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2016 11 1~4일까지 총 4일에 걸쳐 세계 3대 튜닝 및 애프터마켓 전시 중 하나인 2016 세마(SEMA)쇼가 개최됐다. 1967년 시작된 세마쇼는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해, 세계 튜닝 및 애프터마켓 마니아들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됐다. 세마쇼는 엄격한 출품자격을 통해 높은 공신력도 갖추고 있는 한편, 시연회와 라이브 쇼 등 다양한 이벤트로 축제의 면모도 갖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던 튜닝카들의 향연, 세마쇼를 돌아본다.

전 세계 튜닝 시장의 1/3 규모 반영

전 세계 튜닝 시장의 규모는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미국 튜닝 시장은 35조원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그다음으로는 독일 23, 중국 17, 일본 14조 순으로 이어진다. 즉 미국 자동차 튜닝 시장은 세계 시장의 1/3 규모라 할 수 있다.
 
세마쇼는 매년 11,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다. 1967년 개최 당시의 세마쇼는 스피드 이큅먼트 마켓 어소시에이션(Speed Equipment Market Association)’라는 명칭으로 진행되었다. 이 당시 세마쇼는 모터스포츠 분야의 부품 기준을 통일시키고, 실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해마다 규모가 커지면서, 모터스포츠뿐만 아니라 파츠의 유통 및 완성차 제조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참가하면서 스페셜티 이큅먼트 마켓 어소시에이션(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 , 튜닝 파츠 및 애프터마켓 전반을 포괄하는 현재의 세마쇼로 성장했다.
 
세마쇼는 컨벤션 센터 내의 부스 및 야외에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출력을 위한 퍼포먼스 튜닝, 바디킷과 같은 드레스업 분야, 오디오 튜닝 등 실내 편의와 엔터테인먼트 장비 등이 그것이다. 또한 튜너가 자체적으로 튜닝카를 내놓는가 하면, 자동차 제조사와 튜너가 협업해 제작한 튜닝카를 전시하기도 한다.


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세마쇼에 몰린 인파(세마쇼 공식 SNS)

평범한 차량이 슈퍼카 잡는 괴물로, 퍼포먼스 튜닝

미국의 퍼포먼스 튜닝에 있어 주목받는 차량으로는 포드를 빼놓을 수 없다. 포드는 미국 자동차의 아이콘이기도 하며, 머슬카의 상징과도 같은 차량들을 생산해 왔기에, 수많은 튜너가 매력을 느끼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이번 세마쇼에서도 6개의 튜너가 튜닝을 통해 성능을 배가시킨 포드의 차량으로 참여했다. 기본 베이스도 GT 쿠페를 비롯해, 2.3 에코부스트 쿠페, 2.3 에코부스트 컨버터블, 1966년식 쉘비 머스탱까지 다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튜너 중 하나인 스피드코어(Speedkore)가 튜닝한 머스탱은 단연 눈에 띄었다. 2017년식 포드 머스탱 GT를 베이스로 한 이 자동차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사이드 스커트, 오버펜더로 이뤄진 스피드코어의 카본파이버 바디킷을 장착했다. 휠은 HRE 사의 20인치 P1시리즈이며, 타이어는 프론트 285/30R20, 리어 325/30R20의 광폭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이다. 이는 엔진의 강력한 토크로 인한 구동력을 견디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머스탱은 V8 5.0리터(4,951cc)의 자연흡기 엔진에 위플(Whipple)사의 슈퍼차저를 장착해 825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6단 수동변속기를 결합해 파워트레인을 완성했다. 실내에는 카즈킨(Katzkin) 사의 커스텀 가죽 시트를, 게이브(Gabe’s) 사의 커스텀 가죽 인테리어 트림을 적용했다.
 
한편 포드는 자사의 미디어 사이트에 세마쇼 카테고리를 별도로 두고 있는데, 올해 역시 2016 세마쇼 카테고리를 새롭게 추가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스피드코어 튜닝버전 머스탱(스피드코어 공식 SNS)

엔진의 각종 부품들을 세척해주는 클리너와 옥탄 부스터 등을 제조, 판매하는 구모트(Gumout) 사도 세마쇼에서 특별한 튜닝카를 선보였다. 원래 수평대향 4기통 2.0리터(1,998cc)의 엔진이 장착되는 토요타 86에 페라리 458 V8 4.5리터(4,497cc)엔진을 얹은 것이다. 이름은 토요타 86과 페라리 458을 합친 GT4586이다.
 
GT4586은 페라리 458 엔진의 최고 출력 565hp(9,000rpm), 최대 토크 55kg·m(4,000rpm)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기존 출력에서 2.5배에 달하는 힘을 감당하기 위해서 변속기는 포드 레이싱의 5단 시퀀셜 변속기를 장착했다. 또한 기존 차체에 비해 커진 엔진 때문에 냉각 시스템을 차체 뒷부분에 장착했으며, 배기 라인도 교체했다. 이외에도 에어로 다이내믹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했으며, 오버펜더의 안에는 한국타이어의 R-S3가 장착됐다.


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GT4586(구모트 사 공식 SNS)

우리도 있어요, 다양한 자동차 용품

세마쇼에는 튜너뿐만 아니라 애프터마켓 분야의 제조사들이 다양한 튜닝 용품들을 판매하며 바이어들과 계약을 맺기도 한다. 여기에는 자동차의 퍼포먼스와 관련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 제품들도 선보인다. 커버킹(Coverking)이란 업체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시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끈을 연결해 반려동물의 시트를 만들어주는 용품이다. 용변을 가리지 못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방수 기능도 갖췄다. 방수 기능은 배설물에 의해 자동차 시트가 오염되는 것을 방지한다.

튜닝카 외에, 각 제조사가 판매하는 자동차 튜닝 파츠도 눈에 띄었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머슬카들의 배기 튜너로 알려진 코르사 퍼포먼스도 그 중 하나였다. 이 배기 파츠는 2012년식 포드 머스탱 GT와 쉘비 GT500, 역시 포드의 보스 302 라구나 세카 등에 장착되는 스포츠 배기 시스템으로, 원활한 배기 효율과 더 큰 배기음을 위한 오너들을 위한 튜닝 파츠로 명성이 높다.


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코르사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코르사 퍼포먼스 공식 SNS)

핸즈, 아크 퍼포먼스 등 익숙한 제조사도 참가

재미교포 테드 리가 운영하는 미국의 튜너 아크 퍼포먼스(Ark Performance)와 또 다른 퍼포먼스 튜너인 비시모토(Bisimoto) 엔지니어링도 한국 튜닝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이 튜너들은 2010 세마쇼를 시작으로 매해 현대자동차 기반의 튜닝카를 제작하는 등 현대자동차 북미법인과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한 이들은 2016 세마쇼에서도 어김없이 현대자동차 기반의 튜닝카를 선보였다.
 
이 중 2015년과 2016년 서울오토살롱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퍼포먼스 튜너인 아크 퍼포먼스는 자사의 튜닝 파츠들을 대거 적용한 아크 로드레이서 엘란트라 콘셉트’를 공개했다. 엘란트라는 잘 알려져 있듯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수출명이다. 그러나 이 차량은 대부분의 외관에서 튜닝이 이뤄져 순정 상태의 아반떼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풍겼다. 전체적으로는 아크 전용 와일드 바디킷을 적용했으며, 특히 프론트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큰 인터쿨러를 적용했다. 프론트 범퍼에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LED안개등이 자리 잡고있다. 엔진에는 아크 커스텀 터보차저, 배기 시스템, 블로우 오프 밸브 등을 장착했다. 다만 정확한 출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비시모토 엔지니어링은 포르쉐의 911에 현대자동차의 3.8리터 V6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엔진 스왑차량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비시모토는 이미 과거 세마쇼에서, 1,000hp의 제네시스 쿠페를 선보이는 등 현대자동차 북미법인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바 있다. 이들은 이번 세마쇼에서도 엔진 스왑 부분에 일가견이 있는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뜨거운 열정을 담은 튜닝카 전시회,
2016 세마쇼
아크 로드레이서 엘란트라 콘셉트(아크 퍼포먼스 공식 SNS)

각종 국내 모터스포츠 후원 및 아마추어 모터스포츠대회인 핸즈모터페스티벌의 주최사이자, 휠 제조사로 알려진 핸즈코퍼레이션은 2016 세마쇼에서 BMW 전용 알로이 휠 2종류와 마그네슘 휠 1종류를 선보였다. 알로이 휠은 순정차량의 출고용 휠 대비 20~30%, 마그네슘 휠은 40%이상 무게를 줄였다. 이를 통해 스포츠카다운 높은 순발력을 원하는 튜닝카 마니아들에게 어필하고자 했다한국자동차튜닝협회의 회장사이기도 한 핸즈코퍼레이션 측은 세마쇼 참가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튜닝 산업에 자생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내비친 바 있다.

이처럼 2016 세마쇼는 다양한 튜너와 제조사들이 참여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천 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는 자리에서 국내 업체 및 해외 튜너들의 국내 법인도 모습을 보였다. 아직은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출품 업체의 자격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세마쇼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기업과 관계자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2017 세마쇼에는 보다 다양한 국내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