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센슈어스, 7세대 1.6T와의 차이점과 가능성은?

9 20, 현대자동차가 쏘나타의 또 다른 라인업인 센슈어스를 출시했다. 센슈어스는 1.6리터 터보 엔진 기종의 펫네임(애칭)으로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쏘나타 센슈어스가 CVVD(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 시스템 및 연료 분사 압력 상승, 8단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세부적인 변화와 지능형 안전 기술의 적용 등으로 상품성 개선을 이루었다고 전했다. 이 자동차가 기존 7세대의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어떤 차이점을 보이며 또 어떤 가능성과 과제를 맞이할 것인지 간략히 살펴본다.

동력 수치 차이는 0,
내부 변화는 100%

쏘나타 센슈어스의 최고 출력은 180ps(5,500rpm), 최대 토크는 27kgm(1,450~4,500rpm)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만 보면 코나에 적용된 1.6 T-GDi 디튠 엔진과 동일한 사양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배기량은 1,598cc 7cc 커졌음을 알 수 있다. 동일한 토크를 발휘하더라도 엔진 내의 압력을 미세하게나마 낮추고 이를 통해 배기가스 내 오염물질을 저감하고자 한 의도로 보인다. 트랜스미션은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는데, 이 역시 일상 주행 시나 고속 주행 시 엔진의 부하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특성이다.

이번에 적용된 CVVD 엔진은 2018 10월에 열린 ‘2018 현대·기아 국제 파워트레인 컨퍼런스(2018 Hyundai-Kia International Powertrain Conference)’에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으로 소개된 바 있다.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엔진의 작동 상태에 따라 가변적으로 조절하는 이 기술은, 밸브 개방 시점과 양만 조절할 수 있었던 CVVT, CVVL 대비 실린더에 유입되는 공기량을 최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현대자동차는 밝혔다. 해당 엔진을 개발한 연구원들은 현대자동차 자체 채널을 통해, 캠축의 중심을 구동 모터로 바꾸는 편심구동의 원리를 적용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개념의 엔진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쏘나타 센슈어스, 7세대 1.6T와의 차이점과 가능성은?
2019 서울모터쇼 당시 공개됐던 쏘나타 터보. 당시에는 센슈어스라는 펫네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은 성공적

CVVD와 터보 기술을 결합한 쏘나타 센슈어스의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되어, 17인치 타이어 기준으로는 13.7km/L(도심 12.3, 고속 15.9), 18인치 타이어 기준으로는 13.2km/L(도심 11.8, 고속 15.2)의 복합연비를 구현한다.

여기에 고부하 영역의 엔진 효율을 높여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 시스템(LP EGR), 엔진의 온도를 신속하게 조절해 연비를 높이고 엔진 내구성, 가속 성능을 개선한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 Integrated Thermal Management System) 등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한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다양한 기술이 기본 적용됐다.

공차중량은 7세대 쏘나타의 1.6터보 대비 50kg 이상 가벼워졌고 베기가스 배출량도 122g/km 6g 줄어들었다.

눈여겨볼 부분은 연료 분사 압력이 350바로 기존 250바이던 1.6T-GDi 엔진 대비 40%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고압 분사 시스템은 연료의 포말을 더욱 작게 하여 연소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스마트스트림 엔진 개발의 기본 기조 중 하나인 마찰 저감도 효율 향상에 기여한다고 현대자동차 측은 전했다. 해당 엔진에 적용되는 마찰저감 엔진 무빙시스템은 기계적 마찰을 34%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현대자동차 측의 메시지다. 이는 터보 엔진을 선호하지 않았던 이들이 이유로 꼽곤 하는 소음을 상당부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연구 집념은 만점,
시간의 평가를 기다릴 때

사실 이전 세대에서 쏘나타 1.6 터보는 주력 모델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비인기 차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동력 성능은 가장 잘 팔리는 2.0리터 자연흡기 차량보다 우수했지만 1.6 터보의 판매량은 2.0 자연흡기 차량의 1/20 수준에 그쳤다. 쏘나타의 주력 고객들은 동력 성능과 연비는 떨어져도 적은 소음과 안락감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달릴 생각이었다면 쏘나타를 사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쏘나타 센슈어스는 질주 감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효율과 환경 영향 감소를 위한 터보 엔진이 어떤 것이어야 할지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쏘나타 1.6 터보와는 다른 위상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현대자동차는 소음 문제로 터보 엔진을 기피하는 이들을 고려해 쏘나타 센슈어스의 전면 윈드실드와 1열 윈도우에 이중접합유리를 기본 적용했다. 여기에 쏘나타 DN8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빌트인 캠, 현대 디지털 키, 개인화프로필 등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도 높였다. 그리고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 기본화 및 서스펜션 최적화로 조향직결감을 더해 터보 모델다운 주행 감각도 구현하고자 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판매 가격은 스마트 2,489만 원, 프리미엄 2,705만 원, 프리미엄 패밀리 2,876만 원, 프리미엄 밀레니얼 3,073 만 원, 인스퍼레이션 3,367만 원이다.

다만 쏘나타 센슈어스에게도 주어진 과제는 분명히 존재한다. 2년간의 시제품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검토했다고 하지만 높아진 분사 압력과 캠축의 구동을 위한 별도의 모터 및 전장 계통의 부품들이 어느 정도의 내구성을 발휘할지는 눈여겨볼 부분이다. 본 매체도 해당 차량을 시승하고 그 매력과 단점 등을 두루 살펴보겠지만, 시승 시점에서는 아무래도 장점이 더 잘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쏘나타 센슈어스에게 가장 냉혹한 평가관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 평가를 견뎌내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