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쌍용자동차가 차세대 SUV인 KR10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지난 6월, 자구안의 하나로 공개한 프로젝트인 J100의 디자인 이후 두 번째다. 디자인은 코란도와 무쏘 등 오프로더 명가로서의 전통과 미래를 연결하는 비전 및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바탕으로 한다고 쌍용자동차 측은 전했다.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는 ‘강인함과 모던함’을 주제로 한 디자인 가치와 ‘Korean Can Do’의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 쌍용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구조적 강인함(Robust Architecture), 예상 밖의 기쁨(Unexpected Delight), 강렬한 대비(Vibrant Contrast), 자연과의 교감(Communion with Nature) 등 4가지의 조형적 아이덴티티(Identity)가 이 철학의 뼈대다.
이 네 가지 뼈대는 다음과 같이 부연된다. 구조적 강인함은 단순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탈피하여 강인한 구조의 형태와 디테일한 조형미를 의미하며, 예상 밖의 기쁨은 이동 수단 이상의 가치를 담은 디자인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즐거움과 감동을 말한다. 강렬한 대비는 색감, 질감, 조형 등의 미학적 요소들간의 대비를 통한 강인한 SUV 본연의 특징이며, 자연과의 교감은 자연에의 순응 및 조화를 이뤄 고객이 SUV 고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대에 부응한 친환경 파워트레인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자구 노력 속에, 쌍용자동차는 지난 6월 6월 내수 5724대, 수출 2780대를 포함 총 8504대를 판매했다. 쌍용자동차는 제품 개선 모델들의 호평으로 판매가 회복세를 보인다며, 자구안 통과로 성공적인 M&A 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 만큼 정상적인 라인 가동 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KR10의 디자인에 관한 보도자료가 나오기 하루 전인 7월 25일(한국 시간), 쌍용차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언급됐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창업주 듀크 헤일 회장이 “마감 전인 이번 주(7월 마지막 주)까지 인수의향서를 내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HAAH 오토모티브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 총수 개인의 희망사항이고, HAAH가 아닌 별도의 회사를 통해서 인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자체가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공언(空言)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불과 일 주일 전, HAAH 오토모티브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협업해 제작한 차량의 미국 판매가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서 결국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상의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듀크 헤일 회장의 ‘총알’이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일단 상황은 냉정하게 보고, 자구 노력은 뜨겁게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