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자동차 관련 산업을 유럽과 미국 주요 제조사들의 OEM으로만 인식한다면 구시대적인 편견이다. 특히 타이어 및 전자 부품 분야는 중국 및 아시아 국가 제조사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분야다. 하반기로 다가온 중국의 국제 타이어 엑스포와, 2017년 참가 업체 계약을 시작한 대만의 자동차 부품 관련 전시 소식은, 한국의 주요 자동차 관련 기업과 마니아들도 주목하는 소식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4회 중국 국제 타이어 엑스포
중국 상하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14회 <중국 국제 타이어 엑스포(CITEX)>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전시회는 9월 26일(월)부터 28일(수)까지 3일간 진행된다. 현재까지 타이어 및 휠 관련 전시회로는 싱가포르 타이어 엑스포와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를 다투는 규모다.
사실 한국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저품질 제품이나 ‘미투’를 넘어서 도를 넘은 아이디어 베끼기 등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업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타이어 및 휠 제조 기업들은 유럽 및 미국의 타이어 제조사 OEM을 맡으며 기술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각 회사의 연구진들을 스카우트하면서 OEM의 수주 범위를 고급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독자 개발 제품들을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 저렴한 편인 중국의 노동력 자원도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다.
실질적으로 아시아에서 모터스포츠 산업이 발달한 인도네시아라든가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의 참가자 및 바이어들이 전체 고객의 28%에 달하며, 미국 바이어들도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고 지원을 통해 한국 타이어 및 휠 제조사의 참가를 독려해 왔다. 지난 해 금호타이어는 해당 전시 기간에 중국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차이나 투어링카 챔피언십(CTCC)>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대회는 중국 최대 관영통신사인 CCTV가 중국 전역에 중계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다만, 2016년의 경우는 국제 정치적인 긴장상황으로 인해 이와 같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 박람회에 참가하는 한국 업체가 정확히 확인되고 있지는 않으나, 중국 시장은 물론 이 박람회를 찾는 바이어들의 국적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타이어 및 휠 제조기업으로서는 가벼이 볼 수 없는 전시라 할 수 있다.
매년 4월에 진행되는 대만 국제 자동차 및 모터사이클 부품 박람회인 <타이페이 AMPA 2016>와 <오토트로닉스 타이페이>가 2017년 참가 기업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코트라와 같은 무역 관련 기관인 대만 무역발전협회(TAITRA, 이하 ‘TAITRA’)가 주관하는 해당 전시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연관되는 전자부품 분야에서도 비중 있는 전시로 자리잡았다.
<타이페이 AMPA>는 자동차 중심의 모터쇼와 튜닝쇼를 모두 합쳐 놓은 성격의 전시이며, <오토트로닉스 타이페이>는 자동차 및 모터사이클의 전자부품 제조사들이 참여하는 전시다. 대만은 정밀 전자 부품 산업에 있어 오래 전부터 각광받아왔다. 특히 악기라든가 영상기자재 등에 사용되는 전자 회로는 대만 제품의 인기가 높았던 만큼 그 특성과 존재감이 확실하다. 주로 기업 간 거래 및 계약을 위한 전시 성격이 강하지만, 한국의 모터쇼나 <서울오토살롱>과 유사한 일반 관람객을 상대로 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어 자동차 마니아들의 4월 관광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