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진화! 렉서스 5세대 RX 공개

한국 시간으로 6월 1일 9렉서스가 자사 준대형급(북미 기준 미드사이즈) SUV RX의 신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5세대 차량으로 풀체인지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7년 만입니다미국 현지 시간으로는 5월 18일에 티저를 공개했는데기존 RX의 디자인을 확 갈아엎기보다는 발전적으로 계승한 느낌이 강했습니다그런 한편전기차 RZ와 비슷한 느낌도 있었는데 실루엣의 일부만 공개된 것이라 더 이상의 단서는 없었습니다그렇다면 RX는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스핀들 바디, 낮고 길어진 차체
강성 강화한 GA-K 플랫폼의 적용

RZ에서도 그랬지만 RX 역시 전면 디자인에서 스핀들 그릴이 아닌 바디라는 디자인 개념을 내세웠습니다이는 헤드램프, 그릴보닛 등 전면 이미지를 구성하는 유닛에서 심리스(seamless)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입니다헤드램프 이미지는 4세대 RX의 후기형 디자인을 살렸지만 스핀들 그릴의 상단부와 일체감이 중시됐습니다더불어 그릴 상단부의 볼륨감이 증대됐는데이전 세대처럼 매끈하게 앞으로 떨어져 내리는 느낌보다 한 번 더 덩어리를 전면으로 내민 형상입니다따라서 기존 디자인보다 상승감이 느껴지는데더 상위 차종인 LX의 전면 구조와도 닮은 점이 있습니다

아래 보시는 그릴 디자인은 5세대 들어 새로 도입된 트림인 LS500h의 스포츠의 것입니다단순한 메쉬 패턴이 아니라 직물의 정교한 꼬임을 연상케 합니다방직 기업이 모태였던 토요타의 오랜 브랜드 히스토리가 은연중 드러난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좌우측 덕트 사이 구조에도 상당한 깊이감을 더해 입체성을 구현했습니다좌우로 C자를 길게 늘여놓은 모습으로 마무리해 하단부 이미지를 넓고 낮게 마무리했습니다. DRL(주간주행등) 날카로움과 상하로 조화를 이룹니다물론 유저들에 따라서는 깔끔한 현행 디자인을 선호할 수도 있겠지만 거북할 정도의 역변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변화는 측면에 있습니다. SUV인데 지상고가 무척 낮아 보입니다기본 제공되는 19인치 휠 사이로 바디 패널이 장막처럼 내려온 느낌이 듭니다마치 튜닝을 통해 측면 하단을 낮춰 놓은 느낌입니다. C 필러를 길게 지나는 창은 이번에도 유지됐는데 현행 차의 디자인보다는 더 낮고 길게 뻗어 있습니다도어면에서 필러까지 일렁이는 천 같은 모습이었던 디자인은 다소 간결하게 정리됐습니다하지만 도어 하단부에서 필러로 올라오는 캐릭터라인의 느리고도 아름다운 선 역시 토요타/렉서스의 판형 구현 능력을 자랑합니다보닛도 긴 데다 윈드실드도 더 완만해졌고 루프 라인 역시 세단이나 쿠페를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기존 RX와 제원 차이가 거의 없는데 디자인만으로 분위기의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뒤로 돌려볼까요매끈하게 떨어진 윈드실드 아래로 좌우 일체형의 리어램프가 눈에 들어옵니다단순한 일자형이라기보다 서예의 가로획 같은 율동감이 인상적입니다좌우 끝단의 패턴 역시 붓질의 끝부분을 연상케 합니다토요타/렉서스의 디자인엔 이런 동양적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그 아래 자간 간격을 넓힌 ‘L E X U S’ 로고가 보입니다넓은 자간은 시선의 이동 속도를 늦춥니다그럼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불러일으킬 여유를 주는 것입니다신형 NX에도 적용됐지만 역시 RX에 좀 더 잘 어울립니다

다만 리어 하단은 너무 펑퍼짐한 느낌이 있습니다전측면에서는 입체감이 느껴지는데 정후면에서 봤을 때 하단 폭이 상단에 비해 지나치게 넓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습니다역시 도쿄오토살롱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드레스업 튜닝카와 같은 인상입니다

섀시는 한층 강성이 강화된 GA-K 플랫폼이 적용됐습니다이는 토요타의 재미있는 차 만들기 프로젝트 결과 태어난 전륜 구동 플랫폼으로 다양한 사이즈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강점입니다다만 이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LS의 승차감이 많이 단단해져 기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RX의 경우는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기대됩니다.

전장은 4,890㎜, 휠베이스는 2,850㎜입니다전장은 그대로이고 휠베이스만 60㎜ 정도 길어졌습니다리어 오버행이 약 59㎜ 줄어들어 앞쪽이 더욱 길어 보이는 비례가 됐습니다

전폭은 1,920㎜로 25mm 넓어졌고 전고는 1,709㎜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페이스리프트를 풀 체인지처럼풀 체인지에서는 차급 이탈을 일삼는 브랜드들과 달리 정수를 지키는 가운데 변화를 추구하는 방식입니다전체적으로 중량은 89kg 경량화해몸무게는 2톤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외장 컬러는 울트라 화이트에미넌트 화이트 펄네뷸라이리듐캐비어, 마타도어 레드 미카카퍼 크레스트노리 그린 펄나이트폴 워터그레시안 워터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뭔가 고급 식재료들이 포함된 컬러들이 눈에 보입니다. 

14인치 터치스크린, 첨단과 렉서스식 고집의 조화

렉서스는 RX의 콕핏 디자인 콘셉트를 타즈나라고 칭합니다. 타즈나(手綱たづな)는 일본어로 고삐라는 의미인데, 그만큼 운전석에 앉았을 때 차량과의 일체감, 조종의 재미 등을 느낄 수 있게 구현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TNGA 플랫폼의 이상과도 닿아 있습니다. 렉서스가 이 플랫폼에서 매우 중시하는 것이 이 콕핏의 위치와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 

전체적으로 센터페시아에서 콘솔로 이어지는 구조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여기에 운전석 쪽으로의 틸팅이 적용된 14인치 터치스크린과 HUD(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은 4세대 후기형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터치 자체에 편한 환경이 아니었다면 신형 RX의 14인치 스크린은 디자인 자체가 터치에 적합하도록 구성됐습니다. CDP 유닛과 물리 버튼들이 사라졌으며, 아키텍처도 트럭의 느낌을 주던 수직형에서 벗어났습니다. 대시보드도 아기자기한 방 같던 이전 세대와 달리 수평성을 강조했습니다. 송풍구를 지나기어 기어 레버 앞 공간도 넓어졌습니다. 기어 레버는 토글 방식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부드럽고 폭신한 촉감을 줄 것으로 보이는 도어 트림 소재, 센터 콘솔 커버 등은 기존 렉서스의 안락한 공간에 대한 지향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제원 수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실내는 한눈에도 넓고 편안해 보입니다. 윈도우의 상하 폭은 줄었지만 개방감은 더욱 확장됐습니다. 루프와 윈드실드를 통해 적당한 밝기의 채광을 유지하는 방식 또한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잘 구현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