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따라 차량 관리 방법이 달라진다.
오늘 날씨는 전국에 봄비가 내리는 중이다. 어제 서울 등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크게 올랐지만 봄비 덕에 낮 기온은 20도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렇게 고마운 봄비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봄은 황사와 꽃가루의 계절인 만큼 봄비에는 먼지와 꽃가루가 섞여 있다. 먼지떨이를 이용해 차에 쌓인 것들을 자주 털어줄 수도 있겠지만, 먼지떨이가 깨끗하지 않다면 미세먼지와 황사에 섞여 있는 미세한 모래가 차량 표면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이 흔적은 바로 스월 마크로 이어진다.
꽃가루가 마른 상태라면 블로워
꽃가루가 비에 젖지 않은 상태라면 강한 바람으로 불어내는 것만으로 쉽게 날아간다. 이런 블로워(blower)는 먼지떨이와 달리 도장면에 직접 접촉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차량용 진공청소기 중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제품들이 꽤 있다. 문제는 비오는 날씨로 꽃가루가 물에 젖었을 때 생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비가 오면 다 씻겨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꽃가루는 비를 맞게 되면 얇은 피막이 찢어지며 펙틴(Pectin)이란 물질이 흘러나온다. 펙틴은 세포를 결합하는 작용을 하는데, 펙틴이 물기와 반응하면 자동차 도장면에 흡착된다. 흡착된 펙틴을 장시간 방치하면 도장면에는 펙틴이 수축되면서 생긴 주름이 남는다. 이 주름은 오렌지필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도장면의 변색을 만들기도 한다. 비오는 날씨와 꽃가루가 만드는 폐해다.
도장면을 보호하는 두 가지 방법
꽃가루의 공습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PPF 시공이다. 하지만 연식이 어느 정도 되는 차량에 PPF 필름을 시공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 운전자도 많을 것이다. 다행히 도장면에 왁스를 발라두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펙틴에 의한 얼룩은 물론 미세먼지나 황사가 만드는 도장면 손상을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이다.
4월도 그렇지만 본격적인 꽃가루의 계절은 5월과 6월이다. 이 계절이야말로 엄청난 양의 꽃가루가 발생한다. 사람은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자동차 역시 괴로운 계절이다. 쌓여 있는 꽃가루에서 흘러나온 펙틴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은 고압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꽃가루와의 싸움은 시간이 필요
최대한 꽃가루에서 흘러나온 펙틴이 남아있지 않도록 고압수로 꼼꼼하게 제거해 줘야 한다. 펙틴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물기가 마르면서 다시 펙틴이 묻어 나오는 경우도 생긴다. 아울러 프리워시 단계에서 스노우폼 분사 후 오염물이 충분히 불려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후 미트질을 꼼꼼히 해준다.
미트질을 할 때도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결합되면 스월마크를 남길 수 있다. 버킷에서 오염물을 헹궈주는 과정을 더 자주 할 필요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내 세차장이거나 지붕이 있어 꽃가루가 내려앉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세차장이 좋다.
글 / 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