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국 전통의 제조사 모두 품은 PSA

지난 3 7, PSA 그룹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화제를 모았던 오펠과 복스홀 인수를 마무리지었다고 발표했다. 인수 대금은 22 유로, 한화로 2 7,000 원으로, 2009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 대금을 넘는 규모다. 이로써 PSA 그룹은 영국(복스홀) 독일(오펠) 혈통의 전통 있는 제조사를 모두 안에 두게 되었다.
 
PSA 그룹의 오펠 인수설은 지난 2 중순부터 보도되기 시작했다. 발단은 자금난을 겪고 있던 유럽에서의 판매 부진과 이로 인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GM 오펠 브랜드의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오펠의 부진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유럽 판매 기종 간의 자기 시장 잠식 현상, 그리고 최근의 브렉시트 파동 등으로 이상 유럽에서의 사업을 지속할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럽 3국 전통의 제조사 모두 품은 PSA
PSA의 회장 카를로스 타바레스(왼쪽)와 GM의 최고경영자 마리 배라(오른쪽)

영국 혈통의 복스홀 역시 1925 GM 인수된 이래 GM 적자 증식에 몫했다. 전통 있는 제조사이지만 오펠처럼 플랫폼의 과도한 공용화로, 복스홀 역시 심각한 자기 기종의 잠식을 겪어왔다.

오펠의 아스트라(왼쪽)와 복스홀의 아스트라(오른쪽)

PSA 오펠과 복스홀 인수 결정은 빠른 시간 안에 결정되었으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따라서 여러 방면의 협상이 긴박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독일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여부 전통 있는 제조사의 자동차 산업 라이벌 국가 피인수 등은 감정적인 이슈까지 점화시켰다. 특히 독일의 금속노조와 브리기테 치프리스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등이 나서 이러한 매각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는 PSA 그룹이 유럽 전역 11개소의 오펠 공장 노동자 4만여 명을 모두 안고 가는 것으로 합의를 이루었다. 사실 고용 승계는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재정적 부담이 있는 부분이지만, PSA 그룹은 든든한 후원자인 BNP 파리바 자산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재원 조달에 성공했다. 특히 BNP 파리바는 오펠과 복스홀 인수에 있어서 전체 20 유로 절반을 부담하며 PSA 부담을 덜어주었다. BNP 파리바는 PSA와의 파트너십으로, PSA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돕고 여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인수 이전부터 PSA 그룹은 오펠과 복스홀을 합병할 경우 17% 점유율을 확보할 있게 되며, 폭스바겐에 이은 유럽 2 자리를 되찾게 된다. PSA 그룹의 카를로스 타바레즈 회장은 경영 효율화와 수익성 강화를 통해 적자였던 오펠과 복스홀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PSA 그룹의 반등이 오로지 거대 제조사의 인수 덕을 보았다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PSA 그룹의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카쉐어링, 애프터마켓, 전장 뉴모빌리티 신사업 분야에서 선전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6 출시한 3008 쾌조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3008 모터쇼와 자동차 관련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며 현재 유럽내 SUV 판매량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유럽 3국 전통의 제조사 모두 품은 PSA
87회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된 푸조의 3008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PSA그룹은 유서 깊은 유럽 3국의 제조사를 모두 산하에 거느리게 되었다. 오펠은 1863 독일 뤼셀하임에서, 복스홀은 1857 영국 런던에서 알렉산더 윌슨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각각 역사를 시작했다. 모두 150년을 훌쩍 넘는 역사를 지닌 기업이지만 글로벌 제조사인 GM 산하에서 불안하게 명맥을 이어오다 PSA 일원이 됐다. 참고로 지난 2009 GM 전략적인 차원에서 PSA 지분 7%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자금난을 겪던 PSA 이를 통해 숨통을 텄다. 이후 PSA 증자를 의뢰했으나 GM 거절한 전례가 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