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애스턴 마틴이 자사의 최신 스포츠카인 뉴 밴티지를 공개했다. 뉴 밴티지는 섀시부터 동력 사양, 공력 특성과 첨단 제어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환골탈태한 전혀 새로운 세대의 스포츠카라고, 애스턴 마틴 측은 밝혔다. 알루미늄 섀시에 기반한 새로운 플랫폼과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 그리고 애스턴 마틴의 전자제어식 디퍼렌셜 등이 적용된 뉴 밴티지는 많은 미디어와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 밴티지의 섀시는 알루미늄의 적용을 통해 70% 이상 새로운 부품으로 구성되었다. 알루미늄 섀시를 처음 적용한 것은 DB11이지만 뉴 밴티지의 섀시는 이를 보다 발전적으로 구현했으며, 이는 애스턴 마틴의 새로운 스포츠카 플랫폼 전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공차중량도 1,530kg으로 이전 세대의 밴티지 대비 감량에 성공했다. 여기에 프론트십 엔진이지만 엔진의 위치를 최대한 차체 중심부 가까이에 두면서 전후 무게배분을 50:50으로 구현했다. 여기에는 페라리 출신의 수석 엔지니어인 맥스 스와즈(Max Szwaj)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는 페라리에서도 미드십 엔진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뉴 밴티지의 전장은 4,465㎜로 DB11보다 284㎜, 경쟁 기종인 포르쉐의 911보다는 34㎜가 짧다. 이에 비해 휠베이스는 2,704㎜에 달해 오버행이 매우 짧은 특징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날카로운 선회 성능을 구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러한 의도는 애스턴 마틴 기종 최초로 적용된 전자 제어 디퍼렌셜(E-Differential)을 적용한 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후륜에 적용된 이 전자 제어 디퍼렌셜은, 애스턴 마틴의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콘트롤(DSC) 시스템에 연결되어 1/1000 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고, 마찰력에 따라 좌우 차축에 토크를 배분할 수 있다. 여기에 속도감응형 전동 스티어링 휠이 선회 시 직관성과 명확성을 더한다. 참고로 스티어링 컬럼의 위치 조정 기능은 매뉴얼 방식이다.
파워트레인으로는 4.0리터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의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구성했다. 트랜스미션 조작은 센터 콘솔에 좌우로 배치된 ‘PRND’ 버튼을 이용한다. 최고 출력은 503hp(510ps, 6,000rpm)이며 최대 토크는 70kg∙m(2,000~5,000rpm)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0→90mph(96km/h) 가속 시간은 3.5초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엔진을 장착한 DB11보다 0.5초 가까이 빠른 기록으로, 0→100km/h 기준으로는 3.6초다. 최고 속력은 313km/h에 달한다.
이와 같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복합 연비는 10.5L/100km에 달한다. 연료 탱크의 용량이 73리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료 충만 시 주행 가능 거리가 긴 편이다. 애스턴 마틴 측은 이러한 퍼포먼스의 핵심으로 개선된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을 꼽았다. 스플리터는 전면으로부터의 공기 흐름을 엔진 냉각과 마찰력 구현을 위해 효과적으로 분리한다. 후면의 디퓨저는 차체 전면으로부터 흘러온 공기를 제어하여 고속 주행 시 후륜의 안정성을 더하도록 구현했다. 애스턴 마틴 측은, 새로운 후면 디퓨저를 포함한 애스턴 마틴의 에어로다이내믹 시스템이 산악지대처럼 공기압이 낮은 곳에서도 효율적이고 강력한 드라이빙을 구사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맥스 스와즈 수석 엔지니어는 “자동차 엔지니어라면 어떤 장르, 어떤 영역에서도 효율성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뉴 밴티지의 성능과 효율의 조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애스턴 마틴의 뉴 밴티지는 외관과 인테리어에 다양한 선택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유저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옵션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외관 선택사양으로는 맷 블랙과 매그넘 실버 타입의 전면 라디에이터 메시 그릴, 20인치 Y 스포크 휠과 단조 휠, 사이드 그릴 컬러 및 사이드미러 커버 등이 있다. 인테리어에서는 외관 컬러와 동일한 트림 컬러 선택 및 스포츠 플러스 시트, 스포츠 스티어링 휠, 글로시 카본 파이버 스티어링 휠, 별도 컬러의 안전벨트, 자수 헤드레스트 등이 추가적인 선택사양이다.
한편 애스턴 마틴 뉴 밴티지의 판매 시작 가격은 영국 현지 가격 12만 900 파운드, 유럽 기준 15만 4,000유로, 미국 기준 14만 9,000 달러에 책정되어 있다. 각각 한화로 환산 시 약 1억 7,800만 원, 1억 9,700만 원, 1억 6,258만 원 선이며, 2018년 2/4분기에 공식 출시 예정이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