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2005년 MC12의 마지막 모델 생산 이후로 15년 만에 미드십 슈퍼카인 MC20을 공개했다. MC20은 마세라티가 독자 개발한 V6 트윈터보 엔진과 8단 DCT를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9초 만에 돌파하는 고성능 차종이다. 그간 고성능 럭셔리카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고성능’이란 가치는 다소 퇴색되고 있었던 마세라티는 MC20이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능 엔진 독립 선언
자체 개발한 네튜노 엔진
MC20에는 마세라티가 자체 개발한 네튜노(Nettuno) 엔진은 V6 트윈 터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마세라티가 F1 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독자 개발한 MTC(Maserati Twin Combustion) 연소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출력 690ps을 내며 최대토크는 74.4kg·m를 발휘한다.
MTC 시스템은 트윈 스파크 플러그를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배기량 당 출력이 210ps에 이를만큼 효율을 높였다. 현재 이 정도의 배기량 당 출력을 보이는 것은 메르세데스 AMG 45S에 적용되는 M319, 부가티 시론 정도다.
1,500kg의 공차 중량, 압도적인 출력 당 무게비
MC20은 마세라티에서 처음으로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바디가 적용된 모델이다. 덕분에 1,500kg의 가벼운 공차중량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 바디는 향후 제공될 컨버터블과 전기 버전에도 호환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출력 당 무게의 비율은 2.33kg/ps으로 동급 최고다. 로마 인근 도시의 이름을 딴 이 네튜노 엔진은 그간 FCA와 페라리에 의존해 멈춰 있던 마세라티의 오리지널 엔진 생산의 재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MC20 전기 버전은 마세라티에서 자세한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8초의 가속력과 310km/h의 최고 속도, 유럽 인증 기준 323km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움과 공력 성능의 조화
MC20의 디자인은 우아함과 성능,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마세라티의 브랜드 정체성이 담겨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버터플라이 도어는 우아하면서도 편안하게 탑승하도록 도와준다. 전면부에는 공력 성능 개선을 위한 프론트 스플리터와 공기흡입구 및 배출구들이 있으며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마세라티의 삼지창 로고가 자리 잡고 있다.
마세라티는 MC20의 공력 성능을 위해 윈드 터널에서 2,000시간이 넘는 개발 시간과 1,000개 이상의 전산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예술작품 같은 날렵한 차체라인을 훼손시키지 않는 리어 스포일러까지 적용된 MC20의 차체는 공기저항 계수 0.38Cd를 기록했다. 사실 공기저항 계수는 스포츠카들이 일반 세단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이는 차체 상하좌우의 유속이 불필요하게 빠를 경우, 고속 주행 시 마찰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측면 공기 흡입구 역시 공력 성능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드십의 경우 앞바퀴에서 빠져나온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이것이 뒤쪽에 있는 엔진과 20인치 알로이 휠의 후륜으로 들어가도록 한다. 앞 바퀴에서 빠져나가는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사이드 스커트는 검정 유광으로 색상 차이를 줘, 더욱 역동적인 측면 부를 완성시켰다.
후면에는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의 테일램프와 비슷한 형상을 가진 얇고 넓은 테일램프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사이에 마세라티 레터링이 있다. 하단부에는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가 MC20의 스포티함을 더욱 강조해 주고 있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 레이아웃
슈퍼카답게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TFT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제공된다. 센터패시아 하단에는 ESC OFF와 GT, Sport, Corsa, Wet 4가지의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과 변속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실내는 최고급 가죽과 카본 파이버, 알칸타라로 마감되어 있다.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하이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옵션으로 제공한다.
돌아온 순수 ‘Made in Italy’의 마세라티, 9월 말 생산 예정
MC20의 판매 가격은 북미 기준 21만 달러부터 시작하며 한화로 약 2억 4,900만 원이다. 정식 판매는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색상은 블랙(Nero Enigma), 레드(Rosso Vincente), 실버(Grigio Mistero), 옐로(Giallo Genio), 화이트(Bainco Audace), 블루(Blu Infinito)로 총 6가지가 제공된다. MC20은 이탈리아에서 9월 말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사실 다른 슈퍼카 브랜드는 7년 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선보였고 친환경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에 마세라티의 MC20 출시는 꽤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전기 버전의 MC20도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다소 침체되어 있던 마세라티의 분위기와 스포츠카 브랜드의 입지를 친환경 시대에 맞춰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된다.
글
이재섭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