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 연식변경 모델인 The 2022 스팅어에서 눈에 띄는 컬러가 추가됐다. 신규 컬러의 이름은 애스코트 그린. 영국의 애스코트 경마장에서 착안 했다고 한다. 사실 이 컬러는 기아의 플래그십 모델인 K9에서 먼저 선보였다. 브랜드에서 가장 비싼 몸 값을 자랑하는 기함 급에서도 적용될 정도로 고급스럽다는 얘기. 기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륜 플래그십 세단, K8에서도 딥 포레스트 그린을 선보이며 고급차 위주로 초록색을 내세우고 있다. 초록색은 왜 고급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갈까?
영국하면 빠질 수 없는 컬러, BRG
다수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탄생하고 영향력을 키워온 영국에서 빠질 수 없는 컬러가 있다. 바로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British Racing Green, 이하 ‘BRG’ ) 컬러가 그것이다. 과거 레이싱 경기가 브랜드 간 대항이 아닌 국가간 경쟁이었을 때 나라별로 고유한 컬러를 지정했다. 그때 영국이 채택했던 컬러가 바로 초록색. 영국 브랜드에서 초록색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컬러 이름에 나라를 담고 있다 보니 현재 영국 브랜드에서 BRG 컬러가 없는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우선 도로에서 가장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로는 미니가 있다. 컴팩트한 차체와 단출한 라인업이지만 개성 강한 디자인과 BMW의 기술력으로 무장해 프리미엄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앙증맞은 디자인에 BRG 컬러로 마무리된 미니 쿠퍼는 소형차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최근 품질 문제와 사후 관리에서 자주 희화되는 재규어지만 그들의 헤리티지와 업적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C-타입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생산되는 C-타입 컨티뉴에이션은 영국 코벤트리에 위치한 재규어 클래식 웍스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한정 모델이다. 역사적이 이 모델의 프레스 이미지에 사용된 컬러도 초록색 계열 컬러인 스웨이드 그린이며, BRG 컬러 역시 선택 가능하다.
재규어 스포츠의 혈통을 이어가는 F-타입은 최근 셔우드 그린 컬러를 칠하고 E-타입의 60주년을 기념했다. BRG 외에도 다채로운 초록색이 재규어를 대표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브랜드 중 하나인 벤틀리 역시 초록색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GT(쿠페, 컨버터블)와 플라잉스퍼(세단), 벤테이가(SUV)까지 BRG 컬러를 통해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 모두 양립시키며,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초록색 트렌드는 누가? 왜?
초록색에 정통성을 지닌 곳이 영국 브랜드들이라면 최근 자동차 씬에서 트렌드의 영역으로 이끌어 낸 것은 BMW라고 할 수 있다. M8 그란쿠페 컨셉트에서 선보인 살레브 베르(Salève Vert) 컬러를 필두로 M3, M5 CS, 4시리즈 컨버터블에 초록색을 등장시켰다. BMW의 다이내믹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좋은 선택이다.
이렇듯 초록색을 전면에 내세우고 유행을 만들어 가는 회사들이 프리미엄 또는 스포츠카, 럭셔리 브랜드이다 보니 초록색의 이미지도 자연스레 스포티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포지셔닝 하게 됐다. 이처럼 속도감과 감성, 프리미엄 분위기를 연출하는 다채로운 매력의 초록색, 기아에서도 발 빠르게 해당 컬러를 고급차 위주로 적용하는 것은 이러한 연유가 있다.
한편, 애스코트 그린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The 2022 스팅어는 지난 6일 출시했으며, 디자인 특화 트림 ‘아크로 에디션’과 리어 스포일러를 신규 운영한다. 아크로 에디션에는 19인치 디자인 휠과 블랙 스웨이드 헤드라이닝, 크래쉬패드/도어 센터트림 스웨이드 감싸기, 체인 볼륨 패턴 스웨이드 시트 등이 적용됐다.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3,878만원부터 4,388만원까지, 3.3 가솔린 터보 4,678만원부터 4,756만원이다.
글
신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