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시즌의 포뮬러 원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의 주인공은 올해도 레드불레이싱의 막스 페르스타펜(Max Verstappen, #33)이 차지했습니다. 페르스타펜은 일본 현지 시간으로 10월 9일, 스즈카 서킷에서 열린 포뮬러 원 시즌 18번째 그랑프리인 재팬 그랑프리에서 폴 투 윈을 기록하면서 종합 366포인트로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어를 11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그리고 팀의 원투 피니쉬에 일조한 세르히오 페레스(#11)가 포인트를 적립하면서 샤를 르클레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물론 1포인트 차이이기 때문에 2위와 3위는 바뀔 수 있습니다.
막스 페르스타펜은 28랩째에 2위 대비 27초나 앞섰습니다. 지난 해 챔피언을 결정하는 라운드에서 루이스 해밀튼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약간의 논란이 있기도 했는데, 올해는 전혀 그런 논의가 의미가 없을 만큼 강력한 퍼포먼스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첫 월드챔피언을 차지한 지난 해보다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시즌 내내 지속적으로 보여줬죠. 역시 지난 해 대비 더욱 선전한 세르히오 페레스와 시너지를 이뤄 압도적인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물론 덕분에 세르히오 페레스도 2024년까지 레드불과 계약을 연장하게 됐습니다.
도쿄 GP답게, 레이스위크인 10월 7~9일 내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레드불의 두 드라이버는 젖은 노면 대처 및 웻 타이어의 활용에 도가 튼 이들이죠. 두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어는 올 시즌 폴 포지션만 5회를 차지한 샤를 르클레어는 마지막 경기도 포디움에 오르는 데 만족하며 대권 도전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습니다. 2022 시즌 페라리 머신의 상태는 상당히 좋았고 카를로스 사인츠와의 호흡도 준수했으나 레드불이 너무나 극강이었습니다. 포르쉐가 이런 레드불을 인수해 포뮬러 원에 진입하는 것을 타진했지만 레드불도 파워트레인에 대한 요구수준과 정체성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 결국 이 건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한편 재팬 그랑프리의 타이틀 스폰서인 혼다는, 지난 해 레드불과 우승을 함께 한 후 본격 컨스트럭터에서는 빠졌으나 2022 시즌 레드불의 파워유닛에 대한 기술 제공을 진행해왔으므로, 절반의 영광은 함께 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더군다나 타이틀 스폰서 대회에서 레드불이 우승을 거두게 됐으니 더욱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혼다는 토요타와 함께 자국의 포뮬러 대회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핵심 인력들을 출향(자회사로의 발전적 발령) 조치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번 우승이 이러한 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7년생인 막스 페르스타펜은 공식 운전면허를 따기 전에 포뮬러 원의 드라이버 라이선스를 먼저 취득하고 만 17세에 최연소 우승, 한 경기에 폴 투윈을 포함해, 패스티스트 랩, 전 랩 리드를 완성하는 그랜드 슬램도 최연소를 기록할 만큼 재능 충만한 드라이버입니다. 정교한 라인 운영보다는 동물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스타일인데 데뷔 초반에는 그로 인해서 다른 드라이버들과 물리적으로나 감정적인 싸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연차가 쌓이고 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면서 조금씩 ‘처세’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극히 젊은 나이인만큼 레드불이 머신의 성능을 지금처럼만 유지해준다면, 새로운 규정의 머신이 투입되는 2026년 전까지는 상당히 강한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포뮬러 원의 리포터인 윌 벅스턴은 새로운 규정이 그의 성공가도에 변수가 될 수는 있다고 봤는데, 그럼에도 ‘페르스타펜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평범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미국에서 열립니다. 챔피언을 확정지은 페르스타펜이 올 시즌 우승을 추가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이어갈지 그리고 시즌 2위 타이틀의 경쟁은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