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토살롱 미리보기] 셀프 카케어 ‘입덕’을 환영합니다

장마철은 자동차 외관 관리가 매우 어려운 계절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도로의 온갖 이물질이 자동차를 덮치고, 그 와중에 잠깐 쾌청하다 싶으면 고온으로 인해 이물질이 고착된다. 주유소의 자동세차기라도 찾을라치면 긴 줄이 늘어서 있을 뿐더러, 직장인이라면 이용할 여유도 마땅찮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24시간 운영하는 셀프 세차장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셀프 카케어 ‘덕후’가 되어간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2017 서울오토살롱에 참가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손세차, 셀프 카케어 세계에 ‘입덕’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들을 살펴본다.

‘100조’ 단위 애프터마켓 시장 이끄는 카케어

한국산업마케팅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은 2016년 100조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인증, 신고나 규제 등의 복잡한 절차로부터 자유로운 세차 및 카케어 분야는 2010년대 들어 2조 원 이상의 성장세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엔 유저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며, 비슷한 관심사 중심으로 이슈를 만들고 반응하는 SNS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미지 중심의 SNS 게시물들이 전파 속도가 빠르고 영향력도 높은데, 주로 패션이나 쇼핑 등이 그 대상이다. 자동차 또한 이러한 SNS를 기반으로 실제 오프라인 서비스와 연계한 세차 서비스의 등장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의 등장은 다시 DIY 수요자나 소규모 창업자들을 양산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어느 쪽이든 카케어 제품의 수요자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해당 용품 시장의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취미 수준 넘어선 차량 관리 트렌드

지난 해 한 방송인이 전문 세차서비스 못지 않게 자신의 자동차 외관와 인테리어 곳곳을 청소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는 유별난 행동이 아니다. 특히 자동차 동호회의 ‘세차 번개(급만남)’는 이러한 셀프 세차 및 카케어 문화의 성장에 기여한다. 유저들은 이러한 모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새로운 세차용품 및 카케어 용품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용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재미가 생긴다. 한국의 다른 취미 문화와 마찬가지로 카케어 관련 취미 역시 시장을 성장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이 분야에서도 소재공학과 기초과학 분야에 견고한 전통이 있는 해외 제조사들의 제품이 인기가 높다. 이를 반영하듯 지금까지 많은 해당 분야 제조사들이 서울오토살롱에서도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공개하고 판촉 활동을 진행해 왔다. 특히 기존 대형마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군보다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특별한 라인업의 제품을 공개해 마니아들의 지지도를 확보해 왔다.

2017년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서울오토살롱에서는 초심자들에게 조금 낯설 수도 있는 제조사가 눈에 띈다. 바로 유럽의 또다른 디테일링 제품 전문 제조사인 기온 쿼츠다. 기온 쿼츠는 일반적인 세차용 제품부터 전문가용 제품들까지 방대한 라인업을 갖고 있다. 이번 오토살롱에서 전시하는 품목은 50여가지에 이르는데, 입문의 단계를 조금 지나 ‘입덕’의 경지로 들어간 마니아들 사이에는 그 품질과 명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제조사다.

2012년에 유럽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기온 쿼츠의 브랜드 이미지는 깔끔함에 있다. 왁스의 경우 특별한 컬러가 들어가거나 향이 강조되지 않는다. 특별히 친절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도 않다. 다른 제조사들처럼 수 분만에 깔끔한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약속도 없다. 따라서 초보자가 사용하는 데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속성과 내구성이 강점이라는 것이 기온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온 쿼츠의 제품들이 유저의 사용성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든가 거부감을 줄 만한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플하고 깔끔한 이미지가 카케어 브랜드로서의 정체성과 잘 어울린다. 용기 등의 사용성 자체도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특히 기온 쿼츠의 카케어 라인업들을 한 군데 정리할 수 있는 액세서리 킷은, 아이템을 구비해도 습관상 정리가 힘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만한 제품으로 눈길을 끈다.

오토살롱의 전문가 시연에서 한 수 배워볼까?

물론 카케어 용품을 구입한다고 해서, 전문 시공자만큼의 숙련도를 누구나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마추어 중에서 비교적 숙련된 개인이 업로드한 동영상 등을 보고 활용법을 배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한 개중에 눈썰미가 높은 이들은 숙련도를 높여 창업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이미 민간자격증 중에는 이렇게 자동차의 내외장을 관리하는 분야의 자격증도 운영되고 있다.

이번 오토살롱에서는 눈썰미 있는 유저, 혹은 자신만의 카케어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니아들을 위한 시연 행사도 진행된다. 기온 쿼츠의 경우 세계적으로 많은 SNS 팔로워를 두고 있으며, 벨기에에서 ‘디테일(DYTail)’이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의 주요 애프터마켓 제조사와 모터스포츠 선수 등과 인연을 맺고 있으며, 미국(SEMA) 쇼 등 주요 튜닝 쇼에서 종종 시연을 선보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입스 헤일렌의 디테일링 브랜드 디테일(DYTail)’ SNS 계정

또한 일반인들의 직접 시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유리막 코팅 제품의 소개와 시연도 진행된다. 유리막 코팅은 시거잭에 사용하는 전동 광택기 등이 나오면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한층 용이해졌다. 그러나 코팅제의 화학적 성격이라든가 도장면 상태의 이해 없이 시공할 경우 도장면이 울퉁불퉁해지고 얼룩이 남는 경우도 있다. 유리막 코팅제 유통사들이 협력점을 통해 시공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장마철 차량 관리를 위해 유리막 코팅 셀프 시공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서울오토살롱 미리보기] 셀프 카케어 ‘입덕’을 환영합니다
기온 쿼츠가 2017 서울오토살롱에서 선보일 유리막 코팅제 듀라비드

한편 국내 카케어 용품 시장에서 견고한 지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소낙스는 CC36이이라는 유리막 코팅 제품을 선보인다. 소낙스는 이번 서울오토살롱에서 SNS를 통해 모집한 서포터즈의 발대식을 진행하는 한편, 직접 시공하기 어려운 제품인만큼 서포터즈 전원에게 소낙스 직영점에서 유리막 코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기도 하다.


[서울오토살롱 미리보기] 셀프 카케어 ‘입덕’을 환영합니다
2013년 이후 4년만에 서울오토살롱에 참가하는 소낙스의 새로운 유리막 코팅제품 CC36

셀프 카케어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감안하면 손세차를 맡기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 중에서 자신의 차를 이곳저곳 꼼꼼히 살펴보며 이상 여부를 체크해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셀프 카케어는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상태를 체크하는 습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카케어 장비와 아이템을 하나하나 업그레이드해나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내 손으로 자동차를 관리하는 데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면, 이번 서울오토살롱에서는 눈에 띄는 아이템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