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만 해도 독일 3사의 D 세그먼트 시장에서는 보다 많은 고객을 붙잡기 위한 몸값 낮추기 경쟁이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저가 트림을 내세웠고 꽤 재미를 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 트림을 억지로 꽂아넣느니 차라리 확실한 프리미엄 포지셔닝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고 역시 선두엔 메르세데스 벤츠가 있습니다.
S 클래스의 손자
확장된 공간의 6세대 |
3월 중, 메르세데스 벤츠가 6세대의 C 클래스를 국내 시장에 투입합니다. 더 뉴 C200 아방가르드 4매틱과 더 뉴 C300AMG 라인의 두 트림입니다. C200 아방가르드 4매틱은 6,150만 원, C300 AMG 라인은 6,800만 원부터입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부터 뜨겁습니다.
기존 대비 25㎜ 길어진 2,865㎜의 휠베이스는 국내 기준으로 거의 준대형 수준입니다. 전장은 4,755㎜, 전폭은 1,820㎜, 전고는 1,494㎜입니다. 50㎜ 더 길어지고 10㎜ 널어졌으며 50㎜ 낮아졌습니다. 스포티하면서도 여유로운 비례감은 S 클래스를 닮았습니다. 자기만의 비례감을 가진 E 클래스와 달리 C 클래스는 S 클래스의 스타일이 적용되어 있는데 이는 수 년간 C 클래스의 주요한 마케팅 포인트였습니다.
외관만 아니라 실내도 S 클래스를 닮았습니다. 11.9인치 터치스크린에는 더 뉴 S-클래스를 통해 최초로 선보인 2세대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센트럴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지문 스캐너가 위치해 생체 정보를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자 로그인이 가능 하며, 즐겨찾기, 행동 기반 예측, 일정 관리 등의 개인화된 설정과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대시보드와 센트럴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을 향해 약 6도 기울어진 디자인을 채택하고, 항공기 엔진 덮개인 나셀(nacelle) 타입 송풍구 디자인이 좀 더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 정도가 C 클래스만의 분위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스티어링휠 디자인의 경우 C200 4매틱 아방가르드와 C300 AMG 라인이 차이를 보입니다. 전자에는 원형의 스티어링휠과 일반형의 다기능 리모컨이 적용돼 있고, 후자에는 AMG 스타일의 D 컷 스티어링 휠과 다기능 리모컨이 적용돼 있습니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이 적용됐고, 운전자의 취향과 원하는 정보에 따라 클래식(Classic), 스포티(Sporty), 프로그레시브 (Progressive) 3가지의 디스플레이 스타일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64가지 색상이고 공조 시스템의 온도를 조절하는 경우 에어 벤트의 조명 색상이 변화하며 설정 온도가 변했음을 알려줍니다.
1.5리터, 2.0리터 MHEV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 |
C200 아방가르드 4매틱에는 1.5리터(1,496cc) 엔진이 적용됐고 C300 AMG 라인에는 2.0리터(1,999cc) 엔진이 적용됐습니다. 20ps의 추가 출력을 발휘하는 48V 시스템 기반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가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이며 9단 자동변속기와 연결됩니다. 전자의 최고 출력은 204ps(5,800~6,100rpm), 최대 토크는 30.5kg∙m(1,800~,4000rpm)이며, 후자는 258ps(5,800rpm), 40.8kg∙m(2,000~3,200rpm)을 발휘합니다. 0→100km/h 가속 시간은 유럽 기준으로 각각 7.5초, 6.6~7초 수준입니다. 국내 제원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C 클래스라도 그렇지, 벤츠에 1.5리터라니 하며 격분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6,000만 원이 넘는 가격도 무시할 수 없죠. 개인적으로 다운사이징을 지지하지는 저 역시도, 메르세데스 벤츠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의 주행 질감을 이 엔진이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2.0리터 엔진이야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요 라인업에 적용되는 것이니 별 문제 없겠지만요.
참고로 유럽에는 2.0리터 엔진 기반 시스템 총 출력 313ps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소개돼 있습니다. AMG 를 제외하고, 출력에 대한 목마름은 이 버전이 어느 정도 채워 줄 것으로 보입니다.
줬다 뺐기 없기!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 |
메르세데스 벤츠의 ADAS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Driving Assistant Package Plus)는 여러 브랜드의 ADAS 중 가장 완성도가 높습니다. 특히 선행 차량과의 간격을 제어하고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있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Active Distance Assist Distronic), 차선 이탈 시 진동을 주고 조향을 제어해 원래 차로로 복귀하게 해주는 액티브 차선 이탈방지 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는 정확도와 편리함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사고 발생 이전에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리 세이프(Pre-Safe), 측면 충돌감지 시 1열 탑승자의 측면을 보호하는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PRE-SAFE® Impulse side)도 트림 차별 없이 적용됐습니다.
문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국내 최초 출시 시 적용했던 사양을 다음 연식 변경 때 빼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죠. 그 상태에서 가격은 오릅니다.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 고객들은 상당수가 구매력이 있는 고객들이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 가격의 합리성을 넘어 심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돈을 더 내도 사양이 빠져서 난감한 상황까지 달가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