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토살롱 미리보기, 스마트한 엔진오일 교체법

발달한 웹, 모바일 서비스 환경을 기반으로 최근 한국인들의 정보 습득력은 놀라울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 또한 공개된 정보가 많다 보니, 제원정보 등으로 한정한다면 웬만한 자동차 기자에 못지 않은 지식을 습득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자동차 관리나 부품들의 구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엔진오일과 첨가제 등의 분야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구매하고 협력점에서 이를 교체하는 방식을 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상호 교류하는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2017 서울오토살롱에 참가하는 제조사를 중심으로, 세분화된 유저들의 니즈에 맞춰 발달하고 있는 윤활유 및 첨가제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가치 있는 빅데이터, 차량과 유저의 니즈를 해석하다

자동차는 주행뿐만 아니라 정차하고 있는 순간에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ECU가 발달하며 이 정보들은 기록으로 축적된다. 개별 차량의 기록들이 모이면 운행 거리에 따른 해당 차량의 성능과 특성이 도출된다. ECU 기술의 완성도와 클라우드 컴퓨팅, IoT(Internet of Thigns, 사물인터넷) 등에 기반한 실시간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로부터 생성되는 정보들을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또한 빠르게 취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 개발에, 그리고 애프터마켓과 윤활유 관련 제조사의 신차 및 신제품 개발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던 영역은 자동차 및 자동차 연관 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애프터마켓의 제품의 경우, 자동차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장치와, 이를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정리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를 가진 기업이라면 거대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전장, 스마트 제품들을 제조하던 기업들의 가능성이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이번 서울오토살롱에 참여하는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몬스터게이지 OBD(On-board Diagnostics, 차량 진단 모듈)2라는 제품명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평균 연비, 퓨얼컷, DPF(디젤 미립자 포집필터) 상태, TPMS(타이어 공기압 경고), 배터리 잔량 및 전압, 트랜스미션 오일 및 엔진 오일 온도, 토크, 출력, 흡기 및 부스트의 압력 등 자동차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장치다. 자동차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고자 하는 고성능 차량이나 튜닝카 유저, 혹은 운행 거리로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 측에 의하면 몬스터게이지 OBD2가 장착된 차량은 6만 대(서버등록자 기준)에 달한다. 이로부터 취합되는 정보들은 곧 운전자 본인도 몰랐던 니즈를 대신 이야기해주고 있다. 스마트온 측은 소모품의 교환주기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맞춤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스마트키를 포함한 전장을 주 사업영역으로 하던 기업이 윤활유 쪽으로 확장한 바탕이자, 향후 비즈니스의 전개 방향이기도 하다. 참고로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은 TPM 모니터링 서비스를 2017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료별 엔진오일 규격은 어떻게 다를까?

먼저 자동차의 엔진오일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엔진오일은 연료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불꽃 점화를 하는 방식의 가솔린 엔진용 엔진오일은 비교적 제원 성능의 구현에 제한이 적어 제조가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다. 액상 LPG를 사용하는 LPi 엔진을 위한 엔진오일 역시 제조 난이도는 가솔린과 비슷하다. 특히 배기 가스가 적고 엔진오일 교환 주기가 긴 것이 특징이다.
 
디젤 엔진용 엔진오일은 사정이 다소 복잡하다. 높은 압축비를 이용해 압축 착화 방식을 택하는 방식인데다, 터보차저 등 과급이 일반화되어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DPF 장착 차량들은 장치 안에 포집된 미세먼지를 태우기 위해 연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DPF를 자주 구동하게 만드는 요소들인 황, 황산회분, 인 등의 물질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국내 엔진오일들의 황, 황산회분, 인의 양을 제한하는 규격은 유럽 ACEA(유럽자동차공업협회) HTHS(High Temperature High Shear, 고온고속점도) 점도 C를 기준으로 한다. 참고로, HTHS 점도 규격에 의한 황산회분 규격 구분은 아래 표와 같다.

HTHS
점도값(단위: cp)
황산회분
C1
2.9
0.5% 이하
C2
2.9
0.8% 이하
C3
3.5
0.8% 이하
C4
3.5
0.5% 이하

※엔진오일 온도는 150℃ 기준이며, 르노삼성자동차 디젤 차량과 일부 수입 디젤차의 경우 C4 규격의 엔진오일을 권장

자동차와 운전자의 성격에 따라 필요로 하는 점성도 다르다?

통상 엔진오일 용기의 겉면에는 ‘5W30’처럼 한 자리 숫자와 ‘W’, 그리고 30이라는 수치로 점도가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숫자+W는 저온에서의 점도를 가리킨다. W는 겨울을 의미하는 윈터(Winter)의 머릿글자다. W앞의 숫자가 낮을수록 저온에서 끈적해지는 성향이 낮아 크랭크축의 회전이 원활해지고 시동성이 높아진다. 통상 동절기 시동성에 관련된 수치로 알려져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 수치는 낮은 온도에서 얼마나 빨리 실린더 전체에 퍼질 수 있는지를 보는 지표다. 통상 0W라면 -35℃에서 6,200mPa.s(밀리파스칼세컨즈)에 해당한다.
 
뒤의 숫자는 고온에서 얼마나 점도를 유지하느냐 하는 수치이다. 즉 고회전 영역에서 피스톤과 실린더 내벽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치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이 수치가 40이라면 150℃의 조건에서 2.9mPa.s의 점도를 보인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온에서도 엔진오일이 피스톤을 놓치지 않고 잘 보호하는 능력은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만큼 연비가 나빠진다.

엔진오일에는 낮은 온도에서의 시동성을 말하는 동점도와, 고회전 영역에서의 점도가 동시에 표시된다

이렇게 본다면 자동차의 특성, 혹은 운전자의 주행 성향에 따라 필요한 엔진오일의 규격은 대략적으로나마 산출된다. 예컨대 최고 출력 132hp, 최대 토크 16.4kgm 1.6리터(1,591cc)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현대자동차 아반떼(AD)의 경우를 설정해보자. 이 때 운전자가 시내 주행과 고속주행(60km/h 기준) 50:50 비율로 운행한다면 5W30 제품이 적합할 것이다. 간선도로와 시내 도로 모두를 활용해 출퇴근하는 신도시 거주 직장인들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고속 운행 비중이 80% 이상 높아진다면 고온 점도 표시가 40으로 되어 있는 오일이 적합하다. 만약 도심과 고속 주행의 비율이 동일하지만 엔진 회전수를 높게 쓰는 3.0리터급 가솔린 엔진 자동차라면 역시 고온 점도값도 높은 엔진오일이 적합하다.

몬스터블러드의 5W30 C4(왼쪽), 5W40 C3 올인원 엔진오일(오른쪽)

점도를 선택하는 데 있어 자동차의 나이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운행 기간이 7년 정도를 넘어가면, 실린더 내벽과 피스톤의 스크래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유막으로 메워줄 수 있도록 고온 점도값이 높은 엔진오일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2.0리터 이상의 자동차들은 7년 이상 주행했을 때, 고속 주행 비율이 30%만 넘어도 고온 점도값이 높은 엔진오일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참고로 진동이 큰 노후 경유차 역시 마찬가지다. 참고로 몬스터 게이지 OBD2 스캐너에는 카클라우드(Carcloud) 앱을 통해 차량의 여러 조건과 운전자의 습관에 맞는 점도값을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차량들을 위한 엔진오일?

앞서 살펴보았듯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은, 6만 명에 달하는 몬스터게이지 OBD2 이용자 및 서버 유저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연구실 환경이 아닌 실제 주행 정보로 얻어진 이 데이터는, 한국의 많은 유저들이 실제로 도심과 고속 주행 비율이 4:6, 5:5, 6:4 사이에 몰려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즉 극단적으로 장거리, 고속 주행을 자주 하는 특수 직종 종사자가 아니라면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의 호환성이 좋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은 고온 점도값을 35에 맞춘 몬스터블러드 올인원 5W35 규격의 엔진오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 엔진오일은 500ml 단위로 되어 있어, 1리터 단위 엔진오일 구입 시 발생하는 낭비를 최소화했다는 경제성도 갖추고 있다. 예컨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W204)220 CDI기종의 경우 엔진 오일은 약 6.5리터 정도로 알려져 있다. 1.0리터 용량 기준이라면 500ml는 버려져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엔진오일은 자동차의 성능 구현과 내구성의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모품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자동차와 관련된 제품의 제조사들이 가진 기술은 거의 평준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조사들의 승부수는 유저들의 습관과 자동차의 상태에 관한 데이터를 얼마나 실시간으로, 다량 확보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