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자사의 미드십 고성능 머신인 GT에 경량화 기술을 적용한 컴페티션 시리즈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현지 시간으로 23일 밝혔다. 이곳은 세계 3대 내구레이스 중의 하나로 꼽히는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의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1월 포드의 칩 가나시 팀은 이 대회의 GT 르망 클래스에서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포드 측은 포드 GT 컴페티션 시리즈를 통해 트랙과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열정을 충족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포드의 부회장 겸 CTO인 나지 나이르는 “포드 GT에는 레이스의 피가 흐른다”며 새로 공개할 컴페티션 시리즈의 트랙 지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포드 GT는 2017년에도 르망과 WEC(내구레이스 챔피언십) 등 주요 내구레이스 출전을 천명한 바 있다.
GT 컴페티션 시리즈의 기술적 핵심인 경량화를 위해 포드는 첨단 소재 제조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우선 엔진 덮개 및 해치에는 강화 플라스틱 등 첨단 경량 소재 제조사로 유명한 영국 퍼스펙스(Perspex)사의 아크릴 소재를 적용했다. 또한 코닝사의 강화 고릴라 글래스 제품을 윈드실드 및 엔진과 운전석 공간을 나누는 벌크헤드에 적용했다. 고릴라 글래스는 BMW의 i8 등 경량화로 주목받은 자동차들의 윈드실드에도 적용된 제품이다.
특히 코닝 사는 2016년부터 복합 소재 경량 자동차(Multi-Material Lightweight Vehicle, MMLV) 제작을 위한 협력을 맺고 콘셉트카 및 경량화가 필요한 레이스카 등의 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고릴라 글래스를 적용한 자동차의 경우 최소 12파운드(5kg) 이상의 경량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GT 컴페티션 시리즈에는 다량의 카본 파이버 소재를 적용했다. A필러와 사이드 미러는 물론 자동차 앞뒤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스트라이프 패턴 역시 카본 파이버다. 사이드 스커트와 후면 하단에도 이를 다량 적용해 경량화에 힘썼다. 자동차의 공차 중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휠 역시 카본 파이버이며, 여기에 적용되는 너트는 티타늄을 적용해 무게의 증가 요소를 차단했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패들, 그리고 인스트루먼트 패널 주변의 트림부위를 모두 카본 소재를 적용해 외관과 실내의 분위기를 통일했다.
포드 GT의 컴페티션은 트랙 지향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지만, 공도 주행을 기반으로 한 양산차이기도 하다. 따라서 차량 내부에는 운전자의 감성을 고려한 부분도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은 F1타입의 D컷을 적용했으며, FIA 규정의 롤 케이지를 적용했다. 또한 고급 알칸타라 가죽 시트를 장착했다.
이러한 공정을 거친 포드 GT 컴페티션 시리즈의 공차중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행 포드 GT의 공차 중량이 약 1,380kg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적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포드 GT는 3.5리터 V6 에코부스트 엔진을 적용해 638hp(6,250rpm)의 최고 출력과 약 76kg∙m(5,900rpm)의 트윈 터보 엔진과 7단 DCT를 결합해 파워트레인을 이루고 있으며 후륜 구동을 채택하고 있다. 0→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3초 미만으로 알려져 있어, 경량화된 컴페티션 시리즈의 경우 더욱 뛰어난 가속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참고로 지난 1월 말 공개된 신형 GT의 예상 가격은 약 45만 달러로, 한화로는 5억 2,000만 원 이상이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