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럭셔리도 없다 볼보 EX 90 인테리어 소재 공개

제품의 가치는 소재의 가치입니다. 비싼 소재로 만든 제품은 비쌀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소재의 값어치를 만든 게 반드시 그 소재가 절대 우위의 위치를 갖기 때문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재화가 길거나 짧은 관습에 의해 형성됐습니다. 

자동차 인테리어의 소재 중 고가로 평가받은 것은 가죽과 원목이었습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우 가죽만을 얻기 위한 별도의 동물 사육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통해 제품의 차별적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목재의 경우는 최근 자동차들의 고성능화와 함께 조금 인기를 잃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죠. 

볼보는 오는 11월 9일 공개할 새로운 전기 플래그십 SUV EX 90의 인테리어를 공개하면서 이런 관습적 인식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스웨덴 현지 일자로 10월 18일, 볼보는 ‘당신에게 럭셔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영상과 함께 새로운 볼보만의 진보한 럭셔리 인테리어 소재들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소개한 ‘노르디코(Nordico)’는 바이오 소재 폴리머로 스웨덴 및 핀란드산 파인타르를 정제한 것이다. 첨단 소재 기술을 통해 볼보가 지향하는 스칸디나비안 비전을 반영하는 이 소재는 도어 트림 등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합니다. 

또한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하는 대쉬보드 트림에도 버진 플라스틱(virgin plastic, 플라스틱 신제품)이 아닌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합니다. 비싼 차에 재생용품을 쓰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도 있는데, 재생 플라스틱의 제조 단가가 더 비쌉니다.

실내 바닥재는 PET를 재활용한 원사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1, 2년 내 출시될 친환경 전기차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볼보 C40 리차지도 바닥재에 PET 재생 원사가 적용됐습니다. 

동물 복지 인증을 통해 얻은 울(wool) 소재 기반 시트는 따뜻하고도 감각적인 볼보만의 인테리어를 만들어냅니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차량용 인테리어 소재로 비 가죽 소재에 대해 거부감이 많지만 요즘 ESG에 민감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특히 전동화 차종에서 첨단 섬유재를 사용합니다. 오히려 이런 소재가 가죽보다 비싸기도 합니다. 가죽을 적용하더라도 역시 철저하게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것으로 진행하며 이는 먼저 공개된 폴스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 90의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요소 중 우드 트림은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산리관리협의회)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FSC 인증은 목재, 펄프 채취 등에 있어서 산림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가장 공신력 있는 인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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