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3세대 카이엔 GTS∙GTS 쿠페, V8 바이터보의 귀환

포르쉐의 3세대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에도 GTS가 추가됐다. 이전 세대의 3.6리터 V6 바이터보(트윈터보) 엔진 대신 4.0리터(3,996cc) V8 바이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배기량과 실린더 수가 줄어가는 고성능차 트렌드에 불만이 많았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고 출력 550ps의 카이엔 터보와 동일한 구조이나, 기존에 그랬던 대로 터보보다는 출력이 낮은 460ps로 설정됐다. 유럽 시장으로 기준으로는 7월 초에 고객에게 인도 예정이다.

성능과 환경 기준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

새로이 적용된 V8 트윈터보 엔진은 2세대 카이엔 전기형 GTS에 적용되었던 4,806cc 엔진 이후 다시 돌아온 V8 엔진이다. 최고 출력 460ps(6,000~6,500rpm), 최대 토크 63.2kgm(1,800~4,500rpm)을 자랑하는 이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됐으며 0100km/h 가속 시간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기준 4.5초이고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4.8초다.

사실 3세대 카이엔 터보만 해도 적용된 4.0 트윈터보 엔진의 동력 성능 수치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GTS도 마찬가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하다. 쥐어짜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 하지만 2.9리터(2,894cc) V6 트윈터보 엔진이 440ps를 발휘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0100km/h 가속 시간도 불과 0.1초 빠르다.

아무래도 환경 규제에 대한 부담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가솔린 터보 엔진에도 미립자 필터를 장착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10% 정도의 출력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터보와 마찬가치로 GTS에서도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연소실에서 불필요한 유해 가스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

연비는 GTS GTS 쿠페 공히 11.2~11.4L/100km로 환산 시 8.8~8.9km/L 수준이다. 유럽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255~260g/km, 256~260g/km 수준이다. 2세대 후기형 GTS의 경우 이보다 배출량이 적었지만, 현재 EU 주요국의 자동차 세제에서 과세 구간 산정을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배기량 당 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카이엔 터보든 GTS든 이번에 배기량을 확대하면서 포르쉐답지 않은소심한 출력 향상에 그친 것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향후 동력 차원에서의 고성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영역에서 해결해줄 것이므로 굳이 세제 부담이 큰 다운사이징 초고성능을 지향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GTS다운 감성으로 승부한다

대신 포르쉐는 감성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GTS는 포르쉐의 레이싱 혈통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강렬하고도 유니크한 배기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 이번 V8 엔진을 적용한 카이엔 GTS GTS 쿠페라 할 수 있다.

특히 리어 하단을 보면 배기구 팁이 범퍼 구조물 밖으로 조금 돌출되어 있다. 날카로우면서도 스포티한 배기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관 튜닝이 이번 GTS 사운드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포르쉐 측은 전한다. 크로노 패키지의 경우 가운데 하단의 듀얼 배기구 모양이 타원형으로 제공되며 보다 독특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포르쉐의 메시지다.

차폭도 일반적인 카이엔 대비 20 넓으며 휠은 직경 21인치의 RS 스파이더 디자인으로 전후 및 측면에서 모두 스포티한 인상을 전한다. 반 무광인 새틴 글로스 타입의 이 블랙 컬러 휠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브레이크 디스크로터는 전륜 직경 390, 후륜 직경 358㎜로 강력한 제동 성능을 자랑한다. 옵션을 통해 포르쉐 서피스 코티드 브레이크(PSCB)나 포르쉐 세라믹 컴포짓 브레이크(PCCB)를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포르쉐가 자랑하는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및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가 적용되어 운동 성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온 SUV로서의 명성을 이어간다.

실내에는 역시 알칸타라가 적용된다. 다행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COVID-19’)의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의 자동차 및 부품 관련 생산 시설들이 속속 가동을 재개했는데 알칸타라도 마찬가지다. 알칸타라 다량 수급을 요하는 포르쉐의 입장으로서는 다행한 일이다. 또한 콘솔의 다크 브러시드 알루미늄ㄴ 소재 등이 스포티한 감성을 한층 배가한다. 인테리어 패키지는 역시 카미네 레드와 크레용 두 가지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컬러는 스티치에도 적용된다.

포르쉐는 3월과 4, 2차례의 가동 중단을 거쳤지만 5 4일부터는 꾸준히 정상적으로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GTS 공개 소식과 차량 첫 차량의 인도 가능 일정이 매우 가깝게 붙어 있는 것도 양산에 대한 자신감과 질병에 대한 자체적 관리 역량 강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카이엔 GTS GTS 쿠페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인증과 국내 출시 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