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혼다 하이브리드, 뉴 어코드· CR-V HEV 동반출격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를 제품군으로 묶고 브랜드력으로 승부할 때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혼자 싸웠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좋은 차’, ‘괴물연비’라는 이미지로 버티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등 맞대고 싸울 차와 함께 돌아왔다. 동일한 i-MMD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뉴 CR-V 하이브리드다. 1월 28일, 혼다코리아는 두 차종의 동반 출시 기자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제품군으로서의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선언했다. 두 차종의 연간 판매 목표는 3,000대다. 

강력한 2개의 모터,
3세대 i-MMD 시스템

뉴 어코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는 모두 2개 모터 기반의 3세대 i-MMD(Multi Mode Drive) 시스템을 적용한 ‘스포츠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모터 하나는 크랭크축에, 하나는 배터리에 연결되고 두 모터는 락업(lock-up) 클러치를 통해 분리 혹은 연결 구동된다. 

구동 모터 최고 출력만도 184ps, 최대 토크가 32kg·m로 2.0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이나 디젤 터보 엔진과 비슷한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2.0리터 i-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최고 출력은 145ps(6,200rpm), 최대 토크는 17.8kg·m(3,500rpm)이다. 9.5세대부터 이어지는 구성은 전체적으로 동일하지만 연료 분사 제어 로직이 개선돼 효율을 더 높인 것이 특징이다. 

EV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엔진 모드 등3개의 주행 모드를 최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엔진의 충전과 방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며 고성능과 고효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 i-MMD 시스템의 매력이다. 고속에 들어서더라도 부하 조건과 배터리의 양에 따라 강력한 모터 출력이 순간순간 개입해 합산 215ps에 달하는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회생 제동 브레이크를 이용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패들시프트와 버튼식 e-CVT가 탑재됐으며, 기존의 ECON모드 이외에 SPORT/EV 모드가 추가되어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e-CVT는 별도의 변속기가 아니라 엔진, 모터, 종감속, 후진 등에 고정된 기어비가 정해져 있는 방식이다. 그래서 실제 어코드의 가속감은 무단변속기나 다단화변속기와는 다르고 오히려 전기차의 질감에 가깝다. 

투싼은 안 되는 풀 플랫도 된다,
효율적 패키징의 뉴 CR-V HEV

뉴 CR-V 하이브리드는 2020년 출시된 페이스리프트의 디자인을 따른다. 전면부에는 강인하고 터프한 스타일의 범퍼 디자인이 적용됐고, 후면부에는 윙 타입 데코레이션을 통한 도시적 감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전용 인라인 타입의 LED 안개등으로  하이브리드 전용 리어 범퍼 가니쉬가 적용됐다. 전면, 후면, 측면에 하이브리드 전용 블루 H 마크(Blue H Mark) 블럼도 장착됐다. 4WD 투어링 트림에는 19인치 휠이 적용됐다. 외장 색상으로는 화이트, 실버, 메탈, 블랙, 블루, 레드가 있다.

동일 차종이지만 인테리어에서도 하이브리드만의 특성이 드러난다. 버튼식 변속기 덕분에 1열 공간이 넓고 깔끔하게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용 TFT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재공간 하단에 배치하여 2열 시트는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게 풀 플랫이 가능하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차박’ 트렌드를 언급하며 혼다 공간 패키징의 강점을 역설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전 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지원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4WD 투어링 트림은 조수석 4방향 파워시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 레인 와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추가됐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4WD EX-L 4,510만 원, 4WD 투어링 4,770만 원이다(부가세 포함).

디테일 디자인 변화,
추가된 혼다 센싱의 뉴 어코드 HEV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디자인 변화 역시 포인트 중심이다. 전면부에 크롬 트림을 더하고 안개등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전체적으로 그릴을 더 넓어 보이게 했다. 차량 전면 및 후면에 블루 H 마크(Blue H Mark) 엠블럼으로 하이브리드만의 상징성도 더했다. 휠은 스포크 간격이 넓은 19인치 사이즈다. 

이와 함께 뒷좌석 승객 방치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벨트 착용을 유도하는 뒷좌석 시트 및 안전벨트 리마인더도 신규 탑재됐다. 1열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후진 하향 아웃사이드 미러,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 10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편의사양도 대거 추가됐다.

혼다 센싱은 스티어링 스위치 및 계기판 표시 화면을 개선하여 운전자가 보다 인지하기 쉽고 사용이 편리해졌다. 또한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의 감속 정지 성능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의 차로 추종 성능을 개선해 안전성을 높였다. 사이드미러의 인디케이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BSI)과 후진 중 후측방 접근을 감지하여 디스플레이에 경고를 알리는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CTM)기능이 추가됐고, 저속에서 전, 후방의 근거리 외벽을 감지, 부주의에 의한 충돌 회피를 돕는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 또한 새롭게 도입됐다.

또한 최대 36km/h의 속력까지 그리고 엔진이  구동되지 않는 EV 모드에서는 보행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접근 알림음 기능도 적용됐다. 

뉴 어코드는 화이트, 실버, 메탈, 블랙 4가지 트림 공통 컬러에 하이브리드 투어링 전용으로 블루, 소닉 그레이 2개 컬러가 추가되며, 가격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4,570만 원이다. 1.5리터 VTEC 터보 가솔린 차종인 뉴 어코드 터보도 3,740만 원에 동반 출시됐다. 가격은 모두 부가세 포함이다. 

혼다코리아의 이지홍 대표이사는 “2모터 기반으로 184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혼다의 i-MMD 시스템은 시장을 바꿀 만한 저력이 있다”며 “확대해 2024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을 80%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차량의 2/3이상을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생산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한편 혼다는 미디어뿐만 아니라 혼다 브랜드를 채 구매 후보로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접점이 없는 고객들을 위해, 혼다 하이브리드 차종들을 직접 경험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파워풀 하이브리드 시승 이벤트’를 시작했다. 마감은 2월 28일며, 삼성 갤럭시 S21+,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 등 고급 경품도 걸려 있다. 

하이브리드 제품군으로서의 브랜드력을 갖춘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가 그간 혼다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