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의 전설 아일톤 세나, 맥라렌으로 부활하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2017 12 10, 맥라렌이 공도주행이 가능한 트랙카를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출시와 함께 P1 P1 GTR이 포함된 맥라렌의 얼티메이트 시리즈로 편입되었다. 최고 출력을 의미하는 숫자에 C, S, GT, LT 따위의 알파벳이 뒤따르거나, 포지션 1위를 의미하는 P1등의 기존 맥라렌의 작명법과 달리, 이 트랙카에는 세나라는 명칭만 붙여졌다. 하지만 평소 맥라렌을 좋아했거나 모터스포츠를 관심 있게 봐온 사람이라면 의미심장한 두 글자의 뜻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맥라렌의 세나 1984년부터 1994년까지 활약한 브라질 출신의 F1 드라이버이자, 모터스포츠의 전설로 통하는 아일톤 세나(Aryton Senna)로부터 따왔다. 아일톤 세나는 전성기라 할 수 있었던 1988년부터 1993년까지 8년간 맥라렌의 레이서로서 수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1994년 윌리엄스로 이적한 후, 이탈리아 이몰라 서킷에서의 사고로 인해 단명한 비운의 드라이버이다.


F1의 전설 아일톤 세나, 맥라렌으로 부활하다
맥라렌의 F1 머신을 조종하고 있는 아일톤 세나 (이미지 출처: www.fomula1.com)

외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나는 720S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플랫폼은 다르다. 세나의섀시는 720S에 적용되었던 모노케이지 Ⅱ(맥라렌의 일체형 카본 섀시 제작 기술을 의미)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노케이지 Ⅲ가 적용되었다. 건조중량(각종 오일, 연료 등을 제외한 상태)인 점을 감안해도 1,198kg에 불과한 중량은 획기적이다. 섀시뿐만 아니라, 거대한 프론트 스플리터, 리어 디퓨저, 리어 스포일러, 사이드 스커트 등의 에어로 다이내믹 파츠와 시트, 센터 콘솔, 센터페시아 등의 인테리어 역시도 카본 파이버를 적극 채용해 경량화를 이루었다.

720S와 세나의 차이점은 외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세나에는 앞서 설명한 에어로 다이내믹 파츠 이외에도, 프론트 보닛에 뚫어놓은 덕트, 드라이버가 직접 트랙을 살필 수 있도록 도어 하단부에 설치한 유리, 프론트 및 리어 브레이크의 냉각을 위한 공기흡입구, 중앙으로 모아진 배기구,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뀐 LED 리어램프 등 상당 부분이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서스펜션 시스템은 P1에서 선보인 바 있는 레이스액티브 섀시 컨트롤 시스템(이하 RCC) 2세대 버전이 적용되었다. 2세대 RCC는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구조로, 기존의 기계식 안티 롤 바를 대신하는 유압식 댐퍼가 장착되어있다. 브레이크는 모터스포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했다. 세나는 센터 락 방식을 적용한 초경량 합금 휠을 장착했다. 또한 타이어로는 맥라렌의 기술협력 파트너인 피렐리와 협업해 제작한 P제로 트로페오 R 타이어가 장착되었으며, 전륜 245/35R19, 후륜 315/30R20의 사이즈를 갖고 있다.

미드십 레이아웃의 엔진은 789hp의 최고 출력과 81.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V8 4.0리터 트윈 터보 차저 엔진으로 7 DCT와 결합되어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도로주행도 염두에 둔 만큼, 자동으로 변속되는 오토모드가 기본이며, 필요 시 시프트패들을 통해 완전한 매뉴얼 모드를 구현할 수도 있다. 세나의 파워트레인을 슈퍼카의 가속력을 논할 때 사용하는 지표인 무게당 출력비로 환산하면 679hp/(688ps/)에 달한다. 참고로 맥라렌 P1의 무게당 출력비는 656hp/톤이다. 맥라렌 측은 이러한 성능을 갖춘 세나에 대해, 공도 주행과 트랙 주행이 모두 가능한 자동차 중 중 최고의 성능을 지닌 자동차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세나는 트랙 22(2022년까지 15종의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계획) 중 세 번째 기종으로, 500대만 한정 판매한다. 2018 3월에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실제 판매는 2018 3분기부터라고 맥라렌 측은 전했다. 이 자동차의 가격은 영국 기준으로 75만 파운드(한화 약 10 9,888만 원)에 달한다.



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