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에서도 로봇 배송 실험이 진행됐다. 기아와 현대건설, CJ대한통운이 참여한 실증 사업에서다.
기아는 PBV와 로보틱스 기술의 연계를 통해 물류 혁신을 위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추진하는 중이다. 최근 기아는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함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실증 사업은 기아가 CES 2024에서 밝힌 바와 같이 로보틱스 기술과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PBV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기아가 현대건설, CJ대한통운 등과 함께 한 이번 실증 사업은 로봇이 활용된 라스트마일 솔루션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장소는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고양시 덕양구 소재) 거주민들에게 택배를 배송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물론 완전한 로봇 배송은 아니었다.
구체적으로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과 연계해 택배 기사가 스팟과 함께 물품을 배송하도록 했다. 택배 기사가 봉고 EV 차량에 스팟과 배송 물품을 싣고 배송지 인근으로 이동한 뒤, 차량에서 스팟과 배송 물품을 하차시키면 스팟이 적재함에 배송 물품을 실은 채 고객의 집 앞까지 물품을 배송하고 차량으로 복귀, 추가 배송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번 실증 사업에 쓰인 스팟에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첨단 로봇 기술에 디하이브의 로보파일럿(Robopilot) 플랫폼 기능이 더해져, 배송 과정에서 각종 장애물을 피해가는 것은 물론 빌딩 내 계단 등 복잡한 경로도 문제없이 이동이 가능했다. 다만 빌딩이나 아파트가 아닌 빌라, 지하로 내려가 오른쪽과 왼쪽으로 여러 번 방향을 바꿔 이동해야 하는 곳까지 완벽한 배송이 가능하려면 시간은 꽤 많이 걸릴 것이다.
기아는 로봇 배송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배송 효율성 개선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는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얻은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5년 첫 중형 PBV 모델인 PV5가 출시되면 해당 모델을 활용해 PBV와 로보틱스 기술을 연계한 물류 솔루션의 사업성을 추가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대형 PBV인 ‘PV7’을 활용해 로봇 배송에 최적화된 기능을 개발하는 등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실증 사업은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등 물류, 건설 분야 국내 최고의 파트너사뿐만 아니라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 등과 함께 미래 물류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시작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미 올해 1월 기아는 CES 2024에서 다양한 PBV 모델을 공개했고 CJ대한통운은 물론 쿠팡과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우버 등의 모빌리티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PBV 전용 사업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