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는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마켓 전시 <오토모티브위크 2016>이 지난 9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진행되었다. 총 230여 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행사는 규모 면에서 지난 2013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그 현장을 통해 살펴본 성과와 아쉬움,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전시가 앞으로 찾아야 할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오토모티브위크 2016>은 비교적 순탄치 않은 시기에 열렸다. 자동차 구조 변경이나 튜닝, 드레스업에 관한 정부 기조가 규제 완화 방향을 제시한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갑자기 랩핑 등 드레스업 부분에 대한 규제안이 발의되는 등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전시가 10회차인만큼 상징적인 측면에서도 보다 많은 자동차 관계자 및 관객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이 행사를 주최한 국토부와 조직위원회, 그리고 주관 협회인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3일간 현장을 찾은 관객은 약 6만 5,000명 정도로 지난 해 대비 약 2,700명 정도의 증가를 보였다고 전했다. 참가사도 2013년의 221개사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으로 매년 1개사씩 감소하다가 금년 행사에는 230개사가 참여하는 등 외적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특히 오토모티브위크는 서울 도심에 비해 비교적 주변 환경이 여유로운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만큼 야외 행사도 진행할 수 있다는 고유의 장점을 이번에도 잘 살렸다. 매년 킨텍스 1전시장 외부 공간을 바리케이트로 막아 마련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드리프트 시범 주행 이벤트는 이런 입지조건을 잘 살린 오토모티브위크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수리 및 유지보수 중심의 ‘오토서비스 코리아’, 튜닝 및 모터스포츠에 관련된 ‘더 튜닝쇼’, 레저와 관련된 ‘오토 캠핑’ 그리고 금년 신설된 OEM 부품 업체 섹션인 ‘오토 파츠’의 네 가지 섹션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각 섹션의 배치는 다소 아쉬웠다. 사실 이 오토 파츠와 오토서비스 코리아 섹션은 현업 종사자들을 위한 중요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다른 튜닝 및 애프터마켓 관련 전시와 오토모티브위크를 구분지어줄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섹션을 다소 외진 곳에 두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기술 관련 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전시 배치였다. 이 부분을 잘 고려했더라면 프로그램 내에 기술 교육 세미나와 자동차 정비기능 경진대회 시상식이 조금 더 맥락 있게 연결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다른 자동차 관련 행사와도 비슷한 부분이지만 참가업체들 상당수는 레이싱 모델들의 활약을 통한 마케팅을 시도했다. 특히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대규모 튜닝 샵인 준 피티드는 무려 20여 명의 레이싱 모델들을 섭외해 포즈 타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중대형 세단의 튜닝으로 잘 알려진 정션 프로듀스는, 전시 차량을 모두 검정색으로만 비치했는데, 마치 지하 세계의 ‘형님 문화’를 방불케 해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 <서울오토살롱 2016>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자동차 디테일링 제품 전문 기업인 맥과이어스가 SNS 이벤트를 통해 당첨된 관람객의 차량 2대를 대상으로 실제 디테일링 쇼를 펼치기도 했다.
아직 한국에서는 애프터마켓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관련 전시에 있어, 개별 전시마다의 전문성이나 확고한 영역을 갖고 있지 않다. 거기에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규제가 주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10년 이상의 이력을 가진 전시라면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해당 전시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비전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내년 9월, 다시 킨텍스에서 열릴 <오토모티브위크 2017>에는 그러한 고민이 조금 더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