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뉴욕오토쇼]현대차, 제네시스 SUV와 쏘나타로 명예회복 노린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4 14~4 23일에 걸쳐 열리는 뉴욕 오토쇼에서 현대자동차,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럭셔리브랜드 제네시스가 각각 1개의 월드 프리미어와 1개의 북미 프리미어를 공개했다. 먼저 월드 프리미어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SUV 콘셉트인 GV80이며, 북미 프리미어는 국내에서 국내에서 뉴 라이즈로 불리는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다. 한편, 북미 시장 출시 여부로 설왕설래를 낳은 그랜저 IG의 경우는 공개되지 않았다.

GV80 콘셉트, 제네시스의 첫 SUV 도전

제네시스가 현대자동차의 라인업에서 독립해,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은 지 1 5개월이 지났다. 그간 제네시스는 독자적인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기존 차량의 명칭을 변경하고, 지속적인 라인업의 확장을 꾀해왔다. 제네시스는 2016 뉴욕 오토쇼에서 후륜 구동 중형 세단인 G70 콘셉트 카를 선보인 바 있으며, 2017 뉴욕 오토쇼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인 SUV의 콘셉트 카 ‘GV80’을 공개했다.

GV80은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제외하면, 제네시스의 라인업임을 알아보기 어려울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헤드라이트는 좌우 각각 4개의 LED로 구성되었으며, 헤드라이트가 위아래로 나뉘어 있다. 헤드라이트는 가로로 얇고 길게 뻗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G80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메쉬 타입의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측면의 캐릭터라인은 프론트 펜더부터 시작해서 리어 라이트의 끝부분까지 이어진다. 리어램프 역시 헤드라이트와 같이 가느다란 2줄로 되어있다. 독특한 점은 5스포크 휠과 B필러 및 C필러, 사이드 스텝을 격자무늬로 장식했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아스팔트 위에 남겨진 스키드 마크와도 비슷해 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사이드 미러의 부재다. GV80은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사각지대 해소와 공기저항 감소라는 이점 덕분에 미래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적용한 자동차로는 폭스바겐 XL1 BMW i8 콘셉트 카, 대형 트럭인 볼보 FH420의 콘셉트 카 등이 있다.
 
GV80이 선보이는 운전자 조작 인터페이스의 설계 콘셉트는 HMI(휴먼 머신 인터페이스) . 이 콘셉트는 각 장치에 대한 유저의 직관적이고 심플한 조작에 의해 다양한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작동하도록 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다. 우선 이미지를 보면 계기반 위쪽에서부터 조수석 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22인치의 곡선 OLED가 눈에 띈다. 이 인터페이스는 터치 패드와 필기 인식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상태 바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비게이션, 메뉴 등 4개의 화면으로 분할할 수 있다. 덕분에 센터페시아 중앙은 조잡하지 않고 간결해졌다

인테리어 도어트림과 센터페시아 등은 명품 패션브랜드에서 보이는 수공예 제품적 성격을 반영했다. 스티치를 적용한 세미 아닐린 가죽(본바탕 염색 가죽에 가까운 느낌과 색상을 구현한 가죽)은 외관 디자인의 고급스러움과 조화시켰다는 것이 현대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GV80은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동시에 외부 전원을 통해 충전가능한 플러그인 전기자동차다. 다만, 구체적인 파워트레인의 구성과 동력성능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투싼 ix를 통해 수소 연료 전지 기술력을 선보인 적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로 상용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량을 사수하라

현대자동차의 국내 명명법과 북미 시장의 명명법은 상이하지만, 쏘나타라는 기존과 동일한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페이스리프트 기종에 붙은 뉴라이즈라는 이름은 삭제했다.

지난 2004, 북미 시장에 출시한 5세대 NF쏘나타는 최고 16 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6세대로 2009년에 공개한 YF는 최고 24 5,000대로 쏘나타 판매량의 정점을 찍었다. 7세대인 LF쏘나타를 출시한 2014년과 2015년만 해도 판매량은 평균 수준을 유지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LF쏘나타는 19 9,000대를 기록하며 7%가량 급락했다. 이에 더해 2017 1분기에는 3 8,000대로, 2016 1분기 대비 40%나 감소했다. 쏘나타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쏘나타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국내에서도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승부수다. 먼저 패밀리 룩의 중심이 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헥사고날에서 캐스캐이딩 그릴로 바뀌었다. 헤드램프는 3세대 i30의 형태처럼 날카로워졌다. 뒷면에서는 과거 트렁크 리드의 좌측 하단에 붙였던 ‘SONATA’ 레터링은 후면 중앙으로 배치해 시인성을 높였으며, 트렁크 손잡이는 상하좌우로 4등분된 엠블럼의 상단부분으로 옮겼다.

퍼포먼스에서도 개선된 면이 있다. 비틀림 강성이 약 12%증가한 차체와 함께 리어 서스펜션의 트레일링 암의 굵기를 약 21%가량 늘려 제작해 선회 성능을 향상시켰다.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가 없다. 엔진은 163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기존 직렬 4기통 2.0리터(1,999cc) 자연흡기 엔진과 245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2.0리터91,998cc) 터보차저 엔진 2종류다. 6단 자동변속기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가속력과 효율성, 정숙성을 구현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진과 안전 사양 등의 품질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번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한 제네시스 콘셉트 카와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기종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키느냐에 따라, 향후 상당기간 현대자동차가 북미시장에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