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혼다는 일본 국립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이하 ‘JAXA’)와 손잡고 우주 환경에서 인간이 체류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의 실현 가능성 검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이 장기간 우주 공간에 머무를 때 필요한 산소와 수소 및 전기 등을 유인 거점 공간이나 이동 차량에 공급하는 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혼다와 JAXA는 이미 이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은 그 시스템의 실현 가능성을 공동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두 기관 측은 전했다.
우주 공간에서 장기간 체류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위한 산소, 산소와 반응시켜 물을 만들 수 있는 수소, 그리고 전기가 필요하다. 사실 이 계획은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FCEV) 시스템의 개념을 크게 확장한 것이다.
혼다와 JAXA는 2020년 11월부터 3개년으로 잡고 공동 연구 협정을 체결했다. 이러한 연구에서 목적지로 상정된 곳은 역시 달이다. 정확히는 달 궤도 유인 거점인 ‘게이트웨이(Gateway)’와 월면 거점이라 할 수 있다. 혼다의 진보한 고압 물 분해 기술 및 연료 전지 기술이 이런 상상력을 가능케 한 셈이다.
JAXA는 게이트웨이에서의 산소 제조 및 월면 이동용 차량에 대한 전기 공급 등 필요한 과제와 시나리오에 기초해 계획 전체를 조율하고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혼다는 이 시나리오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을 맡는다. 2021년에는 지난해 구체적으로 도출된 과제를 기반으로 기술 실현 가능성 검토를 진행하는 것이 주 계획이다. 금년도의 결과는 역시 내년도 실현 가능성 검토 및 연구의 자료가 된다.
순환 재생 에너지 시스템은 고압 물 분해 기술과 연료전지 시스템을 결합한 것으로, 원천적인 에너지로는 태양 에너지를 사용한다. 산소는 호흡할 공기를 만드는 데 쓰고 수소는 월면과 달 궤도 게이트웨이를 오가는 수송기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또한 두 시스템을 결합한 FCEV 시스템은 월면차를 움직이는 데 사용된다.
혼다의 고압 물 분해 시스템은 별도의 컴프레서를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부피가 작고 수송 및 이동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오랫동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해 연구해 온 혼다는 2002년 세계 최초로 FCEV를 리스 판매한 제조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재는 북미 시장에서 전동화 전용 차량 클래리티에 FCEV 라인업을 두고 있기도 하다. 2020년 하반기에는 토요타와 협업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생산한 전기를 소분하여 재난에 대비하는 시스템의 시뮬레이션도 선보인 바 있다.
혼다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외에 민간용 제트기 사업 부문인 혼다 제트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꿈의 힘(Power of Dreams)’를 실현해가고 있다. 혼다와 JAXA의 연구가 인류사에 어떤 공헌을 할지 기대해볼 만하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