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자동차 튜닝 및 애프터파츠 박람회인 도쿄 오토살롱이, 지난 1월 13일(금)부터 15일(일)까지 3일간,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 전시장에서 진행되었다. 관람객은 최종일 기준 32만 4,000명으로, 3년 연속 3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온갖차는 지난 3일간 현장 취재를 통해 그러한 흥행의 요인을 살펴보고 정리해 보았다.
<도쿄오토살롱 2017>은 3일간 도합 32만 4,4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관람객 수는 첫날부터 압권이었다. 평일인 금요일이었음에도 8만 명 이상의 관객이 입장했다. 이 인원은 지난 해 첫 날 내장객의 102%에 달하는 수치였으며, 이틀째 역시 12만 2,387명으로 전년보다 1% 가량 증가한 인원수를 기록했다. 물론 예상치 않은 일본 전역의 눈폭탄으로 인해 마지막 날 관객이 전년도의 96%대로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최종일 기준으로는 0.4% 감소에 그쳐 악천후의 영향을 감안하면 2017년에도 흥행 불패의 기록을 이어 쓰는 데 성공했다.
산업 규모와 시장의 크기를 봤을 때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역대 가장 성공적이라 평가했던 지난 <서울오토살롱 2016>의 4일 관객 수가 7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도쿄오토살롱은 첫 날 관람객 수부터 이를 압도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 여름 음악페스티벌의 행사기간 전체 관객보다 많은 수의 인원을 평균적으로 하루에 유치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쿄오토살롱 2017>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2,200엔(예매 1,800엔), 중고생 기준 1,700엔으로 책정되어 있다. 미디어데이를 겸하는 첫째 날도 일반인의 관람이 가능한데, 이 경우 3,200엔(예매 2,600엔)의 일반인 특별공개 요금이 책정되었다. 참고로 도쿄오토살롱에서 공식 판매하는 상품들의 가격 중에서 티셔츠의 가격이 이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싼 요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첫 날 관람객 수가 많았다는 건 일본에서의 자동차 튜닝이 가진 대중적 인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도쿄오토살롱 2017>이 이만큼 흥행을 거두는 것은 그만큼 역사가 길고 그로 인한 노하우가 분명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도쿄오토살롱은 1983년, 자동차 튜닝 전문 매거진인 <옵션>의 편집장이 주최한 <도쿄 익사이팅카쇼>에서 시작되었으며, 1987년에는 <도쿄오토살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오토살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벌써 30회째 행사인 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이 모든 것의 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토살롱은 그 시작의 배경이 전문 매체인데서도 알 수 있듯, ‘편집력’이 가장 핵심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 행사의 시초를 연 <옵션> 매거진은, 현재도 달리고 있는 튜닝카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하여, 오토살롱 내의 또 다른 전시인 ‘튜닝카 미팅’도 함께 진행해 왔다.
오토살롱 참가사는 완성차 제조사를 비롯해 총 458개사였으며 부스 수는 총 4,320개소, 총 출품 차량은 850대로 집계됐다. 차량 수는 전년도의 96%로 소폭 감소했으나 참가사와 부스 수는 모두 증가했다. 홀 수는 서, 중, 동, 북관을 통틀어 11개 홀로 구성되었으며, 대형 공연장인 이벤트 홀과 데모 런을 위한 야외 행사장은 별도였다. 이어지는 각 홀의 연결 통로 쪽 긴 벽면을 완성차 제조사와 고성능 디비전 및 대형 파츠 제조사들의 부스가 차지했고, 고객들이 입장하는 계단이 있는 방향으로 개별 파츠 전문 제조사 및 튜닝카들이 배열되는 방식이었다. 물론 부스의 크기가 순차적으로 작아지는 것은 아니고, 큰 부스와 작은 부스가 일정한 흐름을 갖고 교차적으로 위치해 전시장 구성의 균형은 물론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했다.
물론 이런 구성의 묘가 가능했던 것은 우선 기본적으로 양적인 면이 뒷받침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자동차의 핵심 퍼포먼스 파츠에 대한 튜닝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소화할 수 있을 만한 일본의 소재 산업 분야 기술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또한 국제대회 뿐만 아니라 자국 내 모터스포츠의 활성화와 그에 대한 대중적인 열정도 이와 같은 볼륨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히려 컴패니언 걸을 비롯한 이미지 마케팅은 부가적인 콘텐츠 성격이 강했다. 물론 행사 전체의 홍보 대사 격인 ‘이미지걸즈’의 아라이 츠카사와 하야세 아야가 일본 레이스퀸 중 스타급 모델이라는 점, 오프닝 행사에 ‘PPAP’ 댄스로 유명한 코미디언 피코 타로의 등장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들의 동선과 움직임을 볼 때 어디까지나 주가 되는 콘텐츠는 자동차였다.
일본에서는 각 지역 대도시 단위에서도 튜닝카 박람회가 진행된다. 도쿄오토살롱은 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도쿄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박람회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오는 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튜닝 페스티벌과도 협력을 진행한다.
또한 도쿄오토살롱은 지난 2012년 태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일본 외에서 치러진 오토살롱브랜드의 첫 행사이기도 하다. 이를 시작으로 도쿄오토살롱은 2013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에서도 개최되었다. 이는 범아시아적 협력이 가능한 오토쇼 브랜드로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튜닝 및 애프터파츠 기업들은 양산차 제조사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연구 인력도 부족하다. 그러나 대형 제조사가 비용 합리화의 문제로 양산차에 적용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애프터파츠 기업들이 만족시켜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조사들은 기존 양산차 계획에서 만나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만나기도 한다. 세계적인 대형 제조사들이 튜닝 및 애프터파츠 시장의 흐름에 주목하고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시장의 선순환을 통한 규모 확대가 목표인 것이다. 현장에서 확인한 도쿄오토살롱의 역할은 바로 양산차와 튜닝의 경계를 넘는 시장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