리미트 해제 및 최적화 소프트웨어, 만하트의 터보차저와 스테인리스 머플러가 결합된 스테이지 3로 BMW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단순히 최고 출력의 수치만으로 보면 1,000hp 대 자동차들도 즐비한 튜닝 분야에서, ‘이게 한계인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더군다나 BMW의 V8 트윈터보 엔진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만하트의 튜닝 철학은 수치에 머무르지 않는다. “BMW가 코드네임 F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자동차에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 아니겠나. 트랜스미션이 견딜 수 있는 출력의 한계는 분명하다. 튜닝의 목적은 자동차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함이지, 극한의 힘을 짜내서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강성욱 대표는 만하트 튜닝의 가치를 이와 같이 전했다.
한국 튜닝시장 활성화 고려한 전략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만하트의 관심과 애정은 본사의 크리스토프 에르푸르트 회장이 2년 연속 서울오토살롱 참가와 그 홍보 사항을 직접 챙기고 지원할 정도로 크다. 해외 제조사의 경우 홍보에 대한 책임과 비용을 해당 국가의 지사에서 진행하길 바라는 경우가 많은 점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지난 해에는 독일에서 활동 중인 유명 레이싱 모델을 직접 섭외해 파견했을 정도다. 본사와 국내 총판의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이어야 한다면, 만하트는 그 선례인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크리스토프 에르푸르트 회장의 가업은 자동차가 아니라 벽지 사업이다. 그것도 200년이 넘은 가업으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상표다. 그런데 정작 이 사업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만하트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에르푸르트 회장 역시 한국에서도 튜닝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 움직임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서울오토살롱 2016 등 한국 튜닝 및 애프터마켓 시장의 성장에 대한 전략을 갖고 있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매우 역동적이다. 특히 신제품에 대한 열망이 강하며, 높은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BMW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며 디젤 기종에 대한 선호도 확실하다. 만하트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는 튜닝 키트와 소프트웨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만하트는 한국의 브레이크 제조 기업인 스톨츠와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스톨츠의 고품질 브레이크를 유럽에도 소개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만하트는 기본적으로 전세계 26개국에 튜닝 제품을 수출할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수준 높은 부품 제조업체들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유럽 자동차 시장 및 애프터마켓 시장 진출을 돕고 있는 선진적 역할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프리미엄 제조사의 전문 튜너라면 우선 부담부터 갖고 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닌 게 아니라 BMW 3시리즈와 M3의 가격차만 생각해 봐도 그런 선입견이 생기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우선 즐겨 보시길 권한다. 특히 청주에 있는 만하트 코리아 본사의 매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꼭 튜닝을 하는 고객이 아니어도, 만하트가 BMW의 브랜드 이미지만큼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친숙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조사를 잘 이해하는 튜너의 손길이 닿은 자동차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내년 서울오토살롱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만하트 코리아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