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은 영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월 30일, 로브 멜빌을 맥라렌의 새로운 디자인 디렉터로 임명했다. 로브 멜빌은 지난 2009년에 시니어 디자이너 직책으로 맥라렌에 합류한 후, 2014년에 수석 디자이너가 된 인물이다. 그는 맥라렌 P1 및 MP4-12C, 650S, 675LT의 디자인 발전에 공헌했으며, 540C, 570 등의 스포츠 시리즈를 통해 201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러한 인사 결정은 2022년까지 14가지의 새로운 기종 개발로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트랙22 비즈니스 플랜’의 일환이기도 하다.
디자인 수장으로 임명된 만큼 신임 멜빌 디렉터는 설계와 전략, 엔지니어링, 제조, 고객통찰 등의 업무도 겸하게 된다. “맥라렌의 디자인 수장 직책을 맡게 되어 기쁘다”로 운을 뗀 멜빌은 “지난 2009년에 맥라렌으로부터 합격 통보전화를 받았던 때를 기억하며 그때와 같은 행복감을 다시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로브 멜빌은 “항상 좋은 디자인은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믿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맥라렌에서 하고 있는 일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디자이너로서 멜빌의 초기 커리어는 재규어 랜드로버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디자인의 모태가 된 LRX 콘셉트카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그는 스케치와 클레이 모델링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 디자이너로서 그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디자인하게 된 것은 GM 영국 사업부의 선임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시기부터다. 당시 그의 대표적 프로젝트는 2세대 캐딜락 컨버즈의 콘셉트카 디자인이었다. 이는 후일 캐딜락 ELR의 토대가 된 기종이기도 하다.
현재 멜빌은 개별 차량의 디자인 프로세스에 맥라렌만의 브랜드 DNA를 심을 수 있는 기본 개념의 정립을 주도하고 있다. 그가 구상하는 새로운 디자인 기본 개념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능과 미학적인 면의 스토리텔링을 모두 가능케 해, 결과적으로 ‘숨막힐듯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멜빌의 선도를 통해, 맥라렌의 디자인팀은 기능성과 아름다움, 재료적 특성의 솔직한 반영, 완벽한 비율 등을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전임 디자인 수장이었던 프랭크 스티븐슨은 맥라렌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맥라렌 측은 밝혔다. 프랭크 스티븐슨은 BMW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X5 등을 디자인한 인물이다. 그는 2002년 페라리의 디자인 책임자로 부임해 F430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으며, 2010년에는 <시그래프 아시아> 행사차 한국을 방문해 강연하기도 했다. 맥라렌을 떠난 그가 다시 미니로 돌아갈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니 측의 공식 자료로 확인된 부분은 없다. 맥라렌은 그에 대해, 지금까지의 공헌과 기여에 대해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