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1세기에 영토 확장을 이야기하며 전쟁을 벌이는 모습은 참으로 야만적이고 비문명적입니다. 하지만 환영할 만한 영역의 확장도 있습니다. 바로 람보르기니의 SUV 우루스의 영역을 확장하는 파생 모델들입니다. 10월 4일,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초고성능의 달리기 실력과 SUV로서의 당당한 풍채, 고급스러운 스타일링 등을 두루 갖춘 다재다능 SUV, 우루스의 새 모델 우루스 S를 공개했습니다.
스테판 윙켈만(Stephan Winkelmann)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의 회장 겸 CEO는 우루스 S에 대해 “다재다능한 럭셔리 SUV를 찾는 고객들을 위한 모델로, 퍼포만테와 함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누적 생산량 2만 대로, 럭셔리 브랜드의 SUV로서는 판매량 면에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우루스가 새 라인업을 통해 더욱 존재감을 확장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는데요. 숙적 페라리가 내놓은 푸로상게에, 황소 군단이 받은 자극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666, 짐승 같은 주행 성능은 그대로지만
퍼포만테와는 약간 다른 S
우루스 S는 우루스 퍼포만테와 동일한 트윈 터보 V8 엔진을 탑재해 666ps까지 증가한 출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수치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최대 토크도 수치는 동일한 86.7kg·m인데, 퍼포만테의 최대 토크 밴드가 2,300~4,500rpm인데 비해 S는 6,000rpm까지 발휘됩니다. 다만 출력 당 중량비가 퍼포만테보다 0.1kg 무거운 3.3kg/ps 수준입니다. 이 차이는 0→100km 가속 시간에서도 0.2초 느린 3.5초로 나타납니다. 또한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거리도 33.7미터로 퍼포만테보다 0.8미터 더 갑니다. 최고 속력은 305km/h로 거의 대등하나, 200km/h까지의 가속 시간은 퍼포만테보다 1초 느린 12.5초입니다.
사실 엔진이 동일하다고 성격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가속 시간이나 정지 거리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는 것도 트림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S는 다른 브랜드로 치면 GTS 성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서스펜션이 지향하는 방향에서도 드러납니다. 퍼포만테가 노면으로부터 전해지는 피드백을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하는 트랙 지향형이라면 S는 보다 여유롭고 부드러운 라이드 & 핸들링을 지향한다는 것이 람보르기니의 설명입니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우루스는 스트라다(STRADA), 스포츠(SPORT), 코르사(CORSA), 에고(EGO) 모드에서 슈퍼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유지함과 동시에 노면에서 부드러운 핸들링을 전합니다. 오프로드를 위한 주행 모드인 테라(TERRA), 네베(NEVE), 사비아(SABBIA) 모드에서 역시 각 주행 모드의 특정 요구 사항에 따라 즉시 사용 가능한 토크 응답 및 바디 밸런싱을 통해 안정적인 핸들링을 발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듯 다재다능함(versatility)를 지향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죠.
파티 베뉴 주차장이 어울리는
우루스 S
인테리어나 외관 면에서도 우루스 S는 위압적이기보다는 스포티함과 세련미가 적절히 조화된 모습을 지향합니다. 사실 이 차의 외관과 실내는 하나로 정의할 순 없습니다. 람보르기니만의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 애드 퍼스넘(Ad Personam)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내, 외관의 모든 디테일을 세부적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미지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우루스 S의 극히 일례인 것입니다.
그래도 외관 면에서 공통되는 디자인 요소는 있습니다. 우루스 S의 프론트 범퍼는 보기만 해도 도로에 달라붙을 것 같은 퍼포만테의 그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매트한 검정색으로 도장된 스테인리스 스틸 스키드 플레이트가 절제된 스포티함을 보여줍니다. 프론트 그릴에는 검정색 라인이 추가되어 우루스 S만의 개성을 더했고, 새로운 경량 탄소 섬유로 이뤄진 보닛에는 무광 검정색으로 도색된 공기 흡입구가 적용됐습니다.
또한 우루스 S의 고객들은 우루스 퍼포만테의 스티칭 패턴이 들어간 바이 컬러 스포르티보(Bi-color Sportivo)와 바이 컬러 소피스티케이티드(Bi-color Sophisticated)라는 새로운 색상 트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색상 트림 모두 어두운 가죽 색과 대비되는 블루 레안드로(Blu Leandro, 파란색) 및 베르데 아우라(Verde Aura, 초록색) 색상을 스타일리시하게 사용한 것이 특징이죠.
우루스는 현재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른 차종과는 달리 옐로우나 오렌지 등 특별한 컬러가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선을 즐기는 부자들에게 적합한 SUV인 것이죠. 셀럽들도 선호하는 차로, 주요 연예뉴스에는 우루스와 얽힌 연예인들의 가십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머지않아 강남 일대에 이 차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을 더욱 바짝 차리고 운전해야겠습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