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1위의 PGA 투어 선수 버바 왓슨이 워터해저드 위를 날아다닌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제조사 오클리와, 브랜드 앰배서더인 버바 왓슨이 골프 코스 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한편 새로운 볼거리가 될 탈 것을 선보였다. 버바 왓슨의 이름과 성의 이니셜로 만들어진 BW1 호버 크래프트다.
버바 왓슨은 필 미컬슨과 함께 PGA 투어 선수 중 몇 안 되는 왼손잡이이자 최고 420야드(약 380미터)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구현하는 장타자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공을 가장 멀리 보내는 선수 중 한 명인만큼 다음 샷 까지의 이동이 가급적 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어 프로들은 대회 중 걸어서 이동하지만 경우에 따라 카트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장 600야드에 달하는 파5 도그레그(휘어 있는 코스 형태)홀의 측면에 워터 해저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빠른 이동을 위해서는 이 워터해저드를 날아서 건너는 것이 지름길이다. 공식 대회라면 카트도 불가하겠지만, 이벤트성 대회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 때 지상과 수상 모두 이동할 수 있는 호버크래프트(공기부양정)가 있다면 어떨까? 오클리와 버바 왓슨은 이와 같은 엉뚱한 상상을 실현했다.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호버크래프트 BW1은 최고 속도 45mph(70km/h)로 물과 잔디 위를 건널 수 있다. 물 위든 지상이든 떠서 달리는 방식이므로 잔디 손상도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오클리 측의 개발자는 “잔디가 예민한 그린을 30회 이상 지나다녀도 흔적이 없다”며 BW1 호버크래프트의 친환경성을 설명했다.
또한 호버크래프트 타입의 골프 카트는 골프에 새로운 볼거리를 구현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당사자이자 브랜드 앰배서더 버바 왓슨은 “굳이 골프가 아니더라도 호버크래프트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며 BW1과 같은 호버크래프트 골프 카트가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이 기발한 수륙양용 골프카트 BW1의 가격은 약 5만 8,000 달러, 한화 약 6,493만 원으로 독일 제조사의 중형 세단 가격이다.
실제로 오클리와 버바 왓슨은, 버바 왓슨의 엄청난 드라이버 비거리에 착안하여 다양한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버바 왓슨과 오클리는 웨어러블 드론 기술을 활용한 BW 에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대형 드론에 골프백을 싣고 하늘을 날아서 이동하는 이 장비는, 특히 버바 왓슨처럼 엄청난 타구 속도와 거리로 인해 낙구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할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이러한 뉴모빌리티가 투어 경기 중에는 이런 장비의 사용이 어렵고, 아마추어 중에는 이러한 장비를 필요로 할 정도의 장타자가 흔치 않다. 그러나 골프든 새로운 모빌리티든, 결국 실용성과 ‘펀’ 요소가 고도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이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오클리와 버바 왓슨의 흥미로운 협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