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스포티한 전기 SUV, 포르쉐 마칸 올 일렉트릭 내구 테스트 돌입

독일 슈투트가르트 현지 시간으로 5월 10일, 포르쉐는 자사 전기차 플랫폼 기반의 마칸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올 일렉트릭 마칸(All Electric Macan)’의 내구 테스트에 돌입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마칸 전기차 프로토타입이 바이작 연구소 밖으로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구 테스트도 지속 가능성 중심,
가상 시험과 결합한 실제 테스트

포르쉐 AG R&D 부문 총괄 마이클 슈타이너(Michael Steiner)는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인 실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출시 예정인 마칸 전기차는 전 세계의 다양한 조건에서 약 300만 킬로미터의 테스트 주행을 실시하게 된다. 프로토타입에는 가상 공간에서 주행한 수 많은 이전 시험 주행 경험까지 통합될 예정이다. 

디지털 개발 및 테스트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자원까지 보존할 수 있어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포르쉐 측의 설명이다.  실제 차량 대신 차량의 특성, 시스템 및 동력 장치를 높은 정확도로 복제한 전산화 모델인 디지털 프로토타입을 사용하며, 에어로다이내믹, 에너지 관리, 작동 및 음향과 같은 다양한 개발 범주에서의 시뮬레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20 개의 디지털 프로토타입이 있다.

지털 프로토타입 매니저 안드레아스 휴버(Andreas Huber) 박사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부서의 데이터를 수집해, 최대한 정교하게 완전한 가상 차량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설계 충돌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어로다이내믹 전문가 역시 디지털 프로토타입으로 처음 작업했다. 에어로다이내믹 개발 이사 토마스 위건드(Thomas Wiegand)는 “약 4년 전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플로우 어라운드(flow-around) 모델을 사용했다“라고 보고했다. 낮은 에어로다이내믹 항력은 마칸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작은 공기 흐름 개선도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엔지니어들은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쿨링 에어 덕트와 같은 세부 사항을 미세 조정 중이며, 이 과정은 구성 요소의 다양한 배열을 고려할 뿐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의 온도 차이까지 반영한다.

열역학, 에어로다이내믹도
정교한 시뮬레이션으로

새로운 방법을 통해 매우 정밀한 공기역학 및 열역학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 위건드 이사는 “디지털 세계는 마칸 전기차 개발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배터리에서 모터에 이르는 전기 구동 시스템은 기존의 동력 차량과는 다른 완전히 독립적인 냉각 및 온도 제어 콘셉트가 필요하다. 연소 엔진의 온도는 90도에서 120도의 범위를 목표로 하는데 반해, 전기 모터, 전기 파워트레인 및 고전압 배터리는 구성 요소에 따라 20도에서 70도 사이를 요구한다. 치명적인 시나리오는 도로 위가 아니라 높은 외부 온도에서의 초급속 충전 중에 발생한다. 하지만 포르쉐 개발자들은 위치, 흐름, 온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디지털 방식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물론 가상 프로토타입은 초기 단계에서 실제 환경에서의 시나리오와 결합 가능하다. 차세대 마칸을 위한 완전히 새로워진 디스플레이 및 작동 콘셉트가 대표적인 예다. 운전자의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시트 박스(seat box)를 사용하면, 디스플레이 및 작동 콘셉트가 디지털 프로토타입과 함께 초기 개발 단계에서 구현된다. 

운전자 경험 개발 부서의 파비안 클라우스만(Fabian Klausmann)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운전자의 관점에서 주행 중 디스플레이와 작동 절차, 변화 요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드라이버’에는 전문가뿐 아니라 비전문가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와 차량 간의 모든 상호 작용을 마지막 세부 사항까지 연구할 수 있어 첫 번째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전에 최적화가 가능하다. 즉 프로토타입 자체도 높은 완성도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가장 스포티한 전기 SUV 목표,
내연기관 마칸도 유지한다

마칸 전기차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시뮬레이션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 수작업 혹은 특수한 툴을 사용해 정교하게 제작됐다. 개선 과정 역시 가상의 과정에서 진행된다. 도로 테스트 결과 역시 디지털 개발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마이클 슈타이너 총괄은 “차량 구조, 작동 안정성,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신뢰성 등 포르쉐가 추구하는 높은 기준에 대한 충족 여부를 보장하기 위해 폐쇄된 테스트 시설과 실제 환경의 도로에서 내구성 테스트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극한의 기후 및 지형 조건에서 수행되는 마칸 전기차에 대한 까다로운 테스트 프로그램에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고전압 배터리의 충전과 같은 분야를 포함한다. 마이클 슈타이너는 장거리 주행, 고성능 급속 충전, 재생가능한 동급 최고의 성능을 언급하며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800 볼트 전압 시스템을 갖춘 마칸 전기차는 전형적인 포르쉐 E-퍼포먼스를 제공하며, 세그먼트 내 가장 스포티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에서 처음으로 제작되는 마칸 순수 전기차는 2023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포르쉐는 전동화를 위해 유연한 포지셔닝을 추구한다. 마이클 슈타이너는 “유럽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그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모두 다르다”며, “포르쉐는 2021년 현행 마칸의 또 다른 후속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연소 엔진 마칸 모델은 순수 전기차 마칸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며, 실제 및 가상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르쉐의 전기차 영역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최근 밝힌 포르쉐 AG의 2021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칸의 판매량이 9,072대를 기록했다. 이는 911 8세대보다 불과 61대 적은 실적이다. 이 기간 동안 영업이도 12 억 유로(한화 약 1조 6,314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5억 7,200만 유로(약 7,776억 원 )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포르쉐 측은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이 신규 고객이라고 밝혀, 향후 성장 여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그러나 루츠 메쉬케 포르쉐 AG 이사회 부회장 및 재무/IT 담당이사는 2021년 1분기 이후의 전망에 대해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을 언급하며 이것이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면 기록적인 성공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은 포르쉐의 전기차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라는 의미다. 결국 경형의 효율화가 관건이다. 메쉬케 이사 역시 비용절감을 포함한 ‘2025 수익성 프로그램(Profitability Programme 2025)’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